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일의 기쁨과 슬픔>,<연수>,<달까지 가자>에 이어 네번째 만나는, 장류진의 에세이 작품이다.

이달 초 엄마와 튀르키예 여행을 다녀오고 단단히 병이 나서 몸이 너무 많이 축나 버렸다. 기력을 회복하는 동안 책읽기에 대한 동력을 상실해 버린 느낌으로 지낸 시간이었다. 책도 사고 빌려다 놓았는데 당최 의욕이 생기지 않았다. 집중을 할 수가 없어 차라리 대놓고 딴짓에 열중했다.

그 딴짓이란...
잔디밭 사이와 정원의 꽃과 나무들 사이 잡초도 열심히 제거하고 꽃이 지고나서 훌쩍 커버린 연산홍들 대거 전지작업하고 나니 작은 정원이 아주 깔끔하고 시원해져서 보기에 좋다.
몇 그루 되진 않지만 수국이 만개했다. 6월은 수국의 계절이라는 말에 어울리게 작년에 심었던 수국이 키도 두 배 이상 자랐고, 퉁퉁한 아들 얼굴보다 더 크게 꽃을 피웠다. 지금 우리 마당의 대표 얼굴이다. 오며가며 매일 들여다보고 사진 찍어 기록을 남긴다. 소소한 즐거움이지만 한편으론 하얀 수국 얼굴이 어찌나 크고 탐스러운지... 뿌듯함을 만끽하기에 알맞게 몹시 어여쁘다고 매번 생각한다.

작년에 만들었던 작은 화단들에 꽃은 빈약하고 듬성듬성 빈자리가 많아 잡초가 무성해지려했는데 지피식물을 심으면 잡초번식을 막을 수 있다며 수영장 친구에게 나눔받은 보라색 아주가를 3-4포기 심었었다. 처음에 어이없을 정도로 빈약하던 녀석들이 빈틈없이 빽빽하게 번식을 해서 오히려 솎아내주기까지 했다. 어찌나 세력확장을 잘하는지 아주 깜짝 놀랐지 뭔가... 무서울 정도다. 덕분에 잡초는 확실히 잡은 거 같다.^^

아주가, 돌나물을 솎아내어 올 봄 조성한 대문 옆 화단으로 몇 포기 옮겨 심어 주었다. 내년에 얼마나 세력을 확장하게 될지 ... 기대해 본다.

엄마와의 튀르키예 여행은 고난 그 자체였다.
여행을 누구와 가느냐 하는 문제가 더없이 중요한단걸 실감했다. 친구들과 다시 여행가고 싶다.
친구들과 온 여행이었다면 지금 얼마나 즐겁고 신났을지 매번 생각한 여행이었다. 그럼에도 다시 새로운 여행을 꿈꾸는 나여~~
이번엔 핀란드?
그건 아니지만... 언젠간 나도 갈수 있으려나
꿈꾸면 이루어지지 않으려나...^^
대학시절, 핀란드 교환학생으로 한 학기를 보내고 들아왔고, 그 후 핀란드에 대한 강렬한 열망을 품고 또다시 그때 그 시절의 친구와 리유니언 여행을 다녀온 이야기가 흥미롭게 전개된다.

아직은 초반이지만... 핀란드라는 다소 생소한 이 나라가 왜 그리 좋고 자꾸 가고 싶은 곳이 된 건지
너무 궁금하다.


2023년 7월 13일 오후 5시. 나는 새로 장만한 새하얀 캐리어를 끌고 신나는 음악을 들으며 인천공항 출국장에 들어서고 있었다. 귓가에 흘러나오는 노래는나의 오랜 친구 예진이가 보내준 ‘2000년대 추억의 팝‘ 유튜브 재생목록이었다. 레이디 가가의 <Poker Face〉<Paparazzi>, 브리트니 스피어스의 <Piece of Me〉<Gimme More>, 리한나의 <Umbrella> 등을 연달아 듣고 있자니 나도 모르게 어깨가 들썩였고 발걸음도 까불대며 리드미컬해졌다. - P20

이 노래들의 공통점은 2008년경 미국에서 발매되어 널리 사랑받은 노래라는 것이다. 그전까지의 나는 팝에 대해 잘 몰랐지만 그 무렵 유행한 곡들만큼은 너무나 익숙했다. 대학교 3학년이었던 2008년 당시 내가해외에 체류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그게 미국인 건 아니었고…………… 좀 생뚱맞지만 핀란드였다. - P21

그 후로 15년이 지난 지금, 나는 그때 핀란드에서 만나 인연을 이어온 내 친구 예진이와 열흘간의 여행을앞두고 있었다. - P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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