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책들 창립 35주년 기념 세계문학 중단편 MIDNIGHT 세트 - 전10권 열린책들 창립 35주년 기념 세계문학 중단편 세트
프란츠 카프카 외 지음, 김예령 외 옮김 / 열린책들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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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딸과 아들에게 보내는 독서편지

 

0.

열린책들 창립 35주년 기념 세계문학 중단편 시리즈 MIDNIGHT 세트 두 번째 작품인 알베르 카뮈의 <이방인>을 읽었단다. 이 책은 어려울 것이라는 선입견을 가지고 있던 책이란다. 수 년 전에 모 출판사에 번역에 대한 논란도 있었던 책이라는 알고 있었어. 번역이 논란이 되었다는 이야기는 번역하기가 쉽지 않았고, 그 이야기는 읽기도 어렵겠다는 생각을 갖게 했단다. 그래서 읽지 않았지. 열린책들 창립 35주년 기념 세계문학 중단편 시리즈 MIDNIGHT 세트에 <이방인>이 포함되어 있는 것을 보고, .. 올 것이 왔구나. 책은 두껍지 않지만 읽는데 고생 좀 하겠구나, 이렇게 생각을 했단다.

그런데 너무 겁을 먹었던 것인가? 읽는데 그리 어렵지는 않았단다. 지은이 카뮈가 이 작품을 통해 독자들에게 무엇을 이야기하려고 하는지 정확하게 파악을 못하더라도 줄거리를 따라 가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았어. 아빠가 그 동안 읽은 카뮈의 책은 <페스트> 하나뿐이고, 그 책도 재미있게 읽었는데, <이방인>이라는 책도 읽을 만했어. 고전은 다 고전인 이유가 있더구나. 고전을 읽을 때 너무 겁을 먹지 말아야겠구나.

, 그럼 <이방인>이라는 소설의 줄거리를 이야기해볼게. 그 속에서 뭘 찾아야 할지는 좀 더 생각해 보고


1.

이 책은 한창 2차 세계대전이 한창인 1940년에 탈고하여 1942년에 출간했대. 그러니까 시대적 배경은 대충 그 정도로 보면 되고, 공간적 배경은 프랑스 식민지 알제리라고 하는구나. 주인공 이름은 뫼르소. 요양원에 계시던 엄마의 사망 소식을 접하는 것으로 소설은 시작한단다. ‘오늘, 엄마가 죽었다라는 하는 첫 문장이 꽤 유명하다고 하는구나. 뫼르소는 휴가를 받아서 요양원으로 가서 엄마의 장례식을 치렀단다. 그런데 뫼르소는 엄마와 애틋한 정 같은 것이 없어 보였어. 슬퍼하지도 않고, 울지도 않고. 장례식장에서 아들로써의 의무만 성실히 해내는 것 같았어.

장례식을 치르고 나서 다시 집으로 돌아와서는 다시 평소처럼 지냈어. 여자 친구 마리를 사귀고 영화도 보고 그랬어. 뫼르소는 친구들이 거의 없는데, 이웃집 레몽이라는 사람과 친구가 되었어. 레몽은 친구 마송이라는 사람이 있었는데, 함께 바닷가에 놀러 갔어. 마리도 함께하고 마송의 아내도 함께 했단다. 뫼르소, 레몽, 마송이 해변가를 거닐다가 아랍인들과 시비가 붙었는데, 레몽이 아랍인의 칼에 팔을 베이는 부상을 당했단다. 레몽이 가지고 있던 총으로 복수를 하겠다고 했으나, 뫼르소가 말렸단다.

시간이 지나고 뫼르소가 혼자 해변가를 거닐고 있었는데, 아까 그 아랍인, 레몽을 공격한 그 아랍인을 다시 보았어. 또 시비가 붙고, 아랍인은 칼을 들고 있었고, 뫼르소는 주머니에 레몽의 총을 가지고 있었어. 강렬하게 내리 쪼이는 뜨거운 태양이랍인의 칼날에 비친 햇빛이 눈에 반사되고순간적으로 위협을 받았다는 생각에 뫼르소는 방아쇠를 당겼어. 한 발, 한 발, 한 발, 한 발, 한 발모두 다섯 발. 그렇게 아랍인은 그 자리에서 죽고 뫼로스는 경찰서에 입건되었단다.


2.

상황은 충분히 정당방위로 볼 수 있는 상황이었어. 그런데, 재판은 사건 그 자체를 보지 않고, 인간 뫼르소가 어떤 사람인지를 보려고 했단다. 그러니까 뫼르소라는 사람이 어떤 인성을 가지고 있으며 그런 인성을 가진 자라면 범죄를 저지를 수 있느냐, 없느냐재판이 이상한 방향으로 흘러간 거지. 사건을 판결하는 것이 아니라 뫼르소라는 인간을 평가하는 자리가 되어 버렸어. 그러면서 어머니의 장례식장에서 보인 뫼르소의 모습이 논란이 되었단다. 어머니가 돌아가셨는데, 눈물 하나 흘리지 않았다, 슬퍼하지 않았다, 이런 진술들이 나오면서 그의 판결은 점점 불리해져 갔어.

결국 뫼르소는 사형 판결을 받았어. 감옥에 있으면서도 무덤덤했어. 사제의 면회를 계속 거부했어. 나중에는 뫼르소의 의사와 상관없이 사제가 들어와서 참회의 시간을 갖게 하려고 했지만 뫼르소는 신을 믿지 않는다면서 사제와 심한 말다툼도 했단다. 그리고는 무덤덤하게 죽음을 기다렸단다. 주인공 뫼르소는 우리가 생각하는 보통의 사람은 아닌 것 같았어. 그의 삶은 아무런 가치도 없고 의미도 없다고 생각한 것 같아. 그러니까 죽음에도 아무런 의미가 없다고 생각하고 죽든 말든 무덤덤하지. 그런데 주인공 뫼르소가 왜 그렇게 삶에 무관심하게 되게 되었을까.

문득 뫼르소가 그렇게 된 사유를 누군가 소설로 지어주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어. 제목은 <이방인 프리퀄> 정도로 해서 <이방인>의 지은이 카뮈는 고인이 되었으니 카뮈와 <이방인>의 전문가께서 뫼르소가 왜 삶에 무관심하게 되었는지에 대해서 상상의 날개를 펴 주었으면 싶구나. 정말 궁금하구나. 뫼르소는 왜 이방인이 되었는지 말이야.

이 책의 뒷면에는 큰 글씨로 당신 이해하느냐고, 이 사형수를.”이라고 써 있는데, 아빠는 솔직히 이해가 가질 않는단다.


PS:

책의 첫 문장: 오늘, 엄마가 죽었다.

책의 끝 문장: 그렇게 되기 위해 나의 처형일에 수많은 구경꾼들이 모여 증오의 함성으로 나를 맞기를 희망하는 것만이 이제 내게 남은 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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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알기 위해서 쓴다 정희진의 글쓰기 2
정희진 지음 / 교양인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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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딸과 아들에게 보내는 독서편지

 

0.

정희진 님의 두 번째 글쓰기 책 <나를 알기 위해서 쓴다>를 읽었단다. 제목을 보고 한참 생각해 보았단다. 나를 알기 위해서 쓴다. 글을 쓰면 나를 잘 알게 될까? 아빠도 책을 읽고 나면 책에 대한 내용을 너희들에게 편지하듯 쓴단다. 그러면서 읽은 책의 내용을 다시 되씹어보고, 조금이라도 더 기억력을 보존하고자 하지

아무래도 글을 쓰다 보면 머릿속에서 이런저런 생각을 하게 된단다. 그러면서 생각의 성장도 되는 것 같아서 아빠도 글쓰기는 참 좋은 행동이라고 생각해. 그런데 글쓰기가 나를 잘 알게도 해줄까? 내 내면에 쓰지 않고 있던 나의 생각들, 나의 관념들을 글쓰기를 통해서 불러낼 수 있고, 그로 인해 몰랐던 자신을 한 부분을 알 수 있다? 이렇게 이해를 하면 되려나? 그러니까 글쓰기는 나의 생각을 키워나가는 것뿐만 아니라 구석에 박혀 있던 나의 생각까지 불러내는 것. , 아빠도 계속해서 글쓰기를 열심히 해야겠구나. 그래서 아빠의 본 모습을 더 잘 알 수 있도록

이 책이 정희진 님의 글쓰기 시리즈 책이긴 하지만, 그 소재가 모두 책이라서 좋은 책을 소개받는 좋은 기회가 되기도 한단다. 이 책에는 모두 64권의 책이 소개되어 있었단다. 대부분이 아빠가 읽지 않은 책들인데, 몇몇 아빠가 좋아하는 책들도 소개가 되어 반가웠단다. 그 중에 법정 스님의 <무소유>라는 책도 소개가 되었는데, 이 책은 너무나 유명한 책이라서 누군가에 소개를 해주는 것조차 예의가 아니라는 생각이 든단다. 이미 읽었을 테니까 말이야.

이 책을 소개하면서 책에 대한 무소유는 지키지 못하겠다고 이야기했어. 그리고 책 청소와 정리를 자주 하신다고 했어. 아빠도 먼지 쌓인 책장을 볼 때마다 청소를 해야겠다고 생각을 하는데 생각만 하고 실천을 못 옮기고 있단다. 먼지로 인해 책이 바래지고 있어, 책들에게 미안하구나. 그런데 정희진 님은 책장 청소를 위해서 특별 구입한 청소기가 있다고 하는데, 그게 어떤 청소기일까? 무척 궁금하고 아빠도 하나 사고 싶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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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52)

책의 좋은 점은 머리에 저장할 수 있다는 점인데, 나는 책읽기가 아니라 책이라는 물건을 좋아하고 있다. 생계 노동 외 대부분의 시간을 책 청소와 정리로 보낸다. 책장 청소를 위해 특별 구입한 청소기로 1, 마른걸레로 2, 물수건으로 3. 주제별, 저자별, 저널별, 논문별로 분류한다. 매일 정리해도 끝이 없다. 엽서, 포스터, 문구류에 대한 집착도 있어서 그 관리도 만만치 않다. 유복은 고사하고 이사를 꿈꾸지만 엄두가 나지 않는다. 사후 기증도 마음이 놓이질 않으니, 병이다.

<무소유>를 읽으면 뭐하나. 법정의 말대로, 제 정신도 갖지 못한 처지에 남을 가지려 하니 노예가 따로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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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나이를 먹으면서 시간은 점점 빨리 흘러간다. 옛 어르신들이 그렇게 이야기할 때는 잘 믿기지 않았는데, 실제로 나이를 먹다 보니 시간의 흐름이 어렸을 때와는 천지차이라는 것이 느껴지는구나. 그래서 최근에는 힘든 일이 있어서 시간이 천천히 가는 경우가 생기면, 덕분에 시간이 천천히 가는구나, 이런 생각까지 하게 된단다. 지은이 정희진 님도 비슷한 생각을 하시더구나. 힘들게 보낸 무더운 여름이 가는 것조차 아쉽게 생각한다면 그것은 나이든 것이라고아빠는 확실히 나이가 든 것 같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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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1)

지난 금요일 아침부터 겨우 시원해지기 시작했다. 이날을 기억할 정도로 올여름은 더웠다. 나만의 감식법인데 ‘8월 하순에 대한 사람들의 반응을 보면 나이듦에 대한 심정을 알 수 있다. “드디어 가을이 왔다.”고 좋아하는 이들은 아직 젊다고 생각하는사람이고, 올해 같은 8월이 가는 것조차 서운한 이들은 스스로 나이들었다고 생각하는사람이다. 언제부터인가 나는 후자다. 인간은 원래 소통 불가능한 동물이지만 이 심정을 젊은이는 모를 것이다. 역지사지가 가장 어려운 영역은 나이 차이가 아닐까. 한쪽은 거쳐 왔고, 한쪽은 도저히 알 수 없는 완벽한 비대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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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둑 기사로 유명한 이창호 님의 <복기>라는 책을 소개할 때는 우리 삶에서의 복기를 생각하게 했단다. 실패의 순간은 빨리 잊고 싶은 것이 사람의 심리란다. 하지만 진정한 승자는 그 실패의 순간을 다시 복기하는 사람이란다. 왜 실패를 했는지 다시 복기를 하면서 다시 성장할 수 있어야 하거든지나간 일을 제대로 해석하는 것, 지은이의 말처럼 중요한 어려운 일 같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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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7)

나는 늘 내 문제가 궁금하고 그로 인해 생성되는 삶의 화학에 골몰하는 편이다. 내게 인생의 절정, 결정적 순간은 패배 후의 복기다. 무엇인가 잘못되었을 때, 혼돈과 의문의 시간에 바로 복기할 수 있다면! 그 깨달음의 절실함과 기쁨을 어디에 비교할까. 집약된 배움, 농축된 시간, 바둑의 복기는 요다 노리모토 9단의 휘호처럼 이치고이치에”(一期一會, 다시 오지 않을 단 한번의 기회)일지 모르지만, 삶은 복기의 연속이다. 그래야 한다. 매 순간이 대국이기 때문이다. 잘못된 복기는 트라우마, 집착, 후회를 가져온다. 지나간 일을 제대로 해석하는 것. 중요하고 어려운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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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희진 님이 여성학을 전공한 분답게 이번에도 여성학, 페미니즘에 관한 책들도 많이 소개해주었고 그것에 대한 자신의 생각도 많이 말씀해 주셨단다. 여성학에 관련된 책들 중에는 아빠가 읽은 책들이 하나도 없구나. 아빠도 깊이 반성해볼 부분이로구나. 여성학이나 페미니즘에 관련된 책을 읽고플 때는 이 책의 3장에서 언급된 책들을 찾아 읽어보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어.

….

이 정도로 짧게 정희진 님의 <나를 알기 위해서 쓴다>라는 책에 관한 이야기를 해보았단다. 전에 읽은 <나쁜 사람에게 지지 않으려고 쓴다>라는 책보다 이번에 읽은 <나를 알기 위해서 쓴다>가 아빠는 더 좋았단다. 정희진 님의 글쓰기 시리즈 책은 모두 다섯 권까지 출간한다고 하셨는데, 계속해서 아빠도 찾아 읽어보려고 한다.

, 그럼 오늘은 이만, 안녕.


PS:

책의 첫 문장: 강을 건너는 방법은 두 가지가 있지요.

책의 끝 문장: 책을 읽고 글쓴이에 대해 생각하게 되는 책이 있는데, 나는 록산 게이를 발견했다.


서구 철학 전통에서 거울은 자기 인식의 단계이자 도구로 여겨져 왔다. 하지만 거울을 통한 착각에 불과하다. 자기 눈으로 자기를 본다? 보는 주체와 보이는 대상이 같다면 자기 복제가 아닌가. 결국 자기 시력(視歷) 수준에서밖에 볼 수 없다. 보고 보이는 것으로부터 자유. 안다는 것은 보는 것이 아니라 움직이는 과정에서의 관계성이다. 인간은 자기 외부의 타자를 통해서, 나와 다른 타인을 통해서, 서로 시선을 주고받으며 부분적으로 자기를 인식할 수 있을 뿐이다. - P23

타인과 소통, 의미 있는 일에 몰두, 자신을 잊는 헌신, 타인의 시선으로부터 자유로움, 사랑, 솔로의 꿋꿋함, 실존의 조건…… 이런 인식이 외로움에 대한 나의 개똥철학이었다. 이런 삶도 외로움을 덜어주신 한다. 그러나 쉬운가? 김영갑을 처음 읽었을 때, 나는 확실히 몰두할 대상이 있어서 나나 타인에 대해 생각할 겨를이 없었다. 외로움은커녕 약간 흥분 상태였다. 당시에는 처음 보는 사진이 너무 황홀해서인지 글이 읽히지 않았다. 사진가의 글은 별로라는 생각까지 했던 기억이 난다. - P46

‘연말연시의 들뜬 분위기’라는 말이 있지만 실제 그럴까. "하는 일 없이 나이만 먹는구나." 심란해하는 이들이 더 많다. 인류가 만들어낸 가장 악랄한 이데올로기. 나이에 맞는 정상적인 삶과 성취가 있다는 생애주기 개념에서 자유로운 사람이 얼마나 되겠는가. 질병 때문에 인생의 공백이 생긴 경우 누굴 탓하랴. 일본의 유명한 배우 와타나베 켄은 승승장구하던 시절 백혈병 진단을 받고 첫 단독 주연작을 포기했다. 두 번의 죽을 고비를 넘기고 기적적으로 재기했다. 배우로서, 인간으로서 그의 진정성과 젊은 날 투병의 영향일 것이다. - P60

‘뒤처진 인생’이란 결국 타인에게 뒤처졌다는 얘기인데, 다른 이들도 똑같이 뒤쳐졌으므로 덜 괴로워해도 되지 않을까. 더구나 당대 자본은 나이에 맞는 지위가 아니라 어린 나이에 지위를 초과 달성한 이들을 원한다. 어차피 웬만한 사람은 다 ‘루저’다. 뒤처지지 않으려고, 실수하지 않으려고, 길을 잃지 않으려고 마스터플랜을 쥐고 태어난 사람은 없다. - P62

원하는 것이 없는 사람이 권력자다. 자기 충족적 삶은 최고로 힘을 지닌 상태다. 인간은 권력 지향적이기 때문에 권력감이 없으면 외로운데, 자기 몰두형 인간은 권력에 무심하다. 사실, 이 행복은 생각보다 어렵지 않다. 자기가 좋아하는 일을 하면 된다. - P154

말을 섞는 것은 살을 섞는 것보다 관능적인 행위다. 내가 자주 하는 말이다. 나는 섹스보다 대화가 더 심각한 인간관계라고 생각한다. 말이 통한 다음에 올 천국과 파국을 알기에, 되도록 사람을 가까이하지 않는다. 그 반대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말이 안 통하는 사람과 엮이는 것만큼 재앙도 없다. 말은 물질이다. 말 한마디는 빚만 갚는 것이 아니라 사람을 살게 한다. 나는 예전에 이송희일 감독의 "우린 친구가 없으면 끝이잖아."와 서울인권영화제 표어였던 "나는 오류입니까?"로 몇 달 버틸 양식을 구했다. - P220

과학자는 신이 아니다. 과학자이기 이전에 자신의 정체성, 자기 연구의 의미, 자신이 속한 사회의 역사와 언어, 개인의 위치성을 알아야 한다. 동물들의 행위가 약육강식인지, 협력인지, 경쟁인지, 돌봄인지를 판단하는 것은 사람의 일이다. 그러므로 우리는 판단하는 사람은 누구인가를 먼저 질문해야 한다. 잠깐, 백번 양보해서 여성의 모든 문제가 호르몬이라고 치자. 그것도 모두 출산력과 관련이 있다면 저출산 시대에 여성을 보호하고 지지해줘야 하는 것 아닌가. 언제나 인간 문제는 ‘팩트’ 여부가 아니라 ‘팩트’를 만들어내는 권력에 달려 있다. - P2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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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돌이 2022-06-01 15:56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정희진선생님의 저 시리즈 저는 제목이 정말 좋더라구요. 물론 책 내용도 좋았지만 말입니다. 누가 지었는지 정말 기가 막히게 좋은 제목이랄까? ^^

bookholic 2022-06-01 23:1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나쁜 사람에게 지지 않으려고 쓴다.
나를 알기 위해서 쓴다.
편협하게 읽고 치열하게 쓴다.
네.. 맞아요~~~^^
4권, 5권의 제목이 기대됩니다~~
 
클라라와 태양
가즈오 이시구로 지음, 홍한별 옮김 / 민음사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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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딸과 아들에게 보내는 독서편지

 

0.

일본계 영국인으로 2017년 노벨문학상을 받은 가즈오 이시구로의 <클라라와 태양>을 읽었단다. 노벨문학상 수상한 이후 그의 첫 번째 작품으로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가졌던 소설이고, 기대를 져버리지 않은 작품이라고들 이야기했던 작품이란다. 아빠는 가즈오 이시구로 작품은 <나를 보내지 마> 이후 두 번째 작품이란다.

<클라라와 태양>이라는 소설은 인공지능을 가진 로봇이 등장하는 이야기란 걸 읽기 전에 알고 있었단다. 어떻게 이야기를 꾸려나갈까 기대를 하면 책을 펼쳤단다. 가즈오 이시구로의 작품을 많이 읽어보지 않아서 모르겠지만, <나를 보내지 마>도 그렇고 <클라라와 태양>도 그렇고 가까운 미래에 일어난 법한 이야기를 잘 만들어낸 것 같더구나. 그러면서 인간이란 무엇인가? 라는 생각거리를 던져주고, 인공지능 로봇이 등장했을 때의 윤리적인 문제, 로봇의 권리 등은 어떻게 하면 좋은지에 대한 생각거리도 던져 주었단다.

아빠는 이번에 읽은 <클라라와 태양> <나를 보내지 마>보다 더 좋았단다. 그리고 <클라라와 태양>을 읽으면서, 천선란 님의 <천 개의 파랑>이라는 소설도 많이 떠 올랐단다. 그 소설도 인공지능 로봇이 등장하는 세상을 다뤄서 그랬던 것 같구나. 아빠는 <천 개의 파랑>이 좀 더 좋았단다. 따뜻하니 더 사람 냄새는


1.

클라라는 AF라고 부르는 인공지능 로봇으로 가게 진열되어 주인을 기다리고 있단다. AF Artificial Friend 의 약자이니 인공 로봇 친구쯤 생각하면 될 것 같구나. 친구도 인공로봇이 대신해주는 그런 시대인가? 클라라는 AF B2 모델로 최신 모델은 아니었어.. 최신모델은 B3까지 나와 있었지. 클라라는 한창 동안 주인을 만나지 못했다가 조시라는 하는 소녀가 샀단다.

조시는 엄마 크리시, 가정부 멜라니아와 함께 살고 있었어. 아빠는 이혼해서 같이 안 살고, 언니 샐이 있었는데 어렸을 때 죽었단다. 이 시대 아이들은 아이들의 재능이나 지능을 향상시키기 위해 임의로 향상이라는 조치를 취했어. 그런데 그것이 몸이 허약해지고 자주 아프게 되는 부작용이 있었단다. 그래서 부모들은 망설이기도 하지만, 자식들의 경쟁력을 업그레이드시키기 위해서 그 조치를 하게 된단다. 소설의 분위기 상 조시의 언니 샐이 그 부작용으로 그만 죽고 만 것 같았어. 그렇다면 둘째는 안 할 것 같은데, 조시의 엄마 크리시는 조시에게도 또 향상조치를 했단다.

대부분의 아이들이 향상조치를 하고, 교류 모임을 갖더라도 그런 아이들만 모였단다. 그런데 조시에서도 부작용이 나타나서 몸이 허약하고 자주 아팠단다. 물론 이런 조치를 안 하는 극소수의 사람들도 있단다. 조시의 이웃집 친구 릭도 그런 사람들 중에 하나야. AF향상에는 관심이 없는 릭. 순수한 인간이라고 할까. 릭은 향상을 한 조시를 안타깝게 생각했어.

이런 조시가 클라라를 선택을 한 것이란다. 조시는 천성이 착했어. 클라라가 인공지능 로봇이지만, 장난감 대하듯 하는 것이 아니고 사람 대하듯 해주었단다.

….

엄마들이 마련한 친구들의 정기 교류 모임이 있었는데, 조시는 릭도 초대했어. 릭은 어렸을 때부터 친한 친구였으니까. 그런데 릭도 꺼림칙했고, 교류 모임에 참석한 다른 친구들도 릭을 탐탁지 않게 생각했어. 릭은 향상을 하지 않았으니까 말이야. 다른 친구들은 조시와 달리 AF를 장난감 다루듯이 했어. 클라라를 보고 조롱하기도 했고, 지난 모델이라면서 멸시하기도 했어.

이것이 이 소설에서 그리는 가까운 미래의 모습이란다. 임의의 조치로 재능이나 지능을 향상시킬 수 있지만, 인간성이 점점 사라지는 모습이 유토피아보다는 디스토피아의 모습이라고 할 수 있구나.


2.

일요일을 맞이하여 조시의 제안으로 다 같이 모건이라고 하는 폭포 구경을 가기로 했어. 클라라가 집에 와서 제대로 된 외출을 한 적도 없어서 말이야. 그런데 조시가 몸이 갑자기 더 안 좋아져서 엄마는 조시에게 못 가게 했어. 그리고 엄마는 클라라와 단 둘이 다녀와도 되는지 물어봤어. 클라라에게 외출을 시켜주기 위한 목적도 있었으니까 말이야. 조시가 반대를 할 수 없었지.

엄마와 클라라 단둘이 폭포에 다녀왔단다. 조시의 엄마와 클라라는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었어. 조시의 엄마는 무척 외로워 보였어. 조시마저 향상의 부작용으로 몸이 허약하니 죄책감도 있는 것 같고, 조시가 죽으면 어쩌나 걱정하기도 했어. 그걸 견딜 수 없을 것 같아서, 조시의 엄마는 조시가 죽으면 클라라가 조시를 대신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 것 같아. 그래서 클라라에게 조시의 걷는 모양도 배우게 하고, 조시의 모든 것을 배우라고 했어. , 그랬다고 그 상실감을 채울 수 있을 지

클라라는 조시가 몸이 좋지 않다는 생각에 조시를 회복시키려는 노력을 했어. 자신이 알고 있는 모든 수단과 방법을 동원해서그리고 클라라는 한 가지 믿음이 있었단다. 태양에서 나오는 자양분이 죽어가는 생명도 되살릴 수 있다는 믿음. 그래서 햇빛을 클라라 방에 비추게 하려고 이런 저런 노력도 했어.

….

조시가 아파서 병석에 있으면서도 가끔 시내에서 가서 초상화를 그리곤 했단다. 클라라가 온 이후 초상화를 그리러 갈 때 클라라도 동행을 했고, 조시의 아빠 폴도 동생을 했단다. 폴은 이혼해서 따로 떨어져 살고 가끔씩 조시를 만나는 것 같았어. 조시의 엄마와 아빠는 조시의 초상화를 그리는 것을 두고 심한 말다툼을 하기도 했단다. 왜 싸우나 했더니 그 초상화를 그리는 목적 때문이었단다. 초상화가 일반적인 초상화가 아니고 3D로 그리는 초상화인데, 이는 조시가 죽은 다음에 클라라가 조시를 대신할 수 있게 하는 조치였던 거야. 그러니까 조시의 엄마는 이미 조시를 거의 포기한 상태이고, 조시의 아빠는 그런 엄마를 인정할 수 없던 거지.

그에 비해 클라라는 여전히 조시를 살리려는 노력을 했단다. 시내에 있는 먼지를 만드는 기계가 햇빛을 방해한다고 생각해서 그 먼지를 만드는 기계를 고장내기로 했어. 그런데 그 먼지를 만드는 기계를 고장내기 위해서는 클라라 자신의 두뇌에 있는 액체 절반을 써야 한다고 했는데, 그 위험까지 무릅쓰고 먼지를 만드는 기계를 고장 냈단다. 하지만, 클라라는 몰랐어. 그 기계가 한 개가 아니라는 걸.. 그러니까 큰 효과를 낼 수 없었지.

클라라는 태양에 대한 믿음은 절대적이었어. 클라라는 조시의 방에 햇빛이 많이 들어오도록 블라인드를 최대한 열어두었고, 멀리 창고에 거울을 이용하여 햇빛이 조시의 방으로 들어오게도 했어. 이런 노력들 때문인지 다른 요인 때문인지 모르겠지만, 조시는 몸이 많이 좋아져서 회복했단다. 그리고 원하는 대학도 갈 수 있게 되었어. 클라라가 무척 뿌듯했겠구나.

….

시간이 흐르고 클라라는 AF들이 모여 있는 창고 같은 곳에서 있었어. 옛 가게의 매니저가 찾아와서 재회를 하게 된단다. 구형 모델의 클라라의 삶은 그렇게 마무리되는 거 보구나. 소설은 이렇게 끝이 났단다. 어느 정도 예상이 되었지만, 굳이 클라라를 버렸어야 했나 싶구나. 조시가 집에 방문하게 되면 반갑게 맞아줄 수도 있고, 엄마의 벗이 될 수도 있을 것 같은데 말이야.

클라라는 비록 인공지능 로봇이지만 사람보다 더 따뜻한 마음을 가지고 있었단다. 그리고 자신의 경험을 하지고 학습하는 능력도 가지고 있단다. 그렇다면 클라는 사람인가? 아닌가? 육체는 사람과 다르지만, 영혼은 더 사람답다.. 사람의 기준을 삼을 때 육체로 삼아야 하나? 마음이나 영혼으로 삼아야 하나세상은 점점 삭막해지고, 지구 환경이 점점 살기 어려워져도 인간의 따뜻한 본 모습을 잊지 말고 살아가자꾸나.


PS:

책의 첫 문장: 로사와 내가 세상에 나온 지 얼마 안 되었을 때 우리는 매장 중앙부 잡지 테이블 쪽에 있었는데, 그 자리에서도 창문이 절반 넘게 보였다.

책의 끝 문장: 그러더니 다시 가던 길을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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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ni74 2022-06-10 08:3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도 좋아하는 책 ~ 축하드립니다 *^^*

bookholic 2022-06-11 01:06   좋아요 1 | URL
고맙습니다~~ 저도 좋아하는 책^^
즐거운 주말 되십시오~~

새파랑 2022-06-10 11:0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매달 축하 북홀릭님 당선 축하드립니다~!! 6월도 열정독서 바랍니다~!!

bookholic 2022-06-11 01:06   좋아요 2 | URL
매달 축하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즐거운 주말 되시고요...^^

이하라 2022-06-10 11:1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북홀릭님 당선 축하드려요.^^
행복으로 가득하신 주말되세요~~

bookholic 2022-06-11 01:07   좋아요 1 | URL
늘 감사드립니다...
시원하고 즐거운 주말 되십시오...^^

그레이스 2022-06-10 11:2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축하드려요 ~~

bookholic 2022-06-11 01:07   좋아요 1 | URL
ㅎㅎ 고맙습니다^^
즐거운 주말 되시고요...

서니데이 2022-06-10 21:4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이달의 당선작 축하합니다.
즐거운 주말 보내세요.^^

bookholic 2022-06-11 01:11   좋아요 2 | URL
고맙습니다..
서니데이님도 즐거운 주말 되시길....^^

thkang1001 2022-06-11 08:0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bookholic님! 이달의 당선작 선정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행복한 주말과 휴일 보내세요!
 
열린책들 창립 35주년 기념 세계문학 중단편 MIDNIGHT 세트 - 전10권 열린책들 창립 35주년 기념 세계문학 중단편 세트
프란츠 카프카 외 지음, 김예령 외 옮김 / 열린책들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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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사랑하는 딸과 아들에게 보내는 독서편지

 

0.

주말마다 한 권씩 보고 있는 열린책들 창립 35주년 기념 세계문학 중단편 시리즈. 지난번까지 해서 NOON 세트를 마감하고 오늘부터는 MIDNIGHT 세트 시작이란다.

MIDNIGHT 세트 1권은 체코의 작가 프라츠 카프카의 <변신>이라는 책이란다. 아빠의 독서기록을 찾아보니 이 책은 아빠가 17년 전에 읽은 적이 있더구나. 벌레로 변한 주인공나중에는 주인공이 꿈에서 깨어날 것이라 예상하면서 읽었는데 그것이 꿈이 아니고 그냥 그것이 현실로 끝나는 것에 약간은 당황했던 기억이 있구나. 17년 전에 읽은 책에는 <변신>을 포함하여 다섯 편의 단편이 실려 있었는데 줄거리가 생각나는 것은 <변신> 하나뿐인 것을 보니, <변신>이 명작이긴 명작인가 보구나.

하지만 <변신>이라는 소설에서 풍기는 우울하고 가라앉은 분위기 때문인지 아빠는 지은이 프란츠 카프카의 다른 책을 마구 읽겠다는 생각은 별로 안 들더라. 지은이 프란츠 카프카가 워낙 명성이 자자해서, 사 둔 책은 두어 권 있었는데 아직 펼쳐보지는 않았어. 아무래도 <변신>이라는 소설의 분위기 때문에 다른 책들도 쉽게 못 펼치는 것 같음. 지은이 프란츠 카프카는 신경 쇠약 등 건강이 좋지 않아서 젊은 나이에 삶을 마감하였다고 하는구나. 불쌍하구나.

 

1.

소설 <변신>은 프란츠 카프카의 대표작 중에 하나라고 할 수 있어. 이번 책에는 <변신> <시골의사> 이렇게 두 작품이 실려 있단다. <변신>에 대한 이야기만 간단히 해줄게.

주인공 그레고르 잠자. 아직 이십 대 초반의 총각인데 집안의 가장 역할을 하고 있단다. 아버지는 5년 전에 사업이 망하고 집에서 백수로 지내고, 엄마는 전업 주부이고 여동생 그레테는 열일곱 학생이었어. 판매사원으로 일하는 것이 즐거운 것도 아니고 이래저래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일이었어. 그러던 어느날 그레고르는 아침에 일어났는데, 자신이 커다란 벌레가 되었다는 것을 알게 돼. 목소리도 이상하게 변하고 움직이는 것도 제 맘대로 안되고 그랬어. 당황하여 어떻게 할지 모르고 출근 시간이 지나도 여전히 방에서 나갈 수가 없었어.

출근 시간이 지나자 회사 지배인까지 방문했어. 밖에서 식구들과 지배인의 계속된 독촉으로, 그레고르는 결국 문을 열고 흉측한 벌레로 변한 자신을 보여주었어. 다들 깜짝 놀랬어. 당연하겠지. 비록 벌레로 변했지만, 희망을 가졌어. 다시 하룻밤 자고 일어나면 변할 거라는 희망. 가족 이외에 다른 사람들이 놀래면 안되니까 방에서 혼자 지냈단다. 그런데 하루가 지나도 이틀이 지나도 그의 모습을 돌아오지 않는 거야.

회사를 못 나가니 돈을 못 벌고, 집에 사정이 점점 안 좋아졌어. 식구들도 처음에는 그런 그레고르를 동정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점점 그레고르를 외면했어. 그리고 돈을 벌기 위해서 아버지는 경비로 일하게 되었고, 엄마도 소일거리를 찾고, 동생도 가계에서 일하게 되고, 집에 빈 방에 하숙생들도 들였어. 진작에들 그레고르의 어깨의 짐 좀 덜어주지그가 회사의 그 엄청난 스트레스로 인해 벌레로 변해 버리기 전에 말이야…. 그런데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식구들은 그레고르를 그레고르로 보지 않고 벌레로 보기 시작했어. 먹는 것도 사람이 먹는 것이 아닌 벌레가 먹는 것을 주고, 아버지는 그를 보면 공격하기도 했어. 더 시간이 지날수록 식구들은 그에게 먹을 것도 주지 않았어. 조그마한 방 안에서 몸도 움직일 수 없는 그는 먹을 것도 제대로 먹지 못하고, 결국 죽고 말았단다.

무엇이 그레고르를 벌레로 만들었을까. 아빠가 생각하기에 집안에서 가장 역할의 부담감, 회사에서 받는 스트레스가 그를 벌레로 만들지 않았을까 싶구나. 소설 속 벌레는 현실에서는 불치병 같은 것이라고 생각해도 좋을 것 같구나. 불치병에 걸린 이를 외면하는 가족이 적긴 하겠지만, 그 병이 계속 길어진다면고칠 수 없이 죽음만 기다리는 것이라면그런 측면에서는 그동안 식구들을 위해 그레고르가 애써 온 것을 생각하면 식구들이 무척 잘못했다는 생각이 드는구나.

아빠라면 곤충이 아니라 더 흉측한 모습을 바뀌어도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제 모습을 찾을 수 있는 방법을 찾고 함께 아파했을 텐데 말이야. 아마 대부분의 식구들이 그렇겠지? 소설 속 식구들이 비정상이겠지? 명작이라고 하지만 공감이 안가는 그런 소설이었음.

 

PS:

책의 첫 문장: 어느 날 아침 뒤숭숭한 꿈에서 깨어난 그레고르 잠자는 자신이 침대에서 흉측한 모습의 한 마리 갑충으로 변한 것을 알아차렸다.

책의 끝 문장: 잘못 울린 야간 비상벨 소리에 덜컥 응했다가-다시는 돌이킬 수 없는 상황에 빠지고 만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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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파랑 2022-05-26 07:5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미드나잇 세트 시작하셨군요. 17년전에 이미 읽으셨다니 대단하십니다~!! 갑충(?)의 모습을 상상하게 하는 재미도 있더라구요 ^^

bookholic 2022-05-28 00:00   좋아요 1 | URL
네... 밀린 미드나잇 독서편지를 부지런히 쓰도록 하겠습니다..^^
즐거운 주말 되십시오~~

보물선 2022-05-26 10:3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벌레는 어쨌든 징글 ㅋㅋ그레고리 불쌍~

bookholic 2022-05-28 00:02   좋아요 0 | URL
벌레는 아무리 예뻐도 벌레....
어느날 아침에 일어났는데 벌레로 변하지 않도록 고레고리처럼 살지 않겠습니다^^
즐거운 주말 되시고요~~~
 
지구를 위한 변론 - 미래 세대와 자연의 권리를 위하여
강금실 지음 / 김영사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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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딸과 아들에게 보내는 독서편지

 

0.

2022년 아빠가 즐겨 보던 녹색평론이 이런 저런 이유를 1년을 쉬기로 한 해란다. 녹색평론을 통해 지구의 환경 문제, 기후 문제에 대한 글을 많이 읽었단다. 그러다 보니 지구 문제, 기후 문제에도 관심이 가게 되고 그와 관련된 책들에도 눈이 가곤 한단다. 이 책도 책 제목을 보고 어떤 책인가 싶어서 자세히 보다가 지은이를 보고 살짝 놀랬단다.

아빠가 좋아하는 분이셨어. 강금실 전 법무부 장관. 그 동안 정치를 그만두시고 무슨 일을 하시나 싶었는데, 엄청 좋은 일을 하고 계시고 있었더구나. 정치권에서 물러나신 것이 2008년이었고, 그 이후 다시 원래 자리인 법조계로 돌아오셨대. 그리고 가톨릭대학교 생명대학원에 진학을 해서 문명과 생태 공부를 하셔서 지구 환경과 생태에 관한 공부를 계속 하셨다고 하는구나. 2015년에는 지식공동체 지구와사람을 창립해서 활동하고 계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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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1)

지구와사람은 학교를 목표로 한다. 만나서 배우고 가르치고 교류하는 플랫폼을 지향한다. 지구와사람은 처음부터 학술 교육 문화의 세 영역을 미션으로 설정했다. 문화적 감수성을 일깨우는 작업을 통해 학습과정을 만들어내고자 한다. 하지만 대학 수준의 교육기관이 아니라 아주 작은 규모의 모임에서 이런 목표를 추구하며 운영해나간다는 것은 어려운 일이었고 자주 한계에 부닥쳐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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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권에 있을 때고 그랬지만, 그 분야를 떠나서도 계속 멋지시구나. 이렇게 지구 환경과 생태를 공부하셔서 몇 년 전에 강금실 장관님이 녹색당 회원이 되고, 녹색당을 지지하셨던 거구나. 지구와 생태에 대해서 공부하신 지 10년이 넘었는데, 그 내력도 만만치 않으실 것 같고, 이런 분들이 탄소중립 시대에 꼭 필요한 분인데 현실은 강금실 장관님과 가장 반대편에 있는 이들이 권력을 잡게 되었으니 안타깝구나.


1.

산업혁명 이후 지구 환경이 급격하게 황폐화된 이유에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인간의 서식지를 위해 너무 많은 자연이 사라졌다는 데 있단다. 산업문명 초기 지구에서 인간의 서식지는 14%였는데, 지금은 77%라고 하는구나. 그러니까 예전에는 14%의 땅에서 지구를 망가뜨리고, 나머지 84%의 땅이 자정 능력으로 지구 환경을 살려냈는데, 지금은 77%의 땅에서 지구를 망가뜨리고, 나머지 23%의 땅이 자정 능력으로 지구를 살리려고 하니, 그게 역량 부족이 되어버려서 결국 지구가 점점 황폐화되고 있는 거지.

기후 변화도 다 이런 원인으로 일어나는 거야. 지구의 평균 기존이 산업화 시작 대비 1.5℃가 넘어가면 커다란 위기에 봉착한다고 하는데, 1.5℃ 넘기는 것은 당연한 일이고 언제 넘느냐가 관건이 되고 말았단다. 현재 1.09℃ 까지 높아졌다고 하는데, 그 정도만 해도 온갖 기상 이변이 지구 곳곳에서 일어나고, 남극과 북극의 빙하들이 녹아 내리고 있으니 말이야. 1.5℃가 넘어가면 얼마나 많이 기상이변과 우리가 모르는 전염병들이 생겨날까. 그리고 1.5℃를 넘기면 땅 속에서 저장되어 있는 온실가스가 방출되게 되어 그 이후 기온 상승은 더 가파르게 진행된다고 하는구나. 무서운 이야기들뿐이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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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3)

지구 시스템의 구성 요소들은 서로 연결되어 있고, 비선형적으로 작용한다. 환경의 비선형 변화가 갖는 위험은 현재 물리적으로 관찰하고 측정할 수 있는 범위 밖으로 나갈수록 증가한다. 어느 부분에서 언제 티핑 포인트에 도달해 재앙이 들이닥칠지 모를 일이다. 가령 기온이 1.5도를 넘을 경우, 빙하가 녹아서 전 지구적으로 해수면이 높아질 뿐 아니라 산악지대 영구동토층이 녹아서 매장되어 있던 온실가스가 방출될 수 있다. 결정적인 위험 요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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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금실 장관님이 법조계에 있다 보니, 환경과 생태 문제에 접근할 때에도, 법과 함께 생각하셔서 지구법학이라는 것도 이야기해 주었단다. 지구와 자연에도 권리를 인정하자는 것이란다. 사람에게는 인권이라는 것이 있고, 동물들의 권리를 생각해야 하는 동물권이라는 것도 있고, 그렇다면 자연과 식물의 권리는? 2008년 에콰도르에서는 국민투표로 자연의 권리를 인정한 첫 번째 나라가 되었다고 하는구나. 이렇게 지구법학이 중요하게 되었는데, 우리나라에서는 관심들이 없는 것 같아 안타깝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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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5)

지구법학은 생태위기에 답하기 위해 창안된 새로운 패러다임의 법학이다. 지구법학은 지구와 인간의 관계를 재조명하고, 지구와 인간의 상호 증진적 관계를 지향하는 지구 중심적 패러다임 전환을 추구하면서 다듬어졌다. 산업문명과 근대법이 생명과 자연을 취급하는 생각과 방식에 근본적 결함이 있음을 지적하고, 그 대안으로 새로운 세계관과 법 제도를 제시하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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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우리에게 시간이 없단다. 우리는 지금까지 문제가 생기면 그것을 해결할 수 있는 너무나 낙관적인 믿음이 있어 그 사태를 더 키워온 것 같구나. 기후 변화? 뭐 누군가 해결책을 만들어서 해결할 수 있겠지? 이렇게 말이야. 하지만 기후 변화는 누구 한두 명이 해서 해결할 수 있는 일이 아니야. 모두가 노력을 해야 그나마 피해를 최소화하는 단계에 이르렀단다.

그러기 위해서는 그 많은 사람들에게 공감을 끌어내야 하는데 그런 것이 쉽지 않은 것 같구나. 앞으로 시간은 점점 다가오고, 해야 할 것들은 점점 뒤로 미루고시험 벼락치기처럼 탄소중립이라는 것을 될 수 없을 텐데, 다가올 미래가 좀 두렵기도 하구나. 우리도 우리 나름대로 조심씩 노력하자꾸나. 그리고 지구를 살리기 위해 불편한 일이 있더라고 감수하자꾸나. 그것이 지구를 살리고 미래를 살리는 법 아니겠니.


PS:

책의 첫 문장: 존 레논의 <이매진> 2003년 참여정부 초대 법무부 장관으로 임명된 후 근무할 당시 틈틈이 즐겨 듣던 노래다.

책의 끝 문장: 모든 존재가 평화롭게 살아가는 삶을 상상해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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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레이스 2022-05-23 21:5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지구법학회라는게 있었네요
저자는 강금실 변호사구요^^

bookholic 2022-05-24 23:58   좋아요 1 | URL
책 읽을 때는 인지를 못했는데
그레이스 님께서 말씀해주시니, 지구법학과 강금실 변호사님이 그렇게 이어지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