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앤 - 빨강 머리 앤이 어렸을 적에 TV애니메이션 원화로 읽는 더모던 감성 클래식 6
버지 윌슨 지음, 애니메이션 <안녕, 앤> 원화 그림, 나선숙 옮김 / 더모던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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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빨강 머리 앤이 어렸을 적에)

 

빨강 머리 앤’.... 이래 저래 좋아하는 작품도 많고 좋아하는 캐릭터도 참 많은 나지만 내가 가장 좋아하는 캐릭터다. (아마 나같은 사람이 엄청 많더라고.) 사실 초, 중학생 시절까지 내가 가장 좋아한 작품은 작은 아씨들이고(방학마다 독후감 이걸로... 상도 여러번 받았는데..zz)... 가장 좋아한 캐릭터는 둘째 였는데... 암튼 내가 이십대에 좋아했고 주구장창 좋아해서 집에 있는 책들을 대중 최근 거만 찾아봐도.. 좀 있다. (상술인줄 알면서도 또 새로운 작품을 사는 나... 이게 소소한 나의 행복이니.. 이 정도면 나쁘지 않다.)

  

 

 

이 작품은 1908년 처음 출간된 <빨강 머리 앤(Anne of Green Gables)> 출간 이후 앤 탄생100주년 공식 기념작 <안녕, (Before Green Gables)>....버지 윌슨이라는 캐나다 작가가 쓰셨다는 이 작품. 사실 나는 원래는 이 작품을 볼 생각은 없었다. 내가 좋아하는 작가와 작품을 혹시 훼손할까 겁도 났지만.... 나름 앤 덕후가 이걸 몰라도 될 것인가.. 망설이고 좋은 기회가 닿아 이 작품을 만났다. 책은 굉장히 두껍다. (페이지 쪽수 624쪽이다. 물론 중간에 원화가 있어서 그럴 수도 있지만 쉽게 만만하게 도전할 두께는 아니다) 요즘 비교전 300페이지 내외의 간단한 작품만 (길어도 4시간을 넘길 일은 없었는데...) 읽다보니 두께가 겁이나 여러개 다발적으로 읽고 있던 작품을 모조리 정리하고 비오는 주말(아휴...지긋지긋한 장마.. 2020.. 여러 가지로 지치게 하는 요소가 많다. 마음만 먹으면 독서에 최적화되었지만 마음 먹기도 힘든 시기다.) 경건한 마음으로 책을 펼쳤다. 아주 몰입해서 재미있게 읽었지만 시간을 아주 많이 할애했다.

 

책을 읽기 전 나는 너무나 아름답고 창의적인 앤만 생각한 나머지 앤의 어린시절의 귀여움을 느끼려고 했는지도 모른다. 그러나 책을 받고 이 책을 내는 작가의 머리글을 읽고 차례를 읽으면서 내가 왜 이렇게 안일했는지.. 왜 앤의 과거에 아픔을 상정하지 않았는지 나의 배려없음을 한탄했다. 고단하고 아픈 사연을 가졌을 ... 중간중간 엿보였던 주근깨 빼빼마른 외로운 고아소녀의 아픈 과거를 보는게 참 미안하게 느껴졌다. (난 눈물이 보통 사람보다 많아서 슬픈 영화나 글은 웬만하면 안 보려고 한다. 너무 깊이 우울해질까 겁이 나서..)

 

현명하고 사랑스러운 앤은 하늘에서 뚝 떨어진 게 아니었다. 문학을 사랑하고 천사같이 곱던 엄마 버사(거기 국어 선생님이지)와 적갈색 머리에 유쾌하고 창의적이며 사랑꾼이었던 월터(수학 선생님)의 따뜻한 노란 집에서 축복과 사랑 속에 태어났다. (만약, 이렇게 행복한 가정에서 태어나 자란 앤은 또 얼마나 세상에 아름답게 변화시키는 좋은 사람이었을지... 그런 이야기 버전도 짧게 있었으면 좋겠다.) 너무나 아름답고 좋은 사람들이었던 그들은 전염병으로 앤이 3개월 되던 해 모두 돌아가시고, 따로 가족이 없던 그들의 집에서 일을 도와주던 조애너 토마스네 집에서 살게 되는 앤, 앤의 집의 따뜻함과 행복이 좋았던 조애넌 분명 그녀도 나쁜 사람이 아니었겠지만 그녀의 삶은 녹록치 않았기에 그 집에서 사는 앤도 혹독한 삶을 살 수 밖에 없었다. 그녀 남편 토마스 씨는 잘 생기고 평소에는 나쁘지 않았지만 알콜 중독 증세가 있고 술만 들어가면 난폭해져 직장을 잃고 가족들을 괴롭히고 돈을 들고가 끊임없이 그녀 삶을 나락으로 떨어뜨린다. 그 와중에 앤 위로 여자애가 3명 있었는데 끊임없이 싸우고 난장판인 집인데 앤 이후 4명의 남자아이들이 더 태어난다. 다행히도 그 집 큰 딸 이라이저의 사랑과 관심으로 앤은 행복과 사랑 있는 유년시절을 보내지만 첫 번 째 사랑했던 사람과의 이별(언니의 결혼, 함께 가려했지만 혼자 남겨진 배신감...)을 겪으며 상실감을 배우는 앤.... 토마스 씨의 술, 조애너의 짜증, 어린 남자 아이들의 장난과 끝없는 일거리로 괴로운 일상이지만 착한 막내 아기인 노아, 비밀 찬장친구 케이티 모리스, 어렵게 가게 된 학교생활과 핸더슨 선생님과 조용히 손을 잡아준 새이디, 이웃 달걀장수 단어선생님 존슨아저씨, 따뜻한 이웃 아치볼드 부인, 나중에 오게되 고양이 라킨바, 처음 선물 받은 곰인형 보리스, 새로 알게된 그림, 배움에 대한 기쁨....등 자신만의 행복을 찾아가는 앤...

(읽다가 중간중간 너무 눈물이 많이 났다. 이 자그마한 아이에게 인생은 왜 이리 잔혹한지... 그 와중에 작은 일로 너무나 행복해하는 아이를 정말 나라도 다 해주고 싶고 꼭 안아주고 싶은 맘이란... )

그치만 그나마의 행복도 영원하지 못 하고... 그 가정에서 나와 새로운 숲속의 해먼드 집에서 아이들을 돌보러 가게 된다. 세쌍둥이 포함 다섯 살 이하 아이가 8명 있는 집, 일거리가 넘치는 곳에서도 앤은 자신만의 행복과 위안을 찾는다. 메아리 비밀친구 비올레타, 냉정한 듯 이웃 할머니 해거티 양, 막내 쌍둥이 줄리 애너와 로더릭, 그리고 학교에서 만난 따뜻한 맥도걸 선생님, 그리고 프린스 에드워드라는 곳에 가보겠다는 꿈이 생긴다.

하지만 또 다시 거기서 나오게 되고 심지어 그렇게 가기 싫었던 고아원...

 

, 몇 줄로 써버리기엔 그래도 앤의 예쁜 마음과 기발한 상상과 삶을 보는 따뜻한 시선, 갑갑한 현실이지만 항상 열심히 살아내는 그녀의 모습이 참 아름다웠다.

 

어려운 와중에도 빛나는 앤은 어릴 때도 여전한데.. (타고 났나봐)... 그녀의 상상은 어찌보면 살아가기 위한 생존본능과 그렇게라도 해야 살 수 있는 유일한 탈출구였던 것 같다. 몇 줄 요약을 하다보면 앤은 정말 안 좋은 가정에서 자랐는데 또 읽다보면 토마스 부부나 해먼드 부부들이 나쁘기만 한 사람은 아니었다. 희망이 안 보이는 그들의 삶 중에도 빛나는 아이 앤에 대한 고마움과 신기함, 사랑이 없지 않았는데... 표현할 줄 도 표현할 여유도 없던 그들의 모습을 작가님이 잘 표현하신 것 같다. 그리고 생각보다 좋은 사람들도 많았는데.... 여기는 참 좋은 선생님들만 나와서 감동이었다. 그 분들도 빛나는 학생인 앤을 만나 삶이 더욱 풍요로워졌겠지만 그럼에도 어떻게 해줄수 없는 앤의 인생을 보니.... 만약 내가 그녀의 이후의 삶을 알지 않고 이번 편만 봤다면 마음 아파서 책을 읽을 수가 없고 보다 던졌을 것이다.

 

아무튼 잠깐 나온 대화로 유추해가며 이전 이야기를 만들어낸 작가님의 노력과 그럼에도 따뜻하고 아름답고 생기있는 앤의 모습을 그대로 살려낸 필력에 박수를 보내며.... 다시 오랜만에 앤을 만난 행복한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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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선으로부터,
정세랑 지음 / 문학동네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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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시선으로부터,

 

최근에 정말 정세랑 작가님 책을 연속 본다.

너무 좋기 때문이다. (좋아하는 작가의 변화를 느껴가며 성장을 지켜보며 오랜 세월 함께 걷는 걸 좋아하는데 좀 많이 늦었고 한번에 몰아봐서 감동이 덜 할 수는 있겠지만 이렇게라도 챙겨보려고 한다.)

 

작가 님을 알고 항상 한 박자(대부분 아주) 늦게 작품들을 만났는데 이건 신간이 나왔을 때 바로 사서 읽었다. 비교적 최근에 많은 책을 읽고 있고 좋은 책도 참 많았었는데 그중에서도 그 모든 것 중에서도 이 책이 가장 좋았다. 아마 현실에 없는 심시선 여사 같은 분을 꿈꿔왔었나 보다. 작가 님이 현실에 존재하지 않았기에 - 혹독한 지난 세기를 누볐던 여성 예술가가 죽지 않고 끈질기게 살아남아 일가를 이루었다면 어땠을지 상상해보고 쓰셨다는 (작가의 말에서) ... 이의 이야기가 꿈처럼, 이상향처럼... 아주 즐겁게 볼 수 있어 행복했다.

 

심시선 가계도 .... 뭐야?(시선이 사람 이름이었나?.... 난 최근 정세랑 님의 독특한 소설들 쭈욱 보고 있어서 사람이름일거라 생각을 못 했다. 근데 나는 가계도나 인물 설명부터 시작하는 소설을 정말 좋아한다. 우선 첫 장부터 딱 좋았다.)

시작... 어느 TV의 대담이었을까?

제사에 대한 1999년의 이야기.... 나는 이 이야기가 나와서 무슨 미래과학소설 SF소설일거라 또 이해했다. 현실에서 1999년에 TV에 나와 이렇게 제사 지내지 말자고 이야기할 사람이 없을 거니까...

암튼 심시선 님은 그런 분이었다. 추악한 시대를 살면서도 매일 아름다움을 발견해내던 그런 분, 화살 맞고 욕을 들으면서도 할 말을 하던 그런 분... 그 분이 죽고 나서 제사를 지내지 말라고 했고 그분의 자손들은 그 이야기를 충실히 따랐지만 돌아가신지 10주기를 맞아 큰 딸 명혜가 딱 한번 제사를 지내자고 선언한다. 그것도 하와이에서~!

 

(하와이... 그곳은 사실 시선에게 아름다운 추억만 있는 장소가 아니다. 그리고 시선의 삶은 우리 나라 현대사와 함께 요동친 아픈 상처가 군데군데 많다. 이념으로 인한 전쟁, 그로 인한 가족의 죽음, 하와이로의 이민, 교육을 위한 모험, 독일로의 이주, 학대와 비난, 스승이자 유명 화가와의 얽힌 일로 인한 끝없는 비난, 결혼, 이혼, 재혼, 남과는 다른 인생, 끝없는 작품활동..... 암튼 이야기가 진행될수록 펼쳐지는 많은 이야기들)

 

그리하여 모두가 출동~(정말 꿈같은 이야기다.)

큰 딸 이명혜(카리스마 야무진 보스 기질, 회사 기획자로서 대표)

남편 태호(기장 출신 평범한 가정에서 태어나서 이 집안 편입, 따뜻한 사람)

그들의 큰 딸 화수 (균형감각 있고 평화로운 이였으나 큰 사고를 겪은 사람)-상헌

둘째딸 지수 (자유롭고 엉뚱하고 유쾌한 음악가)

둘째 딸 심명은(방랑자 같은... 땅 속 유물을 찾아다니는 고고학자? 혼자 엄마 성을 받음 )

셋째 아들 이명준(집안 여자들의 무시를 한 몸에 받는 배경 같은 복원 전문가)

처 김난정(엄청 많은 독서를 하는 아주 지적이고 똑똑한 사람)

딸 이우윤(어렸을 때 많이 아팠지만 지금은 미국 가서 괴물컨셉 아트디렉터)

넷째 딸 홍경아(재혼한 남편의 딸이지만 전혀 위화감 없는 막내, 웹 디자이너..미술)

남편 정보근(곤충 연구가... 얘만 하와이 안 감)

아들 규림 (운동 신경이 좋은 사춘기 남자 중학생)

딸 해림 (새에 빠져 있는 환경애호가, 새박사님)

이많은 식구들 중 넷째 딸 남편만 빼고 모두 함께 하와이로 간다.

그리고 그 곳에서 색다른 제사를 제안하는데 제사상에 올리는 것은 각자 여행하며 기뻤던 순간, 이걸 보기 위해 살아 있었구나 싶게 인상 깊었던 순간을 수집한 것들.. 엄마가 좋아했을 것 같은 가장 멋진기억....물건이든 경험이든.... 그 때부터 하나에 몰두하면 아주 몰두하는 기질을 가지고 있는 이 집안 식구들의 승부욕이 발동하고 다들 열심히 부지런히 배우러 다니고 찾아다니기 시작한다.

그러면서 한명 한명의 스토리가 펼쳐지고... 매 장에서는 심시선 여사의 여러 글, 말 등이 먼저 실리고 이야기가 펼쳐지는데.... 정말 심시선의 말들이라는 책을 묶어서 책을 한권 내 주셨으면 좋겠다.(... 나 왜 그걸 부록으로 받을 수 있는 기회를 놓쳤지.. 내가 만들어야 할 판이다.) ‘심시선의 말, 또는 글들이 정말 너무너무 좋았다. 너무 파격적이고 시대를 앞서가고 사이다같은 면도 많았지만 나이 드시면서 과거를 회상하며 쓴 글들이 그녀의 인생의 깊이, 젊은 세대에 대한 사랑, 과거의 추억, 회한...많은 것들이 녹아 있어서 울컥울컥 받아 적고 마음깊이 새기고 싶은 말들이 많아서 멈춰가면서 책을 아껴 읽었다. 그리고 그런 한 글의 꼭지로 시작해서 펼쳐지는 개인 한명 한명의 인물들이 하나같이 매력있고 미운 사람이 없고 다들 사랑스럽다. 기세 좋은 여자들은 하나같이 친구 삼고 언니 삼고 싶은 사람들이고 남자들도 폭력적이지 않은 아주 주변에서 만나기 쉽지 않은 남성다움에 함몰되지 않은 사람들이었다. 시선여사로부터 뻗어간 가지들이 이렇게 모두를 멋지게 남다르게 만들면서 세상을 좋게 만드는 것도 같았다. 주변에 떼로 이렇게 좋고 멋진 사람들이 함께 있다면 정말 살맛 나는 인생이겠는데....정말 소설이라서 가능한 일이겠지. (이 소설이 별로인 사람들은 아마도 그런 비현실성에서 느껴지는 괴리감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암튼 처음부터 끝까지 읽는데 뒤가 궁금하고 뒤를 다 봐도 흐뭇했다. 작가 님 작품은 정말 밝음이랑 행복을 주는 요소가 함께 해서 좋은 것 같다. (나는 비현실적으로 긍정에 밝음을 극단적으로 좋아하는 면이 있음을 밝힌다.)

 

작가의 말씀대로 심시선 여사 님만큼 죽을 때까지 끝까지 좋은 글 많이 많이 써주시길 바라며 행복했던 독서와 어떻게 이 행복을 남길지 몰라 허둥대는 서평을 여기서 마쳐보고자 한다. 이만 총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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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소리를 드릴게요 - 정세랑 소설집
정세랑 지음 / 아작 / 202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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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소리를 드릴게요.

 

내가 요즘 꽂힌 작가....정세랑

 

근데 뭔가 내가 잘 못 한 것 같다. 너무 연속해서 읽었나... 자책을 하고...(사실 시선으로부터사서 읽고 있는 중인데.. 먼저 작품인 목소리를 드릴게요를 빨리 먼저 읽어야하지 않겠나하는 생각에 중간 불쑥 읽었다.)... 암튼 굉장히 금방 읽었다.

 

이 작품은 가뜩이나 창의적이고 신선함이 넘치는 작가 님의 SF 단편 소설 모음집이다. 정말 길이가 제각각 다른 8편이 모여 있다. 젤 오래된 것과 최신의 것이 8년의 차이가 있다고 한다. 그러나 정말 세계관은 일관성이 있고 이 작가님의 환경사랑.. 은 내가 처음 접한 지구에서 한아뿐에서 익히 알아왔던 대로 정말 일관성이 쭈~욱 있으시다. 세계관이 같고 포스트 아포칼립스풍의 느낌도 나쁘지 않았다. 그러나 너무나 연속해서 보아온 내 탓일 거다. 너무나 참신하고 새롭고 기발하고 신선하고 펄펄 뛰던 그녀의 작품에 대한 경외가 이번 책을 읽으면서 다소 식상하고.... 넘 일관성있는 그녀의 환경에 관한 강한 이야기들이 좀 버겁고 힘들었던 부분이 없지 않았다. 알았다고요~~~ 이런 느낌.. 근데 나도 내 생각이 있으니... 이제 좀 그만.. 그런 부분 ... 암튼 이 작품들 중 딱 좋다는 것은 나에게는 한편이었고 나머지 하나는 좀 괜찮았고 다른 작품은... 그냥... ... 했다.

<미싱 핑거와 점핑 걸의 대모험> 손가락 찾아다니는 비자발적 시간여행자와 그의 사랑... 신선하다. 진짜 짧다.

<11분의 1> 첫사랑, 11 1녀의 그런 모임...(난 살면서 그런 경험 없다. 반대가 있었지... 그런 낯선 작가 님의 경험으로 만들어졌다는...) 그 와 중에 신체 개조라...

<리셋>... 길다. 이 부분에서 유일하게 진도가 안 나갔다. 큰 지렁이가 나타나 지구가 완전히 다시 리셋되는... 23세기에서 바라본 21세기는 정말 구제불능일지도.... 가장 최근 작품(두번에 나누어 실렸고 분량도 가장 많이 차지한다고 했다.)... 이 작품에서 나는 나가 떨어졌다.

<모조 지구 혁명기> 외계에 있는 모조지구, 천사, 납치당한 지구인, 초능력자(?)... 디자이너(아트 디렉터)에 대한 혁명기... 신선, 재미

<리틀 베이비블루 필> 치매를 위해 개발된 3시간 동안 것을 잊지 않게 해주는 약.... 정말 다방면으로 여기저기 펼쳐질 법한 이야기들의 향연.. 그것은 축복일까, 저주일까?

<목소리를 드릴게요> 가장 예전에 쓰여졌고 작품의 표제작이기도 한 이 작품이 이 책을 살렸다. 나에게는 그랬다. 어떤 독자분이 몇 년 전 반복해서 정세랑 소설은 <목소리를 드릴게요> 말고는 다 갖다 버려야 한다는 요지의 글을 올렸다 지웠다 하셨다는데... 나 그 느낌 알 것같다. 창작자들에게 조금만 너그럽게 대해주시길 바란다는 작가 님의 말씀이 계셨는데... 저는 작가님 작품 다 좋아하는데.. 이 모음집에서는 이 작품만 좋은 것 같아요..라고 죄송스럽게 말씀드리고 싶다. 다른 건 .... 공감이 안 된다고 할까?(나 이 책은 돈주고 샀기에 솔직하게 말해도 된다고 본다. 어떻게 모든 작품이 다 좋기만 하겠어요...)

<7교시>는 아주 짧고 <리셋>과 비슷한 기분이었다. 근데, 작품 중간에 너무 지금의 코로나 시국같은 상황이 그대로 쓰여 있어 소름돋았다.

<메달리스트의 좀비 시대>는 재미있게 읽었다. 어려운 상황이지만 희망이 있다는 걸.. 알리며..

 

암튼 즐겁게 잘 보았지만 계속 소장할 것 같지는 않은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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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니가 보고 싶어
정세랑 지음 / 난다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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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니가 보고 싶어

 

나 요즘 꽂히 작가 정세랑

 

신간 ’‘시선으로부터를 먼저 샀지만... 뒤에 발견한 이 책을 먼저 읽어야할 것 같아. 먼저 읽는다.

201911월 판본인데... 나는 20207월에나 만났는데 세상에.. 2011년에 나온 그녀의 첫 장편소설이란다.

 

본판 책소개

 

책소개

SF 작가로, 판타지 작가로, 팩션 작가로, 호러 작가로, 스릴러 작가로, 다양한 장르 문학에서 독자를 만나 온 작가 정세랑의 첫 장편소설. 그녀의 소설은 주제가 지니는 무게감에 상관없이 그 문제를 받아들이고 해결하는 방식이 명쾌하고 발랄하면서도 빠른 속도를 자랑한다. 인물들은 크고 작은 사건들 앞에서 늘 방황하고 고민하지만 언제나 이러한 진지함을 쿨하게 풀어버린다. 물론 내적 고민을 충분히 경험한 뒤에 말이다.

 

소녀 로봇과 용, 17세기 조선, 툰드라, 우주 크루즈 등등. 정세랑은 첫 장편소설에 아홉 편의 삽입 소설을 넣어 총천연 컬러 스펙트럼을 선보인다. 주인공 커플 재화와 용기의 이야기도 매력적이지만, 사이사이 들어간 이야기를 읽다보면 한꺼번에 아홉 개의 막대 사탕을 물었다 뺐다 하는 느낌이 든다. “약간 엉뚱하고 많이 낯설지만 다른 각도 다른 빛깔비장의 무기를 가진 작가의 역량을 엿볼 수 있을 것이다.

 

개정판 책 소개

키스할 때마다 어쩐지 덧니 위주로 했었다. 뭐가 그렇게 좋은 거지?”

 

정세랑 장편의 시작은 이 소설이 열었다.

8년 만에 전면 개정하여 선보이는 그의 첫 장편소설!

 

20101판타스틱드림, 드림, 드림을 발표하며 등단한 후 창비장편소설상, 한국일보문학상을 수상하고 미디어 플랫폼 넷플릭스의 러브콜을 받는 등 각종 매체와 독자의 마음을 골고루 사로잡은 작가 정세랑의 장편소설이다. 분야와 소재를 가리지 않고 소설 영토를 종횡무진하는 상상력과 거침없는 필력은 이 소설에 아홉 개의 이야기를 짜넣으며 조합한 솜씨로 일찌감치 예고된 것인지 모른다.

 

장르 소설가 재화가 작품 속에서 헤어진 남자친구 용기를 아홉 번이나 죽이게 되고 그 죽음의 순간이 용기의 피부에 문신처럼 새겨진다는 게 작품의 큰 줄기다. 정세랑의 특장인 생동감 있는 대사의 말맛이 잘 살아 있는 이번 장편은 스릴러적인 긴장과 비판적 시선을 놓지 않으면서도 발랄하게 튀어오르는 탄성과 재치로 읽는 이에게 건강한 웃음을 남긴다.

 

8년 만에 전면 개정하여 선보인 이 작품은 동세대의 감수성과 달라진 지형을 영리하게 반영하며 거의 모든 문장을 고치고 설정을 세밀하게 다듬었다. 그동안 한국 문학의 경계가 어디인지 시험하며 다채로운 빛깔로 새로운 종이 되고자 꿈틀거려온 그다. 이제 새로운 독자들의 감수성이 펼쳐둔 지도 위 정세랑이라는 별자리는 그 한가운데서 빛난다. 좋은 이야기는 어려운 선택을 하는 이들의 편에 서는 이야기라고 믿는 작가 정세랑. 그가 썼으며 앞으로 써나갈 이야기의 우주, 그 씨앗이 여기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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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너무 재미있다.

 

난 장르소설을 참 좋아하는데.. 정말 우리 나라에는 장르작가가 드물다. (웹소설엔 많은가? 그런데 유명한 작가 중에 잘 없다.... 참고로 나는 미야베 미유키 님 찐 팬이다.)

작품 초반에 등장했던 어떤 작가님의 왜... 장르작가를 하냐며 다시 적절한 주제에 대해 모나지 않은 작품으로 재등단하라시는 소설가의 말에 앞으로도 부적절한 주제에 대해 모나게 날카로운 이야기를 쓰겠다고 결심하는 재화의 이야기를 통해 앞으로의 길을 미리 예견하신 건가... 이런 결심 너무 감사하다.

이 책을 읽다 보니 정세랑은 처음부터 잘 한 것인가 의문이 갔다. (하긴 이 작가님 알게 된 지구에서 한아뿐’...도 예전 작품이랬어. 글발도 그렇지만 무엇보다 그녀의 상상력 창의력은 예전부터 살아있었어.) 10년 전 장편을 이렇게 낯설고 신선하게 참신하면서 유니크하게 그리고 무엇보다 재미있게 써냈다니...

이 책은 재화와 용기의 이야기가 번갈아 등장한다.

재화는 작가... 발표한 단편들을 모아서 책을 한권 만드려고 교정을 하고 있다. 그 작품들에서 공교롭게도 예전 남자친구였던 용기를 아홉 번 죽였다. 매번 다른 세상, 다른 시간, 다른 공간에서 다양한 인물로 만들어 더욱 다양한 방법으로 죽여버렸던 것이다. 지금은 헤어졌고 용기는 어린 여자친구가 있는 사설 보안업체 직원으로 살고 있다. 야간 출동과 어린 여친과 연애 등으로 피곤한 용기에게 언제부턴가 몸 어딘가에 깨알같은 문장이 문신으로 나타나는데 그 내용들을 현재 교정하고 있는 재화의 작품 속 문장들이다. 이 문장들이 등장하는 이야기 속의 재화 작품 아홉 개는 시공간을 달리하여 어찌나 매력적이고 아름다운지... (공통점... 남자들이 죽거나 다른 차원 등으로 이동함.)

용기...뭔가 듬직하지만 예민하지 못 한.... 그렇지만 재화에게 끝없는 미련을 남겨 그녀의 작품에 주구장창 등장하여 죽고 또 죽는지...(남자 주인공은 아니었다...)

재화.... 뭔가 피스타치오 아이스크림같다는 그녀... 덧니가 유니크하게 매력있는 그녀...

(나는 어떤 느낌의 사람일지... 참 궁금하기도 하고...)

 

암튼 너무나 재미있다. 표지도 예사롭지 않다. 아이들 앞에서 대놓고 보이기는 그런 면이 있어서(?...제가 좀 구시대적으로 촌스러워요. 그래도 표지가 참 좋았어요.) 책 사고 (심지어 필요도 없는데 순전히 요거 때문에...) 수집하며 쟁여 놓았던 북커버를 간만에 써보며 보았던 책..(.. 나 북커버 여러 개인데 다 큰 거만 있다. 이 책은 작아서... 정말 사은품 끊으려고 했는데... 작은 북커버 하나.. 마련해야겠구나)

 

이 작가 정말 내 취향이다.

 

또 읽으러 가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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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건교사 안은영 오늘의 젊은 작가 9
정세랑 지음 / 민음사 / 201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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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건교사 안은영

정세랑

 

최근에 정세랑 작가에게 꽃혔다. (나는 덕후 기질이 농후하여 꽂히면 다 본다...)

 

하나씩 사보고 있다.

 

보건교사 안은영은 사실 예전부터 제목이 눈에 띄었다. 그렇지만 애써 외면했다. 왜냐하면 내 개인적인 문제인데... 내가 처음 사회생활을 시작했을 때 가장 존경하고 워너비로 뽑았으며 좋아했던 분의 직업이 .... 였고 여러 .....를 뵈었을 때 덕분에 굉장히 좋은 기억과 관계가 많았지만... 제법 오랜 사회생활 중에 최악이었고 정말 .... 이해가 안 되고 이해하고 싶지 않았던 이의 직업도 .... 같았기에... ...만 보고 냅다 고개를 돌렸던 책이다.(그 분은 절대 이 글을 읽을 일이 없겠지.... )

정세랑 작가에게 꽂혔고... 내가 좋아하는 배우들로 영화도 제작 중에 있다는 말을 들었음에도 불구하고, 찾아보기가 망설여졌었다. 솔직히 그런 마음에 도서관에서 빌려서 읽고 싶었지만.. 도서관에도 없고 (요즘 인기일까? 옛날에 맨날 봤는데...) 중고서점에도 안 풀렸고... 망설이다 그냥 사서 읽었다.

근데...너무 잘 샀다. 나의 개인적인 이유로 이 책 안 봤으면 어쩔뻔 했던가? 너무 사랑스럽고 발랄하고 유쾌한 판타지 학원물이다. 귀신 보는.... 그리고 그 귀신 퇴치도 하시는 보건교사 안은영 양... 병원에서 간호사로 근무하며 많은 귀신을 잡으신 후... 좀 쉴까 하면 온 M 사립고의 보건교사 자리.. 웬걸 이 학교가 평범한 학교가 아니었다. 이 학교를 지켜야하는 숙명을 안고 태어난 학교 주인 격에 해당하시는 한문선생님 홍인표샘의 어마어마한 기를 받으며 충전하면서 여기저기 나타나는 이상한 것들을 비비탄 총과 장난감 칼로 아주 멋지게 처치하시는 보건교사 안은영... 아니...이렇게 멋있어도 되는 겁니까?.... 돈이 되는 것도 아니고 주변에서 이상하게만 보는데 그래도 그녀의 처절한 사명감 덕분에 M고는 여러번 위기에서 구해진다.

그리고 그 와중에 학교 관계되는 선생님, 학생들의 다양한 이야기가 나오고....

오리선생님도 재미있었고(그래 매력이 필요한 직업이지... 매력적인 학생이 매력적인 교사가 되지...)

온건교사 박대흥 역사선생님도...

옴잡이의 네버엔딩 반복 삶에 걸어주는 태클...

다양한 학생들과... 오리선생님...

심지어 원어민 선생님 매켄지..

초등 때 친구 가로등 아래 김강선...그림을 잘 그렸던...짝궁..

놀이터 친구.... 모두 모두가 사랑스러웠다.

 

뭔가 있을 것 같은 상황이 웃기고... 진지한데 코믹한 그녀의 글 스타일..

 

정말 이 책 잘 샀다. 행복했다. 읽으며.. 다음에 또 꺼내 읽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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