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리메꼬‘
하나쯤 갖고 싶긴 하지만... 넘 비싸다! ㅠ


우리 숙소, 아리 하우스가 위치해 있는 ‘디자인 디스트릭트‘는 유네스코가 세계 디자인 수도로 지정한 헬싱키에서 절대 놓치고 지나가서는 안 되는 곳이다. 그야말로 ‘핀란드 디자인의 보고‘라는 말이 가장 어•울리는 곳이라고 생각한다. 영어로 된 안내문에서도
‘gems‘라는 비유를 사용하고 있으니 말이다.

오전에는 이 디자인 디스트릭트를 무작정 돌아다니기로 했다. 걷는 내내 핀란드 특유의 조용한 활기를 느낄 수 있었다. 공예, 가구, 패션, 갤러리뿐만 아니라 서점, 소품 숍, 앤티크 숍까지 분야를 막론한 다양한 디자인 상점들이 즐비해 있어서 이곳의 골목을 그저 발길따라 걷는 것만으로도 ‘내 눈이 이런 호사를 누려도 되나?‘ 하는 생각이 저절로 들었다. - P332

마리메꼬에는 여러 유명한 패턴이 있지만 그 중에서도 시그니처라고 할 수 있는 패턴은 역시 우니꼬였다.
마리메꼬의 창립자인 아르미 라티아는 실제 꽃의 진정한 본질을 인쇄물로는 충실하게 담아낼 수 없다고 믿었고 그 정신을 담아 디자이너인 마이야 이솔라가 꽃의 사실적인 표현보다는 꽃의 감각을 추상화해서 개발한 디자인이 바로 우니꼬라고 했다. - P333

나 역시 이 우니꼬 패턴을 좋아해왔다. 옷을 산 건이번이 처음이지만 지난 여행에서 에코백을 샀었고 그외에도 여러 접시, 컵, 앞치마 등의 주방용품에 우니꼬가 그려진 것을 사용하고 있었다.
우니꼬가 대체 왜 이렇게 좋을까?
핀란드 사람들은 대체로 무표정한 편이지만, 그 대신 내게는 우니꼬가 아주 크게 웃는 표정처럼 느껴진다. 우니꼬는 주로 밝고 경쾌하고 눈에 띄는 컬러를 쓰곤 하는데 때로는 채도를 쫙 뺀 톤 다운된 컬러일 때도 있다. 하지만 그럴 때에도 역시나 비대칭적으로 활짝 펴진 그 꽃 이파리들이 각기 다른 크기를 하고 늘어선 특유의 패턴을 보고 있노라면, 여러 사람들이 와글와글 모여 저항없이 와하하하! 소리를 내며 아주 크게 웃고 있누 소리가 들리는 것만 같다 - P333

예진이와 내가 계속 "이건 여기에서 입어야 한다"라는 말을 한 이유는, 이 도시에서 우니꼬로 대표되는 마리메꼬를 입은 사람들을 정말 많이 볼 수 있어서였다.
여행을 하다 보면 아주 적게 잡아도 최소 하루 다섯 명은 보게 된다. 그렇다고 해서 모두의 패션이 비슷하고획일적이라는 건 절대 아니다. 오히려 그 반대에 가까웠다. 이 도시에서 자국의 브랜드가 다루어지는 양상이 무척이나 특이했다. - P334

마리메꼬는 강렬한 패턴과 컬러를 사용하기 때문에 ‘조용한 브랜드‘는 결코 아니다. 마리메꼬를 입으면 누가 봐도 ‘나 마리메꼬를 걸쳤다!‘ 티가 나게 되는 것이다. 가격이 합리적이지도 않다. 내가 산 롱 스커트도 할인을 받지 않은 정가는 50만 원 가까이 되고 소매 없는 면 원피스가 60만 원 정도로 비싸다. 가방 중에는100만 원에 가까운 것도 있었다. 럭셔리 명품까지는 아니지만 상당히 고가에 속하는 브랜드인 것이다. - P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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