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화길 작가의 작품은 《다른 사람》을 읽었다.
그다지 인상적이지는 않았다고 기억하는데
4 년만의 신작이라길래...
요즘은 소설이 눈에 안들어오고
스토리에 집중이 안된다. ㅠㅠ
6개월째 매일 수영을 다녔는데 내 욕심이었나 싶다.
체력을 키우고 싶은 욕심과 주 이틀로는 아무래도 늘지 않는 수영실력에 지쳐 열심히 매일 가면 좀 늘거 같은 생각에 그리했던건데... 아니었다!
체력은 안 늘고 - 아 수영은 평영빼고 나름의 성과는 있었다 - 근육도 안 늘었고 오히려 몸무게만 줄었다. 그래서 더 힘든거 아닌가 싶어 다음 분기엔 주 3일만 등록했다. 조금 여유를 가져보기로 했다. 시간적으로도 그리고 체력소모도 줄여보자는 목적으로 ~~
일단 빠진 체중을 좀 늘려야하는데 꾸역꾸역 한숟가락 더 먹는게 진짜 힘들다.
근데... 수영을 하면 키가 크나?
처음 들었다 ㅎㅎ

프롤로그
교복 이야기부터 하고 싶다.
열다섯 가을, 살이 찌기 시작했다. 그리고 20센티미터 넘게 자랐다. 지금 생각해도 꽤나 황당한 일인데, 정말로 단 몇 달만에 그렇게 됐다. 조짐이 없었던 건 아니다. 그래. 분명히 있었다. 언제부터인가 가슴에 멍울이 지며 통증이 일었고, 밤마다 종아리가 저렸다. 무릎과 허리가 아팠다. 그러더니 어느날 갑자기 눈높이가 달라졌다. 어른들을 볼 때 더 이상 고개를 들어올릴 필요가 없었다. 그들은 그냥 내 앞에 있었다. 처음부터 그렇게 작았던 것처럼. - P11
첫눈이 왔다. 나는 초경을 했다. 그날부터였다. 급속도로 살이 찌기 시작했다. 몸의 부피 자체가 달라졌다. 두툼하고 풍만하게, 길고 거대하게. 이전까지나는 149센티미터 언저리를 겨우 웃돌던 빼빼 마른 여자아이였다. 그래서인지 보는 사람마다 걱정 아닌 걱정을 내비치며부모님에게 이런저런 잔소리를 했다. "저렇게 작아서 어쩌려고 그래? 한약이라도 먹여야 하는 거 아냐?" 그 말들이 신경쓰였던 건지, 아니면 본인들도 걱정이 되기는 했던 건지, 초등학교 6학년이 되자마자 부모님은 갑자기 나를 수영 강습에 보냈다. 성장판을 자극하는 데는 수영만 한 운동이 없다는 조언을 들은 모양이었다. 우리 집 형편치고는 꽤 큰 투자였는데, 불행히도 효과가 없었다. 나는 1센티미터도 자라지 않았다. ... - P12
갑자기 이런 말을 하는 게 좀 그렇지만, 사실 내 부모님, 이수지와 박이환은 마음이 잘 맞는 부부가 아니었다. 그들은 자주 싸웠고, 무슨 일이 생기면 아주 쉽게 서로를 탓했다. 나를수영장에 보낼 때도 그랬다. 엄마는 돈을 더 들여서 개인강습을 시켜보자고 말했고, 아빠는 운동은 단체로 함께 배우는 거라며 말도 안 되는 소리 하지 말라고 했다. 두 사람은 옥신각신거리다 짜증을 내며 거의 동시에 서로에게 이렇게 외쳤다. "그래서 쟤 키 안 크면 누가 책임질 거야. 네가?" 하지만 그해 어느 주말 아침, 내가 곰처럼 거대한 몸을 이끌고 거실로 나갔을 때, 나는 이수지와 박이환에게서 처음으로똑같은 표정을 봤다. 그래. 단 한 번도 마음이 일치해본 적 없는 두 사람에게서 같은 얼굴을 봤다. 질린다는 표정. 조금 무섭다는 얼굴.
이렇게. - P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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