판탈레온과 특별봉사대 (무선)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 4
마리오 바르가스 요사 지음, 송병선 옮김 / 문학동네 / 200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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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딸과 아들에게 보내는 독서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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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가 최근에 문학동네 세계문학 시리즈를 여러 권 읽는 것 같구나. 아빠가 재미있는 것들만 우연찮게 고른 것인지 모르겠지만, 다들 재미있었어. 그래서 또 기대를 갖고 책을 펴는 것 같아. 이번에 읽은 마리오 바르가스 요사의 <판탈레온과 특별봉사대>도 괜찮았단다. 앞표지의 하이힐 신은 발이 다소 자극적이면서 호기심을 불러일으켰어. 무슨 내용이길래, 이런 디자인을 표지로 했을까. 책을 읽고 나서야 왜 이런 디자인을 선택했는지 이해가 갔단다. 그리고 읽기 전에는 보이지 않았던 앞표지의 디자인 속 다른 것도 보였단다. 군인 모양의 작은 인형들이 있었어. 군인들과 하이힐. 이 소설들과 모두 관련이 있단다..

지은이 마리오 바르가스 요사라는 분은 아빠 입에 달라붙지 않아서, 누군가 <판탈레온 특별봉사대>소설을 지은 사람이 누구냐고 물어보면 모른다고 이야기할 것 같구나. 그냥 페루 사람이야. 이렇게 이야기할 것 같구나. 마리오 바르가스 요사. 아빠는 이분의 소설을 처음 읽어봤는데, 1960, 1970년대 라틴아메리카를 대표하는 작가라고 하는구나. 이 소설도 1975년 출간한 책이었어. 나중에는 정치에도 참여하여 대통령 선거에도 출마했지만 떨어졌대. 각종 문학상들을 섭렵하며 매년 노벨문학상 후보로 거론되던 그는 2010년 드디어 노벨문학상을 받았다고 하는구나. 문학동네에서 이 책을 출간한 것이 2009. 2010년에 이 책이 좀 많이 팔렸겠다는 생각이 들었단다. 예측을 하고 출간할 것일까?^^ 아빠가 페루의 소설을 읽어본 적이 있는지 가물가물하지만 아무래도 처음이 아닌가 싶구나.

1.

이 소설은 실화를 기반으로 하고 있다는구나. 등장인물들의 이름을 바꾸었고 말이야. 이 소설은 나중에 영화로도 만들어졌는데, 어찌하다 보니 지은이가 직접 감독까지 했다가 망했다고, 자학 개그를 하듯 서문에서 스스로 이야기했어. 원작 소설을 읽고 나면 그 원작소설로 만든 영화를 보고 싶은 생각이 드는데, 이 영화를 볼 수 있는 방법이 있으려나?

판탈레온 판토하 대위가 이 소설의 주인공이란다. 군인인데, 그야말로 완전 모범 장교였어. 그는 명령과 군법이라고 하면 목에 칼이 들어와도 지켜야 하는 사람이야. 아내 포치타와 어머니 레오노르 부인과 함께 리마에 살고 있었어.

어느날 특수임무를 받게 된단다. 아마존 밀림 지역인 이키토스에 가서 특수 비밀 임무를 해야 했어. 그 업무는 군인 신분을 숨기고 특별봉사대를 조직해서 운영하는 것이란다. 그가 비밀업무를 맡게 된 배경이 있단다. 그 아마존 밀림지역의 수천 명의 병사들이 지내고 있었는데, 인근 마을에서 강간 사건이 자주 발생하고 있었어. 그것을 해결하기 위한 방안으로 특별봉사대를 만드는 거야. 그러니까 군인들을 위한 성접대를 하는 부대인 거야. 예전에 우리나라에 있었던 기지촌과 비슷한 것이 아니었을까 싶구나.

..

모범생인 판탈레온은 그런 명령을 받아도 한마디 토를 달지 않고 그 명령을 충실히 이행했어. 식구들도 그가 하는 하는 일이 무엇인지 몰랐단다. 군복도 입지 않고 하는 업무이니까 무척 중요한 업무라고만 생각했어. 그렇게 수국초특이 만들어졌단다. 수국초특은 수비대와 국경 및 인근 초소를 위한 특별봉사대의 줄인 말이었어. 판탈레온이 일하는 방식은 한 치 오차도 없었어. 그가 사전에 이렇게 조사하는 것을 보면 통계의 미학을 보는 것 같았어. 특별봉사대 이용 가능자수와 개인당 월평균 희망 횟수, 개인당 평균 희망 소요 시간을 조사하고, 필요한 봉사대원의 수를 산정했어. 모든 가능한 경우의 수를 다 집어 넣고 말이야.

그렇다고 그가 원하는 봉사대원을 모두 한꺼번에 구할 수도 없는 노릇. 우선 4명으로 시작했단다. 이키토스의 포주들의 도움을 받았어. 밀림이다 보니 그들이 이동하는 방법도 쉽지 않았어. 군인들이 사용하던 군대에서 사용하다가 이제는 쓰지 않는 선박과 비행기를 구해서 개조해서 사용하기로 했어. 그렇게 첫 수국초특의 임무를 수행하게 되었단다. 반응이 좋았어. 그리고 수국초특에서 일하는 여자들도 정기적인 수입과 휴식이 보장되고, 손님들이 매너가 좋다 보니 그 전에 길거리에서 일하는 것보다 만족도가 좋았단다.

수국초특에 들어가기 위한 경쟁도 생기기 시작했어. 판탈레온은 수국초특에서 일하는 여성들을 성접대하는 창녀로 보지 않았어. 그는 그들도 군대의 한 멤버로서 다루었단다. 처음에 4명으로 시작했던 수국초특은 8, 10, 15, 20명으로 점점 불어났어. 그렇게 수가 늘어나도 수천 명의 군인들을 상대하기는 그 수가 부족하다 보니 멀리 있는 곳에서 근무를 하는 군인들은 불만이 많았어. 심지어 예전에는 강간 때문에 민원을 넣었던 인근 마을에서 이번에는 자신들도 수국초특을 이용할 수 있게 해 달라고 하는 민원을 넣는 등 웃지 못할 에피소드들도 일어났단다.

..

아참, 아빠가 그 이야기를 안 한 것 같은데, 지은이의 유머 감각이 뛰어난단다. 사실 군대를 위한 성접대가 그리 유쾌한 주제가 아니고, 어찌 생각하면 가슴 아픈 이야기인데, 지은이는 블랙 코미디 같은 문체로 이야기를 풀어나간단다.

2.

가끔 예상치 못했던 부작용도 있었어. 어떤 특별봉사대원이 군인과 사랑에 빠져 몰려 결혼을 하고 둘이 탈영한 것이었어. 봉사대원은 수국초특에서 쫓겨나게 되어 다시 거리의 여인이 되었어. 수국초특에서의 안정된 수입을 받다가 거리로 내쫓겼으니 얼마니 힘이 들겠니. 그 여인은 판탈레온의 아내에게 장문의 편지를 썼어. 남편에게 잘 이야기해서 다시 수국초특에 들어가게 해 달라고 말이야. , 이게 무슨 날벼락. 판팔레온의 아내는 판탈레온이 이런 일을 하고 있다는 것을 전혀 모르고 있었잖아. 판탈레온이 이 일을 하고 있는 것을 알게 된 아내 포치타는 이혼을 선언하고 얼마 전에 태어난 아기를 데리고 리마로 돌아갔단다.

그리고 이키토스 지방의 최고의 라디오 방송 <신치의 소리>가 있었어. 그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판탈레온과 수국초특에 대해 맹비난을 했단다. 그런 시련들이 있었어. 나중에는 <신치의 소리>가 판탈레온에게 우호적으로 바뀌긴 했지만

판탈레온이 아무리 모범적인 장교이긴 하지만 매일 그런 여성들과 함께 있는데 감정이 흔들리지 않을 수 없었겠지. 브라질에 잠깐 갔다 온 경험이 있어 미스브라질이라는 별명을 가진 대원이 있는데, 판탈레온은 미스브라질을 사랑하게 되었어. 그런데 있잖아. 어느날 미스브라질이 광신교도들에게 죽음을 당한 사고가 발생했단다. 그들은 처음부터 죽일 생각이 있었던 것은 아니라고 했어. 우발적인 사고로 그렇게 되었다고 했어. 하지만, 그렇다고 미스브라질이 살아 돌아올 수는 없는 것이었어. 미스브라질의 장례식은 군대식으로 엄숙하게 진행되었단다. 수국초특을 맡은 이후 처음으로 판탈레온은 군복을 입었어. 사람들은 깜짝 놀랬어. 심지어 같이 일하던 수국초특 대원들도 처음 알게 된 거야. 그가 육군 대위였다는 사실을 말이야. 판탈레온은 장례식 때 미스브라질을 추모하면서 읽은 송덕문은 그가 봉사 대원들을 어떻게 생각했는지 잘 알려주고 있었단다. 그 중 일부를 읽어줄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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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지상에서 당신의 마지막 안식처가 될 이곳에 당신과 함께하기 위해 페루 육군 장교의 숭고한 정복을 입었습니다. 그것은 우리가 떳떳이 책임감을 가지고 세상 사람들 앞에서, 당신이 사랑하는 우리 조국 페루를 위해 봉사한 용감한 병사 자격으로 세상을 떠났다고 공포해야 할 의무가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조금의 부끄러움도 없이, 아니 자랑스럽게 당신의 친구이며 상관이었고, 운명이 우리에게 지시한 임무를 당신과 함께 수행한 것이 영광스러웠다는 사실을 보여주어 이곳에 왔습니다. 그 임무는 다름 아닌 우리나라와 우리 병사들에게 봉사하는 것이었습니다. 그 일은 절대 쉽지 않았습니다. 그것은 온갖 어려움과 희생으로 점철된 일이었습니다. 사랑하는 친구여, 당신은 그 일을 몸소 경험했습니다. 당신은 의무를 수행하다 세상을 떠난 불행한 순교자이며, 몇몇 남자들의 비열하고 천한 행동의 희생자입니다. 술이라는 악마와 음탕함이라는 가장 천한 본능과 가장 악마적인 광신의 사주를 받아, 그 비겁한 자들은 나우타 근교에 위치한 코카마족장협곡에 자리를 잡고서 야비한 속임수와 비열한 거짓말로 우리의 수송선 이브호에 해적처럼 승선했습니다. 그런 다음 짐승처럼 노골적으로 자신들의 무자비한 욕망을 채웠습니다. 그들은 자신들이 범죄를 저지르며 탈취한 당신의 아름다움이 페루의 용감한 병사들에게만 관대하게 바쳐졌다는 사실을 모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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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사건 이 후 결국 수국초특은 정체가 온 세상에 알려지고 해체하게 되었단다. 판탈레온 대위는 장군에게 호출을 받고 찾아갔어. 판탈레온 대위는 봉사대원을 위해 나라에서 보호를 해주어야 한다고 주장했어. 그들은 나라를 위해서 임무를 다했으니까 말이야. 그들이 고통을 받는다면 그들의 고통을 제대로 인정을 해주어야 한다고 했어. 하지만 장군의 생각은 달랐지. 장군에게 보기에 그들은 한낱 몸 파는 여자였던 거야. 판탈레온의 요청은 받아들여지지 않았단다.

….

세상인 약자인 여성에 관한 권력을 가진 자들에 대한 자세는 세상 어디나 비슷한 것 같아 가슴이 아프구나. 그들의 필요에 의해 희생했던 여성들유머 넘치는 글들로 가득 찬 소설이지만, 읽고 나면 가슴 한 켠 아픔을 느끼는괜찮은 소설 한편 읽었구나. 아직도 이름을 외우지 못한 지은이 마리오 바르가스 요사. 그의 다른 작품들도 읽어보고 싶구나.

PS:

책의 첫 문장 : “일어나요, 판타.” 포치타가 말한다. “벌써 여덟시예요. 판타, 판티타.”

책의 끝 문장 : 밤에는 좀 빼놓는 게 어때요? 벌써 다섯시라고 했잖아요. 판타, 어서 일어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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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회 한국과학문학상 수상작품집 - 관내분실 +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 + TRS가 돌보고 있습니다 + 마지막 로그 + 라디오 장례식 + 독립의 오단계
김초엽 외 지음 / 허블 / 201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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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딸과 아들에게 보내는 독서편지


0.

아빠가 가끔 문학상 수상작들을 읽곤 하는데, 우리나라에 이런 문학상이 있다는 것을 처음 알게 되었단다. 과학문학, 그러니까 소위 말하는 SF 소설에 대한 문학상이 우리나라에 있다니처음에는 책표지에 커다랗게 써 있는 관내분실이라는 말이 무슨 뜻인가 싶어 책을 살펴 보았단다. 그리고 그 옆에 써있는 이 책의 정체. 2회 한국과학문학상 수상작품집. 우리나라에 이런 문학상도 있구나, 이 상을 만든 사람들에게 우선 박수를 보내고 싶구나. 과학문학의 신예작가를 발굴한다는 취지의 상이라고 하는구나.

곰곰이 생각해 봤는데, 아빠가 우리나라 작가가 쓴 정통 SF소설을 읽은 기억이 없는 것 같더구나. 김영탁님의 <곰탕> SF 소설이라고 할 수 있나? 아무튼, 정통 한국 SF 소설을 읽은 기억이 없구나. 외국 작가의 SF 소설들은 몇몇 읽은 것 같은데.,. 그래서 한번 읽어보자고 생각했어. 한국 SF 소설을 응원한다는 생각으로 말이야. 그리고 신예 작가라는 점을 감안하고 읽었단다. 가끔 매끄럽지 않은 이야기 전개도 있었고, 약간 억지가 느껴지기도 한 작품도 있었지만 읽을 만 했단다. 한국 문학의 불모지를 개척하려는 의지도 살짝 엿보이기도 했단다.


1.

대상 수상작은 김초엽님의 <관내분실>이라는 작품이란다. 김초엽님은 대상뿐만 아니라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이라는 작품으로 가작도 동시 수상했단다. 김초엽님은 최근에 자신의 작품을 모은 단편집도 출간했어. 아빠의 이목을 끌었던 관내분실이라는 제목좀 자세히 풀어 이야기하면 도서관 안에서 분실했다는 뜻이었단다. 가까운 미래의 도서관은 더 이상 책을 보관하고 빌려주는 곳이 아니었어. 죽은 이의 마인드를 보관하는 곳이었단다. 죽은 이의 마인드를 업로딩하여 보관을 하고, 유가족들은 도서관에 와서 죽은 이의 마인드를 꺼내어 만날(?) 수 있었단다. 그러면 실제 죽은 이를 만나는 것 같은 착각에 빠지게 된단다.

주인공 송지민은 최근에 임신을 하고, 3년 전 돌아가신 엄마를 처음 만나려고 도서관에 왔어. 그런데, 송지민의 어머니 김은하는 사라졌어. 누군가 엄마의 index를 제거했다는 거야. 그렇게 권한을 가질 수 있는 것은 가족 밖에 없다고 했어. 그래서 송지민은 동생 유민에게 연락을 해보니 자신은 아니라고 했어. 그렇다면 남은 이는 연락 끊고 지낸 아버지뿐이었어. 연락을 해보니 역시 아버지였어. 그런데 어머니의 유언이라고 했어. 그래서 그랬다고아버지와 짧은 만남을 통해 지민이 모르고 있던 젊은 시절 엄마의 열정과 꿈을 들을 수 있었어.

도서관에서 index를 잃어 버린 경우를 대비해서 새로운 검색 엔진을 개발하고 있다고 했어. 우여곡절 끝에 잃어버린 어머니의 index를 찾아서 만나게 된단다. 어머니와 생전에 하지 못했던 말은 전하고 소설은 끝을 맺었어. 과학이 아무리 발전해도, 우리가 사는 세상은 사람들로 이루어져 있어. 인간 본연의 모습은 과학 발전으로 변화시킬 수 없을 거야.

김초엽의 가작 작품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 제목이 이야기를 반쯤 먹고 들어가는 듯 했단다. 주인공 안나는 딥프리징을 개발하는 과학자였어. 딥프리징은 영어로 deep freezing겠지. 우주 여행을 하기 위해서는 오랜 시간이 걸리니까, 생명의 시간을 멈추게 하는 방법이 필요했어. 그래서 개발한 것인 딥프리징이야. 그래야 멀고 먼 우주 여행을 할 수 있으니까. 안나는 연구를 마치고 가족들과 슬렌포니아 행성으로 이주해서 살기로 했어. 남편과 아들은 먼저 출발하고, 안나는 진행하고 있는 연구가 끝나면 뒤따르려고 했어. 그런데 연구가 좀 길어지게 되었고, 그 사이에 말로만 듣던 웜홀통로가 발견되었어. 이 웜홀로 우주여행을 하면 그동안 우주여행의 방법이었던 와프항법이 필요 없었어. 와프 공법은 돈도 많이 들고 시간도 많이 들었지만, 웜홀은 그렇지 않았거든. 우주의 웜홀에 그냥 몸을 실으면 우주 저편에 도착할 수 있었거든. 웜홀은 단점은 웜홀을 발견한 지점으로만 갈 수 있다는 것이야. 그런데 안나가 가고자 하는 슬렌포니아에는 아직 웜홀이 발견되지 않았어. 그런데 웜홀이 발견된 이후에 더 이상 와프 항법도 운행하지 않았어. 너무 비효율적이기 때문이라는 것이지. 그러니까 안나는 가족들이 있는 슬렌포니아에 갈 수 없었어. 결국 슬렌포니아에 다시 갈 수 있는 날까지 죽지 않고 기다려 했어. 딥 프리징을 하고 말이야. 그렇게 170살이 되었어과연 안나는 슬렌포니아를 갈 수 있을까? 그런데, 진짜 웜홀을 통하면 공간 이동이 가능할까?


2.

아빠는 대상 수상작보다는 김혜진님의 <TRS가 돌보고 있습니다.>라는 작품이 가장 좋았단다. 인공지능을 갖춘 간병로봇에 관한 이야기였어. 성한은 10년째 뇌경색으로 쓰러진 엄마를 돌보고 있었고, 7년 전부터는 간병로봇 TRS가 도와주고 있었어. TRS는 엄마뿐만 아니라, 성한도 체크하는 기능을 가지고 있었어. TRS는 성한이 엄마 치료에 힘들어하는 것을 걱정하곤 했어. 오랫동안 가족을 돌보다가 우울증에 걸려 자살하는 경우가 있었는데, 성한이 바로 그런 우울증에 걸려 있었어. 성한이 한동안 병원에 오지 않았어. TRS는 성한이 위험에 빠져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고, 성한을 살릴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엄마가 죽는 것이라고 생각했어. 성한의 우울증의 원인은 바로 오랜 엄마의 병이었으니까.

인공 지능을 가진 TRS에게 병든 엄마와 젊은 성한 중 선택하라고 하면 당연히 젊은 성한을 선택하는 것이 그의 답이었지. TRS는 성한을 살리기 위해 엄마의 인공호흡기를 떼어냈어. 자살을 하려던 성한은 엄마가 돌아가셨다는 전화연락을 받고 병원으로 향했어. 인공 지능을 갖춘 TRS는 몸만 기계이지, 거의 인간과 비슷한 지능을 갖추고 있었고, 자아를 인식하는 단계에 이르고, 나중에는 자살까지 원했어.

앞으로 많은 직업이 사라지고 AI가 그 직업을 대신한다는 이야기가 있단다. 이미 그렇게 된 직업도 많고 말이야. 인공지능의 발전은 한계가 있을까? 결국 인간의 감정까지 구현한 인공지능이 나온다면 어떤 세상이 될까? 영화 터미네이터가 현실이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단다.

….

그 밖에 수상작으로는 미래의 안락사에 대한 이야기를 그린 오정연님의 <마지막 로그>, 종말 이후의 세상을 이야기한 김선호님의 <라디오 장례식>, 인간 지능과 인간이 혼합된 존재에 대한 이야기를 그린 이루카님의 <독립의 오단계>가 있었단다.

….

전체적으로 확 끌리는 작품은 없었지만, 이런 SF 문학이 좀더 활성화되어 우리나라에도 아이작 아시모프나 필립 K. 딕과 같은 SF 작가들이 출현하기를 바라면서 오늘 독서 편지를 마칠게.


PS:

책의 첫 문장 : “관내 분실인 것 같습니다.”

책의 끝 문장 : 그렇게 나는 나에게 오단계라는 이름을 주었고, 나는 내 이름이 매우 마음에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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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튼, 술 - 오늘의 술을 피하기 위해서 우리는 늘 어제 마신 사람이 되어야 한다 아무튼 시리즈 20
김혼비 지음 / 제철소 / 201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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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딸과 아들에게 보내는 독서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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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에는 2년차 징크스라는 것이 있단다. 잘 나가던 신인이 2년차에는 성적이 그리 좋지 않은 경우를 이야기하는 거야. 그런 2년차 징크스 비슷한 것이 작가들에게도 있다는 생각을 들게 한 책을 읽었단다. 김혼비님의 <아무튼, >. 김혼비님의 첫 번째 책 <우아하고 호쾌한 여자 축구>를 읽고 아빠가 얼마나 극찬을 했었는지 아직도 기억이 생생하구나. 지인들에게도 선물을 했던 책. 그런 김혼비님이 두 번째로 내 놓은 책이니 얼마나 기대를 했겠니? 책의 이야깃거리도 많은 사람들이 공감을 할 수 있는 술에 대한 이야기였어. 평범한 축구 이야기도 그렇게 환상적인 양념을 곁들여 이야기해 주었으니, 이미 많은 작가들이 술에 관한 책을 썼지만, 김혼비님은 어떻게 술에 환상적인 양념을 곁들일까 기대를 했단다.

아빠가 너무 기대를 했나? 아니면 술에 대해 아빠가 공감을 잘 못할 정도로 멀리해서일까. 실망을 했단다. 200페이지도 안 되는 분량에 책의 편집도 썩 마음에 들지 않았어. 마치 약속한 출간일을 맞추기 위해 작가와 편집자가 급하게 책을 만들어낸 듯한 기분마저 들었단다. 하지만, 이건 순전히 기대를 너무 많이 했던 아빠의 높은 기준에 의한 평가라는 점을 감안해 주길 바래. 많은 이들이 여전히 이 책에 주고 높은 평점을 주고 있는 것으로 보아, 이 책에 대한 아빠의 박한 평가가 아빠의 편견에 의한 평가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드는구나. 프로야구 선수의 2년차 징크스로 인해 그 선수를 미워하지 않는 것처럼 아빠 또한 두 번째 책에 아빠가 실망을 했다고 해서 김혼비님의 책을 외면하겠다는 이야기는 아니야. 다음 책들을 기대해 봐야지.


1.

술 없이는 못사는 한 사람의 이야기가 책을 가득 채우고 있단다. 아빠도 유리와 같은 20대에는 고주망태가 될 정도를 마신 적도 있어. 친구들과 어울리다 보면 그런 것은 자연스러운 것이니까 말이야. 그런데 언젠가부터 술을 먹고 난 다음날 술병으로 고생을 하고, 일상생활에 영향을 주게 되어 술을 줄였단다. 특히 소주는 조금만 먹어도 다음날 두통으로 하루 종일 고생을 해서, 아예 입을 대지 않게 되었고, 시원함으로 마시던 맥주도 요즘에는 평일에는 거의 먹질 않는단다. 물론 회사 회식 때나 오랜만에 친구를 만나게 되면 한 잔 가볍게 걸치긴 하지.

책 이야기를 해주어야 하는데, 어쩌다 보니 아빠의 술 이야기를 했구나. 이 책을 읽고 리뷰를 쓰다 보면, 다들 자신의 술에 관한 이야기를 쓰지 않을까 싶구나. 그만큼 술이라는 것에 대해 자신의 경험담이 없는 사람은 없을 테니까. 비록 책 한 권을 쓸 정도는 아니더라도 말이야. 아빠도 사실 찬찬히 술에 관한 에피소드를 기억해 내서 다 이야기하자면, 꽤 한참을 이야기하겠지만, 썩 좋은 기억만 있은 것은 아니라서…. 그리고 또 하다 보면 영웅담처럼 미화될 수도 있으니

지은이 김혼비님이 이 책에 쓴 내용이 모두 자신의 경험담이라면, 건강에 걱정이 될 정도로 술을 많이 마시더구나. 그리고 약간은 영웅담 이야기하듯이 술 마신 이야기를 하는 것이, 아직 성인이 안된 독자들에게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어. 음주가 약간은 미화된 듯한 느낌도 들었거든. 과음이 내는 사고는 정말 무서운 사건 사고들이 많은데 말이야.

김혼비님의 첫 번째 책 <우아하고 호쾌한 여자 축구>는 읽고 나서 다른 이들에게 선물도 하곤 했는데, 이 책은 위와 같은 이유로 선물이나 추천은 하지 못하겠더구나. 부디 세 번째 책은 다른 이들에게 적극 추천할 수 있는 책을 써주길 바란다. 비록 비주류 책이라도 말이야.

책의 두께가 얇은 만큼 독서편지도 짧게 마치련다.


PS:

책의 첫 문장: 대체 어디서 듣고 입에 딱 붙여왔는지 언젠가부터 엄마가 마이너-메이저’, ‘비주류-주류같은 말을 쓰기 시작했다.

책의 끝 문장: , 이제 술 마시러 나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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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니데이 2020-01-24 15:5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bookholic님 즐거운 연휴 보내시고 새해복많이받으세요.

bookholic 2020-01-24 19:33   좋아요 1 | URL
서니데이님도 행복하고 여유롭고 즐거운 설 명절 되십시오.
늘 때마다 인사 주셔서 고맙습니다...^^
다시한번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요~~~
 
X의 비극 엘러리 퀸 컬렉션 Ellery Queen Collection
엘러리 퀸 지음, 서계인 옮김 / 검은숲 / 201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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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딸과 아들에게 보내는 독서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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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인터넷 서점을 서핑하다 보면, X의 비극이니 Y의 비극이니가끔 이런 책을 보곤 했었어.  제목이 독특하네, 이러면서 책 소개를 대충 보니, 책제목에서도 눈치챌 수 있듯이 추리 소설이었단다. 나중에 기회 되면 한번 봐야겠다고 생각했단다. 그러다가 이번에 보게 되었어. 아빠가 위에서 이야기한 2권의 책을 예전에 사두었거든. 아무래도 X가 알파벳 순서상 먼저니까 <X의 비극>을 먼저 읽어야겠다고 생각했지.

소설을 읽기 전에 이번에는 책에 대한 소개와 이 책을 쓴 지은이에 대해 자세히 읽어봤어. 아빠는 엘러리 퀸이라는 분의 소설은 처음이거든. 그런데, 놀랍게도 엘러리 퀸은 두 사람이더구나. 그러니까, 엘러리 퀸은 필명인데, 만프레드 리와 프레더릭 다네이라는 두 사촌 형제가 공동 집필한 소설의 필명이야. , 놀랍구나. 그들 둘이 쓴 첫 번째 소설의 주인공 이름이 엘러리 퀸이었는데, 그 주인공을 필명으로 해서 소설을 출간했다고 하는구나. 독특하면서 기발하신 분들이구나.

이번에 아빠가 읽은 <X의 비극>은 드루리 레인이라는 이름을 가진 주인공이 등장하는 4부작 중에 첫 번째 소설이란다. X의 비극, Y의 비극 말고 Z의 비극도 있다고 하는구나. 그리고 마지막 4부는 <드루리 레인 최후의 사건>이라는 제목을 가지고 있어. 그런데 더 놀라운 것은 이 4부작이 처음 출간될 당시에는 엘러리 퀸이 아닌 바너비 로스라는 이름으로 출간되었대. 만프레드 리와 프레더릭 다네이는 또 다른 필명으로 출간한 것이야. 엘리리 퀸이라는 필명으로 명성을 날리고 있었는데, 그 필명을 숨기고 새로운 필명으로 소설을 내다니… X의 비극이 출간(1932)이 된 지 8년 뒤 재출간할 때 지은이는 엘러리 퀸이라고 정체를 밝혔다고 하는구나.

알면 알수록 재미있는 분들이구나. 그런데 한 소설을 두 사람이 같이 집필하면 어떤 식으로 할까? 그런 생각이 들었어. 사촌 지간이더라도 사이가 좋지 않으면 같이 한 소설을 쓴다는 것이 쉽지 않을 텐데 말이야. 정말 놀라운 분들이구나. , 그럼 이제 X의 비극이라는 책에 대해 이야기를 해줄게.


1.

이 소설의 주인공은 60살의 원로 연극 배우 드루리 레인이라는 사람이란다. 추리 소설의 주인공이라고 하니, 이 사람이 사건을 해결해나가는 탐정 같은 사람이야. 단지 직업이 은퇴한 원로배우라는 것이지. 이 사람을 한마디로 이야기하라고 하면, 나이 먹은 셜록 홈즈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단다. 드루리 레인이 주인공으로 하는 소설을 이제 한 권 읽었지만, 이 소설에 드루리 레인이 사건을 풀어가는 방식이 셜록 홈즈와 좀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었거든. 소설 속 셜록 홈즈가 나이 먹게 되면 드루리 레인 같은 사람이 되지 않을까 그런 생각이 들었어.

브루노라고 하는 지방 검사와 섬 경감은 햄릿 저택에 살고 있는 드루리 레인을 찾아왔어. 예전에도 드루리 레인이 사건에 도움을 준 적이 있었거든. 최근에 발생한 롱스트리트 살인 사건에 도움을 청하려고 왔어. 아참, 드루리 레인은 나이를 먹으면서 귀머거리가 되어서 사람들의 입술 모양을 보고 무슨 말을 하는지 알 수 있다고 하는구나. 아무래도 오랫동안 연극을 해서 그렇지 않을까 싶어. 입 모양을 보지 못하면 무슨 말을 하는지 모르지만, 멀리서 이야기하는 것이 소리는 들리지 않아도 입 모양만 보인다면 무슨 이야기를 하는지 알 수 있는 장점도 있었단다.

그럼 다시롱스트리트 살인 사건에 대해 이야기할게. 할리 롱스트리트라는 주식 중개인이자 사업가가 체리 브라운이라고 하는 젊은 여배우와 약혼 발표를 위한 파티를 열었어. 동업자인 존 드위트를 비롯하여 지인들과 함께 하는 자리였는데, 호텔에서 파티를 열던 그들은 롱스트리트의 집에 가서 만찬을 하자면서 집으로 이동을 했단다. 오늘날 같으면 고급승용차를 타고 이동을 했겠지만, 이 소설의 배경은 1930년대 초반이란다.

그들은 당연하다는 듯 전차를 타고 이동했어. 그런데 전차 안은 사람들로 가득 찼지. 할리 롱스크리트는 무심 결에 자켓의 왼쪽 주머니에 손을 넣었다가 무엇인가에 찔린 기분이 들었는데, 그것이 무엇인지 알아보기도 전에 극심한 고통을 겪게 되었고 2~3분만에 죽고 말았어. 이 전차에 경위 한 명이 타고 있어서 단순한 사고가 아닌 살인 사건이라는 것을 직감하고, 빨리 수습하였고, 승객들을 내리지 못하게 하고 차고로 이동했어. 섬 경감에게 연락을 해서 섬 경감이 이 사건을 맡게 된 거야.

섬 경감과 경찰들은 전차 내부를 조사하고, 손님들을 일대일 조사를 했어. 특히 롱 스트리트의 일행들은 별도 조사를 했단다. 하지만 특이점이나 단서를 찾지 못했단다. 롱스트리트의 주머니에는 누가 넣었는지 모른 밤송이 같이 생긴 물건이 있었는데, 그 물건에 독이 묻어 있었고 그 독에 찔려 죽은 것은 보였어.


2.

다음날부터 본격적으로 섬 경감은 조사를 하기 시작했어. 롱스트리트의 동업자인 존 드위트와 사이가 좋지 않았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 존 드위트가 용의자 선상에 오르게 되었지. 사건 당시 같은 전차 안에 있었고, 접근하기도 가장 쉬웠으니까 말이야. 그리고 사이가 좋지 않은 것뿐만 아니라 거액의 돈을 빌려주기도 했어. 그리고 롱스트리트가 존 드위트의 부인과도 부적절한 관계를 가지고 있다는 소문이 있었어. 여러모로 존 드위트가 의심스러웠지만 결정적인 증거는 없었단다. 며칠 뒤 익명의 투서가 날아왔어. 전차 안에서 일어난 사건의 범인에 대해 알고 있고, 그가 한 짓도 봤다는 내용이야. 며칠 뒤 선착장에서 만나서 이야기하자고 했어. 이런 일련의 내용을 섬 경감은 드루리 레인에게 이야기를 해주었어.

그리고 며칠 뒤 선착장에서 경찰들은 몰래 대기를 했어. 드루리 레인도 그곳에 있었단다. 약속 시간이 살짝 지난 즈음 선착장으로 들어오는 배가 하나 있었는데, 갑자기 그 배의 상판에서 한 사람이 바다로 떨어지는 사고가 발생했어. 그런데 그 사고는 사고가 아니고 살인 사건이었단다. 떨어진 사람을 건져 올렸더니, 얼굴에 흉측하게 공격을 당하여 죽은 이였어. 그리고 그는 다름 아닌 롱스트리트가 죽었을 당시 전차를 몰았던 운전사 찰스 우드라는 사람이었어. 그런데 더 놀라운 것은 그 배에 존 드위트도 타고 있었단다. 강력한 용의자 존 드위트 말이야.

, 이제 그럼이 그려지니? 찰스 우드가 사건의 진실을 알고 있다고 편지를 익명으로 보냈고, 찰스 우드는 경찰을 만나러 가는 배 안에서 살해를 당했어. 그리고 그 배에는 롱스트리트 살인 사건의 용의자 존 드위트가 타고 있었고 말이야. 찰스 우드의 주머니에서는 존 드위트의 담배 종이였나? (아빠의 기억 가물가물) 아무튼 존 드위트의 것이 있었어. 이런 정황으로 존 드위트는 범인으로 기소했어. 물론 드루리 레인은 성급한 판단을 하지 말라고 섬 경감에게 조언을 했지.. 존 드위트는 범인이 아니고, 자신이 조사하고 있는데, 확신이 설 때 이야기해준다고그런데도 존 드위트는 그대로 기소가 되었단다.

존 드위트의 변호사 라이먼이 레인을 찾아왔어. 아무래도 존 드위트는 불리한 상황이었어. 레인은 그 불리한 상황을 한방에 뒤집어 엎을 수 있는 방법을 알려주었단다. 존 드위트가 범인이 아닌 명백한 증거. 그 도움은 재판장에서 변호사 라이먼의 입을 통해서 전달되었고, 검사 측에서 시인을 할 수 밖에 없었단다. 그렇게 존 드위트는 무죄로 풀려 나게 되었어.

무죄로 풀려났으면 그냥 조용히 집에서 지내고 있지, 무죄로 풀려난 것을 기념한다고 존 드위트는 축하파티를 했어. 레인도 초대되어 갔는데일행이 다 같이 집으로 이동하는 기차 안에서그만 존 드위트가 또 죽고 만 거야. 이번에 가슴에 총을 받고 죽었단다. 마지막으로 존 드위트와 일대일로 대면한 사람이 마이클 콜린스라는 사람이었어. 마이클 콜린스는 롱스트리트와 사업을 하고 손해를 본 사람인데, 롱스트리트가 죽자 동업자인 존 드위트에게 손해 배상을 요청했건 거야. 마이클 콜린스와 마지막 만남을 갖고 죽었으니 이번에는 마이클 롤린스가 용의자로 몰리는 것은 당연했단다.


3.

다음날 집에 머물고 있다가 마이클 콜린스는 경찰에 잡히게 된다. 마이클 콜린스는 당연히 무죄를 주장했단다. 읽은 이들도 그가 범인이라고 생각한 이는 아무도 없을 거야. 추리 소설에서 당연히 범인일 것 같은 사람은 범인이 아니거든. (그걸 역이용해서 당연히 범인일 것 같은 사람이 결국 범인으로 결론 짓는 소설을 쓴다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순간 들었단다.)

, 그럼 도대체 범인은 누구일까? 범인이 아닐 것 같은 사람이 범인일 텐데.. 그 범인을 찾으려면, 먼 과거를 뒤져야 한단다. 롱스트리트와 존 드위트가 사업을 하기 전부터 캐야 하는 거야. 그들이 우루과이에 있었을 때부터 말이야. 이 부분을 자세히 이야기하면 완전 스포일러가 되는데나중에 아빠의 기억력이 사라졌을 때를 대비해서 스포일러지만 짧게 이야기해볼게.

스토프스라는 사람이 있었어. 그가 망간 광산을 발견되어, 크로켓, 롱스트리트, 드위드와 동업을 하게 되었단다. 그런데 동업자 중에 크로켓이라는 사람이 스토프스의 아내를 죽이고 스토프스에게 누명을 씌웠어. 그래서 스토프스라는 감옥에 가게 되었지. 후에 감옥을 탈옥한 스토프스는 복수를 위해 미국에 오게 되었단다. 롱스트리트와 드위트의 죽음은 이런 스토프스의 복수극의 연장선상에 있었던 거야. 스토프스가 미국에서 본명으로 돌아다니지 않았겠지.. 얼굴도 변장하고 이름도 가짜 이름으로 다녔겠지. 그렇겠지? 아빠가 오늘 이야기를 하면서 소설 속 등장 인물은 많이 소개하지 않았지만, 오늘 소개한 사람들 중에 한 명이 바로 범인이란다. 오늘 이야기한 사람들 중에 가장 범인이 아닐 것 같은 사람, 좀더 큰 힌트를 주면 범인일 수 없을 것 같은 사람이 바로 범인이란다..^^

….

X의 비극생각보다 괜찮았단다. 아참, 왜 제목이 X의 비극이냐? 존 드위크가 죽으면서 손가락을 x모양으로 하고 죽었기 때문이야. 그것은 죽으면서도 범인을 가리키는 단서를 남기고 싶었던 거지.. 나중에 Y의 비극을 비롯하여 드루리 레인 4부작을 모두 읽어봐야겠구나. 오늘은 이만

PS:

책의 첫 문장: 눈 아래 저 멀리서 우울한 안개에 싸인 허드슨 강이 희미하게 빛나고 있었다.

책의 끝 문장: 섬 경감과 본인이 내일 아침 10 30분 심심한 감사를 표함과 동시에 비공식적으로 롱스트리트 살인 사건에 관한 귀하의 의견을 묻고자 방문할 것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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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추전국이야기 3 - 중원을 장악한 남방의 군주 춘추전국이야기 3
공원국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7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사랑하는 딸과 아들에게 보내는 독서편지


0.

공원국이 쓴 <춘추전국이야기> 3권을 읽었단다. 1권에서는 제나라 환공과 관중에 관한 이야기였고, 2권에서는 진나라 문공에 관한 이야기였어. 아빠가 이 책들도 읽고 너희들에게 편지를 썼는데, 그 편지를 읽어보면 대략적인 내용을 알 수 있을 거야. 아빠의 졸필로 인해 이해를 하지 못하면 인터넷 검색을 해보면, 제 환공과 관중, 진 문공에 관해 정보를 얻을 수 있을 거야. 물론 책을 통해서 얻으면 더욱 좋고

그렇게 1권과 2권을 일년에 한 권씩 읽고, 시간은 또 일년이 훌쩍 가서 3권을 읽었단다. 아빠가 이 책을 읽으면서 일 년에 한 권씩 읽어야겠다고 마음 속으로 약속했거든. 뒷이야기가 너무 궁금해서 일 년을 참지 못할 경우가 오면, 바로 다음 책을 집어 들겠지. 그런데 아빠에게는 그 정도의 재미는 주지 못하고 있단다. 더욱이 이번에 3권을 읽을 때는 회사에서 골치 아픈 일과 엮여 있어서 책에 집중을 하지 못했거든.. 그래서 너희들에게 이야기해주려고 메모해 놓은 내용도 별로 적지 못하고일단 이야기를 시작해볼게.


1.

앞서 이야기한 것처럼 이번 3권에서 이야기할 사람은 초나라 장왕이라는 사람이란다. 초나라는 남쪽에 치우쳐 있던 나라야. 아직까지는 크게 주목을 맞지 못한 작은 나라였다고 보면 돼. 초나라는 큰 강들에 둘러 쌓여 있어 물이 풍부하고 군사적으로 이용할 수 있었단다. 남북을 가로지르는 한수, 남북을 연결하는 상강, 남쪽에 길게 굽이치는 장강. 거기에 커다란 호수들도 있었어. 동정호화 파양호. 이런 강과 호수들에 둘러싸여 있는 곳이 형주라는 곳이 초나라의 중심지였단다. 초나라 장왕이 왕 위에 오르기 전에 국내외 정세는 이랬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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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7)

초 장왕이 출현하기 이전의 국내외 정세는 대체로 이러했다. 초 목왕은 성복대전 패전의 기억을 지우려고 노력하는 동시에, 국내의 거대 씨족들은 누르는 정책을 썼다. ()은 조돈이 정권을 잡아 법치를 내세우는 동시에 패자의 지위를 유지하기 위해 애썼고, ()은 여전히 진()을 상대로 복수의 칼날을 갈았다. 한편 화북에서 산동까지 항상 중원세력들의 버거운 상대였던 적족의 한 일파는 멸망했다. 이는 춘추전국의 무대가 점점 중원국가들 위주로 돌아가게 하는 신호탄이었다. 이런 상황에서 남쪽의 초나라에서 새로 군주가 될 사람이 나타났다. 바로 춘추 세 번때 패자 장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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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나라 장왕은 당시의 국내외 정세를 잘 이용해서 세력을 키워갔단다. 정나라라는 작은 나라가 있었는데, 晉나라가 정나라를 못살게 구는 반면, 초나라는 정나라에게 친교를 해와서, 정나라는 초나라의 그늘로 들어가게 되었어, 초나라는 정나라를 이용하여 송나라를 쳤어. 이에 晉나라가 정나라를 공격했는데, 이때 초나라가 도와주어 진의 공격을 막아낼 수 있었어. 초는 그 외에 약점이 있는 주변의 국가들을 하나씩 자기 편으로 끌어들이면서 세력을 키워나갔단다.

초 장왕의 능력도 물론 있지만, 그가 이렇게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은 훌륭한 관료가 있어서 가능했단다. 아빠에게는 생소한 손숙오라는 사람이야. 하기야 사실 초나라 장왕도 낯선 인물이니까… (아빠의 역사 상식의 한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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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6)

장왕 개인은 대범하면서도 과감하다. 대국의 군주로서의 자질을 갖추었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패자가 되는 것은 개인의 차질로만 이루어지지 않는다. 국정이란 복잡해서 전체를 조정하고, 여러 인재들을 이끌어갈 조력자가 필요하다. 제 환공의 관중이나 진 문공의 호언 등이 바로 그런 인재들이다. 초나라에는 손숙오가 있었다. 그러나 손숙오는 장왕과는 판이하게 다른 인물이었다. 장왕이 보기에 손숙오는 재미를 모르는 사람이었을 것이다. 그러나 장왕은 손숙오와 같이 했다. 손숙오를 등용한 일 자체가 바로 장왕의 능력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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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숙오의 신분이 역사서마다 다르게 기록되어 있지만, 그가 귀족이 아닌 농민출신이었다는 것이 정설이라고 하는구나. 평범한 신분을 가진 이를 중히 쓴 장왕의 안목을 높게 평가하려고 그렇게 기록했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지만, 아무튼 사람을 잘 쓴 것은 사실이니까... 훌륭한 리더가 되기 위해서는 훌륭한 관료를 찾아내는 능력을 갖춰야 할 것 같구나. 회사에서도 마찬가지라는 생각이 드는데, 자신의 능력만 믿고 사람 쓸 줄 모르는 리더들이 꽤 있음에 안타깝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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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8)

관료는 기본적으로 요구되는 사무 능력과 더불어 최소한 두 가지 미덕을 갖추어야 한다. 첫째, 관료는 청렴해야 한다. 공직을 수행할 때 청렴하지 않으면 훈령을 강제할 수 없다. 그다음은 자신을 왕 위에 내세우지 말아야 한다. 이것은 관료와 권력자의 차이다. 권력자는 인민에게 자신을 부각시켜야 한다. 그러나 관료는묵묵히일을 해야 한다. 그래야 권력자()는 그 관료를 신임한다. 아래와 위에서 동시에 신임을 받아야 하기 때문에 훌륭한 관료가 되려면 아래와 위의 압박을 모두 견뎌야 한다. 손숙오가 그런 관료식 재상의 원형이었다. 그런 원형이 이어지고 이어져 청나라까지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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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튼 손숙오는 땅을 개간하고 수로를 정비하는 등 내정도 잘하였고, 전쟁에 있어서도 작전 능력, 특히 장기전의 능숙해서 많은 승리를 이끌었다고 하는구나.


2.

.. 아빠가 초나라 장왕을 잘 모르지만, 노자와 비할 수 있을 정도의 사람인가? 지은이 공원국님은 초나라 장왕을 노자에 비유했더구나. 노자가 실존하는 인물인지는 확실하지 않지만, 노자는 속세와 멀리하고 도를 깨우치는 사람 아닌가. 몇몇 공통점이 있을지는 몰라도 노자와 거의 동일시할 수 있는 인물인지는 아빠는 잘 모르겠더구나.

=========================

(240)

<노자>의 성인을 장왕으로 바꾸어서 읽어보라. 장왕이 보기에 어렵사리 얻은 것이라 해도 자신이 갖지 못한다면 버리는 것이 더 낫다. 정나라 군주가 항복을 청하자 장왕은 한계를 인정했다. 남의 아래에 처할 수 있는 군주라면 아직 민심을 잃지 않았다. 그런 나라는 아직 삼킬 수 없다. 장왕이재물을 얻기 위해 전쟁을 하지 않는다.”고 말하고 정나라를 얻고서 땅을 취하지 않는 것을 모티브로 <노자>성인은 귀한 재화를 귀하게 여기지 않는다고 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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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히려 전쟁에게 진 상대 나라에게 잔인함을 보이지 않고 관용을 베풀었다는 점에서, 로마의 카이사르를 아빠는 연상이 되었단다. 지은이는 그 점도 노자에 빗대어 이야기했단다. 아빠가 노자에 대해서 잘 몰라서 고개만 살짝 갸우뚱했단다. 노자에 대한 책 좀 읽어봐야겠구나.

=========================

(244)

물론 장왕이 평화를 사랑한 군주는 아니었다. 그는 중원을 대신하여 동쪽으로 무자비하게 국토를 확장했다. 그는 현실의 군주일 뿐노자와 같은 심오한 사상가는 아니었다. 그는 북쪽으로 명성을 얻으면서 사실은 동쪽으로 이익을 챙겼다. 그러나 그가 동쪽으로 진출하면서 잔혹한 방법만 썼다면 실패했을 것이다. 소나라는 장왕의 포로들은 풀어주지 않았다가 망하고 말았다. 비록 침략자지만 그는 자신의 사람과 남의 사람을 최대한 살린다는 나름의 규칙이 있었다. 그래서 장왕은 무()라는 이름을 가진 형이며 노자는 문()이라는 이름을 가진 동생이다.

=========================

….

3권에 대한 이야기는 다시 요약해서 이야기하면, 초나라 장왕이 손숙오라는 신하와 함께 세력을 키워 초나라를 강력한 나라로 만들었다. 이 정도로 이야기할 수 있겠구나.

….

그런데 그런 초나라의 강력함도 오래가지 못했어. 초나라 장왕 사후 다시 그저 그런 나라가 되었어. 이 책에는 초나라 장왕이 죽은 후의 판세도 이야기하고 있지만, 아빠는 생략할게. 이해바람..^^


PS:

책의 첫 문장: 왕과 신하들이 질펀한 잔치를 벌이던 날, 날이 어두워지고 술이 한참 올랐을 때 갑자기 촛불이 꺼졌다.

책의 끝 문장: 그러나 사당 안은 사람은 아무도 없는 채 초사의 격하면서도 애잔한 분위기에 잠겨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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