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철 행복 - 가장 알맞은 시절에 건네는 스물네 번의 다정한 안부
김신지 지음 / 인플루엔셜(주)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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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

정말 좋은 책이다.

24절기를 나누고 정말 그 절기 계절에 맞는 행복을 찾아가는 이야기를 다룬 이 책은, 너무 사랑스럽고 계절에 따라 절기에 따라 철철이 행복해지는 다양한 방법을 찾고 있어 읽는 동안 너무 기분이 맑아지고 어서 나도 바지런히 행복해지기 위해서 바삐 움직여야할 것 같은 조바심을 주는 책이다.

 

절기라는 테마를 가지고 있기에 절기 별 이야기도 담고 있는데 단순히 행복해지는 방법에 대한 뜬구름 잡는 이야기가 아니라 절기에 대한 설명, 그 철에 맞는 자연 이야기, 농사 이야기, 옛 이야기나 옛 책에서 따온 이야기, 작가 님 경험 이야기들을 다양하게 풀어내서 한 꼭지 한 꼭지 읽을 때마다 줄긋고 싶고 따라하고 싶은 이야기가 너무 많았다. 아니 제철이라는 게 있으니까 어느 한 부분 버릴 부분이 없다고 하는게 더 맞는 말이다.

 

작가 님의 기록하기로 했습니다를 읽고 자극 받아 ‘5년 다이어리를 대충 흉내라도 내고 있는 이로서 이번 책에도 따라하고 싶은게 철철이 있어서... 아니.. 작가님.. 동기부여 전문가 이신가요? 왜 이리 나를 움직이게 하시고 행동하게끔 하시는지.... 아무튼 행복의 세계를 세부적으로 심지 철철이 알려주셔서 너무 황송할 따름입니다.

 

친구들과 가족들과 독서모임을 이 책으로 하고 싶었던 책. 여기서... 어떤 부분을 가장 하고싶은지 묻고 싶었던 책. (근데 내 친구들과 울 가족은 책을 읽지 않으니 내가 여기서 좋았던 부분 몇 개는 하자고 권하고 싶다. 예를 들면 계절별 모임, 이벤트 같은 것들...)

 

암튼, 읽는 동안 너무 행복했고 옆에 끼고 있으면서 제철 행복을 찾아서 따라하고 싶게 만드는 소중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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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고 보면 반할 민화 - 생활의 단면 유쾌한 미학, 오천 년 K-민화의 모든 것 알고 보면 반할 시리즈
윤열수 지음 / 태학사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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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람회의 그림] 8월 도서

미술 관련 독서모임을 하게 된 인연으로 만난 책.

책판이 꽤 크고 시작하는 서두가 약간 민화의 정의로 시작하는 뭔가 교과서 내지는 학술서 같은 느낌이어서 처음 펼치기까지 아주 많은 용기가 필요했다. 왠지 어려울 것 같아서 엄두가 안 나더라구.

근데, 정말 조금만... 그래 몇 페이지만 넘기기 시작하면 이 책 너무나 재미있다.

 

사실 민화에 대해서 나는 역사 교과서 등에 등장하는 뭔가 해학적이거나 뭔가 촌스러운 듯 화려하거나 엉뚱한 그림, 뭔가 살짝 한 수준 낮은 그림이라는 되도 않은 편견을 가지고 있었는데 이 책에 정말 많이 등장하는(아니 이런 그림들을 어쩜 이렇게 수집 잘 해놓으셨는지 정말 박수를 보내고 싶다.) 그림들은 놀랍도록 아름답고 수준 높고 우아한 부분이 많았다. 설명을 읽어보면 할머니가 옛날 이야기 해주시는 것처럼 너무 흥미 진진해서 ... ‘어머, 그런 뜻이었어?’ 하며 놀란 부분도 많았고 더 알고 싶고 또 알고 싶은 호기심을 마구 자극해준다. 그런데다가 민화와 관련한 다양한 개념, 설명들이 너무나 다채롭게 펼쳐져 지적 욕구도 엄청 충족시켜주는데 학구적인데 그치지 않고 아주 재미가 있다!

 

현재 K문화 열풍과 <케이팝 데몬 헌터스> 덕분에 국립박물관에서 판매하는 까치 호랑이 배지’(사실 민화 속에서 가장 자주 만나는 호랑이.. 일본 중국 등 다른 나라에 비해서 우리나라는 호랑이를 아주 친숙하고 재미있게 표현을 잘 했다고 한다.)가 그렇게 인기가 많다는 이야기를 보면서 정말 우리나라의 문화 수준이 이렇게 높아지고 있다는게 너무나 신기하고 괜히 우쭐해진다.

 

민화 책을 읽어보니 정말 우리 문화의 많은 부분이 잘만 다룬다면 정말 세계 속에서 펼쳐질 일이 많을 것 같다. 그러려면 먼저 우리가 우리의 것을 많이 알 필요가 있겠지?

 

이 책을 보다 보니 어릴 때 우리 주변에 그렇게 많았고 심지어 촌스럽다 여기며 함부로 다뤘던 그 모든 것들이 참 소중했는데 그 가치를 몰랐던게 참 안타까웠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근 몇 년 동안 희한하게 서점의 굿즈들에서 민화 관려 굿즈 들을 많이 만났는데...(작년이었나 책가도 시리즈 매트나 독서대 다이어리 많지 않았나? 나는 갖고 있다구~! ) 지금이라도 소중한 우리의 것을 지켜갔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여기에 있는 많은 그림들 중에 나는 그렇게 초충도나 화훼도, 화조도, 석류도... 등 꽃이 나오는 그림이 그렇게 다들 좋더라구.

 

그리고 왜 민화 속에는 생활용품 그림이나 음식그림 등이 없는지 너무 아쉬워. 어디 따로 있나요?

 

암튼 독서토론 덕분에 만난 소중한 보물, 정말 알고 보니 반하고 만 민화이야기... 너무 행복했습니다.^^

 

 

목차

서문

 

1부 민화와의 첫 만남 - 민화란 무엇인가

 

1. 민화는 감상을 위한 것인가

2. 민화는 왜 민화인가: 민화를 이해하는 다섯 가지 키워드

1) 민화는 장식적 필요에 의해 그린 그림이다

2) 민화는 토속신앙과 세계관이 반영된 그림이다

3) 민화에는 주술적 신앙이 반영되어 있다

4) 민화는 집단적 감수성의 표현이다

5) 민화는 그림이다

3. 민화에는 어떤 그림이 있나: 민화의 종류 알아보기

4. 민화는 어떻게 그렸나: 구성부터 색채까지, 자유분방함 속에 관념을 담는 법

5. 민화를 이제 어떻게 볼 것인가: 미술사를 넘어 민화의 사회사를 읽다

 

2부 산수화부터 춘화도까지, 민화의 모든 것 - 민화의 이해와 감상

 

1. 산수화(山水畵): 자연에서 태어나 자연 속으로 스러져간

1) 금강산도(金剛山圖) / 2) 관동팔경도(關東八景圖)

2. 장생도(長生圖): 오래 살기에 대한 염원

1) 십장생도(十長生圖) / 2) 노송도(老松圖) / 3) 괴석도(怪石圖)

3. 화훼도(花卉圖): , 마음을 끄는 아름다움의 정표

1) 모란도 / 2) 모란도 이외의 화훼도

4. 소과도(蔬果圖): 채소와 과일, 행복을 부르고 불행을 내친다

1) 석류도(石榴圖) / 2) 선도도(仙桃圖) / 3) 포도도(葡萄圖)

5. 화조도(花鳥圖): 꽃과 새, 어우러짐의 미학과 상징

1) () / 2) 봉황(鳳凰) / 3) 백로(白鷺) / 4) 기러기·원앙 / 5) / 6) ·부엉이·오리··참새 등

6. 축수도(畜獸圖): 우리 곁의 다정한 동물들과 교감하기

1) 호랑이 / 2) 까치 호랑이 / 3) 사슴 / 4) 토끼

7. 영수화(靈獸?): 상상의 수호신 동물

1) 기린(麒麟) / 2) 신구(神龜) / 3) 현무(玄武) / 4) 해태(??) / 5) 불가사리 / 6) 사불상(四不像) / 7) 운룡도(雲龍圖)

8. 어해도(魚蟹圖): 또 하나의 낙원, 물에 사는 생물들

1) 삼여도(三餘圖) / 2) 약리도(躍鯉圖어변성룡도(魚變成龍圖) / 3) 백어도(百魚圖) / 4) 하합도(鰕蛤圖) / 5) 궐어도(闕魚圖)

9. 초충도(草蟲圖): 풀과 벌레, 그 작고 조용한 세계

1) 백접도(百蝶圖) / 2) 편복도(??)

10. 옥우화(屋宇畵): 천년만년 살고 싶은 꿈의 집

1) 동궐도(東闕圖) / 2) 사당도(祠堂圖) / 3) 용궁도(?)

11. 기용화(器用畵): 책꽂이부터 꽃병까지, 병풍에 그린 그림들

1) 책가도(冊架圖) / 2) 호피장막도(虎皮帳幕圖) / 3) 화병도(花甁圖)

12. 인물화(人物畵): 풍경 속을 거니는 사람들

1) 백동자도(百童子圖) / 2) 신동도(神童圖) / 3) 초상화

13. 풍속화(風俗畵): 생활의 단면, 먹고살기의 유쾌한 미학

1) 경직도(耕織圖) / 2) 평생도(平生圖)

14. 도석화(道釋畵): 신선과 고승의 세계, 도교와 불교의 인물 초상

1) 신선도(神仙圖) / 2) 수성노인도(壽星老人圖) / 3) 팔선도(八仙圖하마선인도(?仙人圖) / 4) 요지연도(瑤池宴圖해상군선도(海上群仙圖)

15. 기록화(記錄畵): 전쟁부터 갖가지 행사 장면까지, 그림으로 남긴 기록

1) 능행도(陵行圖) / 2) 해진도(海陣圖거북선행렬도·팔사품도(八賜品圖) / 3) 동래부사순절도(東萊府使殉節圖)

16. 설화화(說話畵): ‘이야기읽기의 즐거움

1) 효자도(孝子圖) / 2) 춘향전도(春香傳圖구운몽도(九雲夢圖) / 3) 고사인물화(古事人物畵)

17. 도안화(圖案畵문자도(文字圖): 행운을 담은 문양들

18. 지도화(地圖畵): 지도와 어우러진 그림

19. 혼성도(混成圖): 다양한 그림의 결합, 용도도 기법도 자유롭게

20. 춘화도(?): 남녀 간의 성, 조화와 금기 사이에서

21. 세화(歲畵) 외 기타 그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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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랍에서 꺼낸 미술관 - 내 삶을 바꾼 아웃사이더 아트
이소영 지음 / 창비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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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람회의 그림독서회 7월 도서

~~~ 얼마 전 독서모임에 들어가게 되어서 너무 행복하다는 글을 남긴지 며칠 만에 또 다른 독서회에 가입하게 되었다. 부산도서관에서 전람회의 그림이라는 미술 관련 책을 주제로 하는 독서회를 운영하고 있었고 그곳에서 새로운 회원을 모집한다는 공고를 정말 우연히 보고 그냥 신청해 버렸다. 내가 사는 곳은 해운대구인데.. 저기는 서구... 화요일 오후 7시 모임을 저 먼 곳에까지 찾아가서 할 수 있으려나.. 평소 나는 먼 곳이어서 도전하지 못 했을 것이나 한 독서회에 들어가서 너무 행복했고 그런데다 부산도서관에 북토크 등이 있어 가보았더니 환승없이 지하철로 1시간 안 걸리니.. 오히려 우리집에서 부산역 가는 것보다 훨씬 편하고 나쁘지 않다는 생각에... 그리고 그래봐야 한 달에 한번이고 심지어 미술 예술 테마 도서인데... 이 기회를 우에 참나... 싶어 그냥 덜컥 신청해 버렸다.

... 7월은 바쁘구나.(언제는 안 바쁘리...) 처음 가는 모임이기에 경건한 마음으로 책을 샀다. ‘서랍에서 꺼낸 미술관’.. 이소영 님 책이다. 은근히 나 이소영 님 책 많이 읽었고 소장하고 있어. ‘위로의 미술관으로 처음 만났고 모지스 할머니와 칼 라르손 책도 아주 기분좋게 읽었고 책도 샀었다. 나는 은근히 그림 관련 책들을 참 좋아하는 편이다. 그림도 잘 못 그리고 섬세함도 없고 진득함도 없지만 그림에 대한 동경과 그림 잘 그리고 싶다는 소망이 넘쳐 그리기 강좌도 기웃기웃하는 편이고 그림 관련 서적도 소설만큼이나 많이 사는 편인 것 같다. (소설은 읽는것에 비해 많이 사지 않고 도서관에서 빌려 읽는 경우가 많은 편이기에 의외로 그림 책을 많이 사는 편이다. 특히, 나는 예쁜 책을 좋아하는데 이쁘고 소장하기에는 미술 관련 책이 좀 다르지 않은가.)

이소영 님 책은 참 예쁜 그림이 많아서 좋다. 그런데... 서술 면에서는... 아주 마음에 드는 편은 아니다. 뭐랄까 이야기를 하다가 만다는 느낌이랄까.... 하긴 소설이나 서사를 워낙 좋아하는 나이기에 다른 모든 분야에 소설가 분들의 글발을 바란다는 건 욕심이 지나친 부분이 없지 않으니... 암튼 이소영 님 책 다 좋다!!

 

이 책은 21개 장으로 구성되었는데 다른 책과 다른 점이 있다면 보통의 이런 그림 관련 서적은 유명한 작가와 작품에 대한 이야기가 대부분인데 이 책은 아웃사이더 아트’.. 정말 서랍에서 꺼내온 듯한 많이 알려지지 않은 작가들이 대부분이다. 내가 이 작품에서 아는 이는 루소 정도 일까... 나름 그림 책을 읽는다고 읽었는데.. 보면서 깜짝 놀랐다. 백인 남자, 강대국 중심의 작가들 이야기 정도만 알고 있었는데 이렇게 세상에는 다양하고 다채로운 예술의 세계가 펼쳐지고 있었구나... 읽는 동안 굉장히 반성도 많이 했고 정말 공부를 많이 하고 싶고 여러 가지 면에서 나의 세계를 넓히고자 하는 욕구를 던져 주어서 굉장히 자극이 많이 되고 좋은 시간들이었다.

단점이라면, 20명이 넘는 작가들을 소개하다 보니... 뭔가 더 알고 싶은데 뭔가... 짧다... 작가 들을 좀 줄이더라도 더 많은 작품이나 그들의 이야기가 실렸으면 좋겠는데 하는 아쉬움이 일었다.

근데...여기 나온 작가들 대부분 너무나 삶이 행복하지 못 했고 심지어 뒤틀리고 고통스러운 삶들이 많아서...너무 안타깝고 마음이 아팠다. 나는 예전부터 아픈만큼 성숙해진다.’ ‘고통 속에서 승화된 예술그런 이야기들을 싫어했다. 안 아프고 안 성숙해도 좋고 대단한 예술이 나오지 않아도 좋으니 개인의 삶에서는 안온하길... 평온하길.... 바라고 싶거든.

 

여기에 많은 작품들과 작가들이 나오는데 정말 기괴하고 독특하고 다채롭고 고통스런 삶을 산 이들이 많았고 그런 와중에 너무 걸작을 남긴 경우가 많았는데... 독서모임에서 이 책에서 어떤 작가의 삶이 인상깊었고 소장한다면 어떤 작품을 가지고 싶은가 이야기를 나눴는데.... 너무 인상깊은 작가들이 많았고 멋진 작품들이 많았지만.... 나는 여기서는 사실 아주 소장하고픈 작품들이 없었다. 나는 심심하고 해맑은 작품들이 좋다. 밑도 끝도 없이 그냥 보면 기분 좋아지는 그림을 좋아하는데.... 유명하지 않아도 순수하고 해맑고 단순한 작품을 좋아하는 것 같다. 암튼, 덕분에 나의 세계가 넓어진 너무나 행복했던 읽기...

 

그림 관련 책은 역시.. 사서 봐야해. 소장해서 행복한 독서.. 이만 총총.

 

출판사 리뷰

여태껏 경험해보지 못한 매력

삶 자체가 뿜어내는 진심어린 예술

 

이 책은 총 421개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1내 삶을 바꾼 아웃사이더 아티스트들은 잊힌 화가들에게 빠져들게 된 순간순간에 관한 기록이다. 여기에는 전세계적 거장 반열에 들지만 사후에 조명을 받은 앙리 루소(Henri Rousseau), 나치의 수용소에서 아이들에게 그림을 가르치다 가스실에서 생을 마감한 프리들 디커브랜다이스(Friedl Dicker-Brandeis), 정치범으로 구속되었음에도 작품활동을 이어나간 실뱅 푸스코(Sylvain Fusco), 1차대전의 피해 속에서도 자기의 사랑을 판타지로 표현해낸 알로이즈 코르바스(Aloise Corbaz), 정신분열증을 작품으로 승화시킨 아우구스트 나터러(August Natterer), 살아생전 한명의 청소부에 불과했지만 어마어마한 작품세계를 남겨놓고 간 헨리 다거(Henry Darger)가 포함된다. 특히 강제수용소에서 본인의 신념에 따라 어린이들을 가르친 디커브랜다이스는 미술 교육인인 저자에게도 본보기가 되는 인물이다. 책 본문에는 수용소에서 아이들이 그린 작품도 소개하고 있는데, 그들의 순진무구한 화폭이 역사의 참상을 더욱 아프게 느끼게 한다. 아웃사이더 아트를 대표하는 작가인 헨리 다거의 작품세계도 눈여겨볼 만하다. 그는 현실을 반영하고 시대를 기록하는 것에서 나아가 작은 방에서 하나의 세계를 창조해내는데 이러한 무궁무진한 상상력 또한 정규교육의 틀에서는 이루어지기 힘들었던 아웃사이더 아트의 힘이다.

 

2독특한, 괴이한, 불가해한, 그래서 매력적인은 여태껏 경험해보지 못한 아웃사이더 아트의 매력을 가장 잘 느낄 수 있는 곳이다. 영혼을 기록하는 장치라며 유행한 플랑셰트를 이용해 작품을 그린 조지아나 하우튼(Georgiana Houghton), 태어나서 단 한마디의 말도 하지 않았던 침묵의 작가 헨드릭 아베르캄프(Hendrick Avercamp), 퀸의 보컬 프레디 머큐리가 사랑한 화가 리처드 대드(Richard Dadd), 평생에 걸쳐 자기의 궁전을 완성한 페르디낭 슈발(Ferdinand Cheval), 역사상 가장 의미가 깊은 자화상을 남김 파울라 모더존베커(Paula Modersohn-Becker), 영화로도 삶이 조명된 작가 세라핀 루이(Seraphine Louis)의 이야기가 들어가 있다. 특히 저자가 끝까지 집필을 어렵게 한 리처드 대드는 살인자다. 프레디 머큐리가 노래로 탄생시킨 그림(본문 94)을 보며 작가는 이 그림을 아름답다고 할 수 있을지되묻는데, 독자들도 아름답고도 정밀한 묘사 앞에서 그 질문에 붙들리는 경험을 하게 된다. 세상을 떠난 이에 대한 그리움을 담아 영혼과 함께작업을 한 조지아나 하우튼도, 사랑하는 사람을 떠나보낸 이들이라면 그 마음과 작품을 이해하게 된다.

 

이미 시작되어 성큼 다가온

사라진 화가들의 반짝이는 귀환

 

3새로운 이 이끄는 길은 새로운 길을 개척해낸 선구자적 작가들의 이야기다. 색깔이 다른 두 바다가 만나는 곳에서 태어나 수많은 예술가와 교류한 아나 앙케르(Anna Ancher), 동물의 사체를 난폭하게 그려댄 카임 수틴(Chaim Soutine), 세 아이를 키우며 어마어마한 콜라주 작품을 남긴 앤 라이언(Anne Ryan), 사후에 8천여점의 방대한 작품이 발견된 루마니아 현대미술의 아버지플로린 미트로이(Florin Mitroi), 그리고 로봇이라는 말을 처음 만들어낸 형제 요세프·카렐 차페크(Josef·Karel ?apek). 이 작품을 알게 되는 것만으로도 이 책의 가치는 충분한데, 그만큼 표현이나 기법 면에서 보는 이의 감탄을 자아낸다. 특히 정치적인 탄압을 받은 카임 수틴이나 차페크 형제의 이야기는 한편의 소설을 읽는 듯이 빠져들게 되며, 그 이야기와 함께 작품을 접하면 새로운 예술적 심미안이 탄생하는 듯한 경험을 하게 된다.

 

4그리고 그들이 내 곁으로 돌아왔다는 이미 대세가 된 아웃사이더 아트의 면면을 소개한다. 흑인 최초로 뉴욕 현대미술관에서 개인전을 연 윌리엄 에드먼슨(Willam Edmondson), 아웃사이더 아티스트의 마스터빌 트레일러(Bill Traylor), 거리의 예술가에서 미술 수집가들의 로망이 된 루이 비뱅(Louis Vivin), 노예제와 전쟁이라는 참상에서도 예술혼을 피워 올린 호레이스 피핀(Horace Pippin), 죽은 지 70년 만에 개인전을 연 위니프레드 나이츠(Winifred Knights), 새로운 추상예술의 창시자 호아킨 토레스 가르시아(Joaquin Torres Garcia)는 이미 전세계가 환호하는 예술가들이며, 국내에도 조금씩 소개되어왔다. 최소한의 작업만으로 자연에서 예술을 찾은 에드먼슨의 조각이나, 거리의 삶에서도 행복을 찾아낸 빌 트레일러의 이야기는 지금도 우리에게 충만한 따뜻함을 제공한다. 그리고 이 챕터에 등장하는 피에트 몬드리안, 마르셀 뒤샹 등 이미 고전이 되어버린 작가와 관련된 소소한 일화를 읽는 것도 빼놓을 수 없는 재미다.

 

하찮은 예술도, 하찮은 삶도 없다

우리 모두가 품고 있는 위대함에 대하여

 

서랍에서 꺼낸 미술관사라지고 있다는 불안감에 대해 이야기하는 듯하지만 결국은 시작에 대한 기대를 품게 만들어주는 책”(추천사, 배우 소유진)이다. 이는 이 책에 등장하는 예술가들의 화려한 귀환 덕분이기도 하지만, 그보다는 평범한 우리 또한 위대함을 품고 있다는 희망을 갖게 하기 때문이다. 저자는 도입부에서 자신의 삶이 소멸되는 것이 두려운 모든 사람들을 위해 이 책을 썼다고 밝혔다. 저자 스스로 아웃사이더들을 통해 위로와 치유를 받았고, 자존감을 높인 경험을 했기 때문에 할 수 있는 말이다. 여기 적힌 스물한명의 이야기를 따라 읽은 독자들이 저마다의 외로움이 치유되는 경험을 하게 되는 이유도 이와 동일할 것이다.

 

미술 관련 책이 쏟아져 나오는 지금 이 책의 존재는 더욱 빛을 발한다. 단순한 지식 나열에 그치지 않는 삶에 대한 통찰과 사라진 이들을 복원하려는 따뜻한 마음이 깊숙한 곳에 자리 잡고 있어서다. 그렇기에 이 책은 각광받는 새로운 지식을 담은 미술 교양서로서, 자기의 진솔한 경험을 담은 양질의 에세이로서, 또 위로가 필요한 모든 이를 위한 응원으로서 큰 의미가 있다. 저자는 다음과 같은 문구를 앞에 두고 책을 쓰는 내내 보았다고 한다. “하찮은 예술은 없다.” 그리고 이 책을 세상에 내놓으면서 더욱 힘을 주어 하찮은 예술도 없고, 하찮은 삶도 없다라고 말할 수 있게 되었다. 누구나 스스로 초라하게 느껴질 때가 있다. 바로 그때가 이 책이 품은 위로의 힘이 가장 빛을 발하는 때가 될 것이다. 우리의 삶을 하찮지 않은 무언가로 금세 변모시키는 힘을 이 책이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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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일기
황정은 지음 / 창비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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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부터 아껴 읽는 황정은 님의 글들... 신작 [작은 일기]... 창비에서 운좋게 이 책을 가제본으로 미리 받아 먼저 읽었다.

2021년 쯤인가? 작가 님의 [일기]를 사두고 읽지 않다가 최근에 읽었는데 너~무 좋았다.

이번에는 123.... 계엄으로 시작하는 글, 행동하는 작가 님... 일상과 사유로 쓴 일기를 쓸 수 없게 우리의 삶을 뒤흔들었던 그날부터 시작하는 글... 이렇게 현장감 있는 글을 동시대에 그것도 일찍 만나서 읽게 되어 영광이다.

너무나 당연했던 일상이 깨어지던 코로나를 겪은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너무나 당연했던 민주주의, 자유, 상식이 당연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걸 경험한 우리... 거의 집단 우울증에 빠져들었던 날들... 너무나 다른 사람들과 이해되지 않은 상황과 일련의 일들이 아무것도 하기 싫고 그냥 현실에서 도망치고 싶을 때 .... 그럼에도 이 세상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행동... 단념하지 말자고... 분노가 아닌... 슬픔으로 함께 하자던 작가 님의 글이 너무 위로되었다.

 

불안과 울분의 시기에도 필요했던 기록.... 사실 그 시간... 뉴스를 쳐다 보기가 싫었는데..

작가님의 기록과 기억... 그리고 그럼에도 세상을 사랑하게 만든 많은 사람들과 함께 한 시간들이 얇은 책이었지만 한번에 읽지 않고 사유도 하고 울분도 했다가 아까워서 쉬어 가며 읽었던 시간들...

 

감사한 글... 작가 님 아프지 말고 건강하게 이런 좋은 글들 많이 써주시길..

앞으로... 안온한 삶이 계속되길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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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 日記 - 황정은 에세이 에세이&
황정은 지음 / 창비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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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작고 얇은 책이다.

말 그대로 황정은 님의 첫 에세이란다.

소설을 쓰는 작가 님이 쉬어가면서 쓰는 글처럼 표현하셨지만 명확한 표현과 당시 상황을 기록하는 이야기들이 당시 코로나 시국이었던 시대 상황를 제대로 보여주고 일깨워 주면서 하나의 개인의 기록이 아닌 아주 중요한 사회 속 기록이 되었다. 깔끔한 기록 덕분에 나의 이야기도 생각이 났고 당시의 일들도 떠올랐거든.

그리고 내가 쓰고, 알고 있는 [일기]는 진짜 신변잡기나 감정... 만이 있었는데...(~해서 좋았다. 즐거웠다. 재미 있었다... 등등으로 나의 일기나 리뷰 등은 끝나지.)

작가 님의 [일기]는 정말 글이 너무 좋았다.

소소하고 잔잔한 일상도 좋았고 넷플릭스빨간머리 앤이야기랑, ‘민요상 책꽂이’... 너무 귀엽잖아.

누군가는 필사하기 좋다고 했고 문장이 너무 좋다고 했다. 정말 황정은 님은 진정한 작가시다.

시대 상을 적었지만 뉴스의 사실에만 머무는 건조한 글도 아니었고 감정에만 머물지도 않으며 주변 사람들, 주변 환경, 자연, 동물, 아이들에 대한 애정어린 시선이 있었고 행동하는 작가 님의 건강한 사회 참여로 읽는 이들에게 작은 일깨움을 주셨다. 따뜻하고 사랑스러운 글도 많았고..... 너무나 아픈 이야기도 있었다.

 

작지만 한번에 읽어 내기가 아까워 곱게 다루며 귀하게 읽었다.

 

기록해야지... 기억해야지... 읽으며 치유 받고 이상하게 정화되었던 시간이었다.

감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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