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NATOLIA-3
KONYA

2주 후로 다가온 튀르키예 여행 때문에 그렇겠지만
뭔가 모르게 마음이 바쁘다. 여행 가기 전부터 폭풍 쇼핑을 거의 끝내고 이제 조금 여유가 생겼다.
매일 이스탄불과 안탈리아 지방 즐겨찾기 해놓고 날씨를 보고 있는데 튀르키예와 우리나라는 거의 같은 위도여서 기온이 비슷하지만 약간 낮은 듯하다. 얇은 긴팔과 블라우스, 바람막이 점퍼, 반소매, 아이스블루 진, 진청, 그레이진, 스커트, 베이지 면바지 등등을 준비해 놓고 이렇게 저렇게 코디해보고 있다. 여행 일정이 9일이나 되기 때문에 다양하게 준비하고 있다. 이스탄불과 지중해에 면한 안탈리아 지방은 기온이 약간 차이난다.
나의 여행일정과는 반대로, 그리고 계절도 겨울인지라 아예 책을 거의 거꾸로 읽고 있는데
그게 맞는 거 같다.
콘야에서는 메블라나박물관만 책과 겹쳐서 좀 아쉽다...


메블라나 루미의 도시
-메블라나 박물관-

콘야의 역사
콘야에 도착한 날 아침 창문의 커튼을 걷자 바로 앞에 커다란 모스크가 보였다. 어젯밤에 자는 동안 큰소리에 놀라 깼는데 아마도 무에진Müezzin이 새벽기도를 알리는 에잔Ezan 소리였나 보다. 이렇게 가까이에 모스크가 있었으니 크게 들릴 만도 했다. 그러고 보니 한 달 넘게 튀르키예를 여행하면서 에잔 소리를 별로 의식하지 못했던 것 같았다. 그런데 새벽의 에잔 소리는 메아리가 울리듯 계속 이어져 좀 특별하게 들렸다.
그 울림이 에잔의 도시, 모스크의 도시에 온 걸 환영해주는 것 같았다. - P172

중앙 아나톨리아 고원의 남서쪽에 위치한 콘야konya는 튀르키예에서 가장 큰 면적을 가진 주(州)이면서 일곱 번째로 인구가 많은 도시다. 신석기 유적지 차탈회위크 Cerealhoyak 가 근처에 있는 것으로 보아 역사적으로 오래 전부터 인류가 거주했음을 알 수 있다. 그후 히타이트와 프리기아 왕국을 거쳐 리디아, 페르시아, 알렉산드로스의 침략을 차례로 받다가 끝내 로마 제국의 지배를 받게 되는데, 이때는 ‘이코니움‘conium‘이라고 불렸다. - P173

메블라나 박물관

모스크를 나와 메블라나 박물관으로 향했다. 두 모스크 사이에 있는 긴 담을 한참 돌아 박물관 입구로 갔다. 당연히 입장료가 있는 줄 알았는데 간단히 소지품 검색만 하고 입장했다. 박물관 앞에는 아담한 크기의 정원이 있었다. 원래 셀주크조 술탄의 장미 정원이었는데 루미의 아버지가 세상을 떠난 후 그의 묘지가 되었다. 그리고 루미도 사망 후에 아버지 곁에 함께 묻혔다. 계절이 겨울이니만큼 정원의 꽃과 나무들은 한껏 움츠려 있었다. 구경하는 사람들도 추위를 타기는 마찬가지였는데, 손이 시리고 입에서는 하얀 입김이 나왔다. 어제까지만 해도 따뜻한 지중해에 있었는데 내륙 분지인 콘야의 추위가 이렇게 매서울 줄은 몰랐다. - P176

메블라나 박물관 Mevlana Müzesi은 원래 메블라나의 영묘와 함께 메블레비교단의 테케가 있던 곳이었다. 1273년 메블라나가 죽은 후 그의 절친한친구이자 후계자인 후사멧딘 첼레비 Hüsameddin Celebi는 메블라나를 따르는 ‘메블레비‘의 수장이 되었다. 그가 메블라나의 영묘를 지었다. 후사멧딘 첼레비가 사망한 후에는 메블라나의 장남인 술탄 왈라드Sultan Walad가 유지를 이어받아 교단을 조직해 오늘에 이르고 있다. - P176

메블라나의 묘를 직접 보니 감동적이었다. 하지만 소박한 묘일 것이라 기대했는데 영묘가 좀 화려해 보였다. 물론 후대가 꾸민 묘소이겠지만 평소 그의 성품과는 어울리지 않는 듯했다. 메블라나도 생전에 아버지의 영묘를 지으며 사람들에게 "하늘 돔보다 더 웅장한 것을 지을 수없으니 신경 쓰지 말라."고 말했다고 전해진다. 그만큼 묘소에 의미를89두지 않았다. 하지만 메블라나의 아들 술탄 왈라드는 메블라나의 무덤위에 영묘를 지으려는 사람들의 소원을 받아들였다. - P177

흥미롭게도 박물관의 상징물인 초록색 돔은 메블라나 관 바로 위에 설치되었다. 메블라나가 세상을 떠난 후 120여년이 지난 1397년에 녹색타일로 덮인 16면의 원뿔형 돔이 만들어졌다. 그후 영묘는 초록색 돔을 의미하는 ‘쿱베이 하드라 Kubbe-i Hadra‘라는 
이름을 갖게 되었다. 이 쿱베이하드라는 오늘날 콘야를 대표하는 상징물이다. - P1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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