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장 유리에 비친 모습~~

북극의 여름 저녁 하늘에 나타난 뒤집힌 배 한척!
그 배는 당시에 수평선 너머에 있었다는 사실이 나중에 밝혀졌다. 정말 놀라운 일이 아닐 수 없다.
가끔 이렇게 기이하고 재밌는 글들을 만날 때
너무 행복하다.
캐슬린 제이미의 에세이..
그래서 더 좋아한다.




한쪽은 바다, 한쪽은 들판. 멍하니 풍경을 바라보다 정신을 차리니 반짝이는 바다가 내 창문에 떠올라서 검누런 들판에 겹쳐져 있었다. 그 광경은 금세 사라졌지만 잠시 후 다시 번쩍 나타났다. 땅 위에 은색으로 뻗은 바다. 하지만 몇 초 만에 다시 사라졌다. 나는이 현상이 신기해서 허리를 세우고 앉았다. 왼쪽의 들판이 소나무숲으로 바뀌었는데, 기차가 약간 기울자 바다가 다시 유리에 비쳤고
이번에는 나무들 위쪽에 상이 맺혔다. 눈에 힘을 주면 바다와 나무가 동시에 보였다. 그리고 배도 있었다! 창백한 유조선이 소나무 숲 위쪽을 유유히 항해했다. - P161

<가짜 신부>도 있지만, 하늘에 뜬 배는 나에게 다른 것을 연상시켰다. 윌리엄 스코스비의 글이다. 스코스비는 포경선 선장이자, 포경선 선장의 아들이었다. 그는 열두 살 때부터 여름마다 아버지와 함께 북쪽으로 갔고, 스물한 살에 자신의 배 ‘배핀 호‘를 지휘했다. 하지만 스코스비에게 고래 살육은 지루한 허드렛일이었고, 그가 더 큰 관심을 가진 것은 과학과 발견이었다. 그는 1822년에 북쪽을 항해하면서 여러 지도를 만들고 그린란드 동쪽 해안에서 마주친 이상한 현상들을 자세히 기록했다. 눈송이, 굴절, 무지개, 
신기루에 대한 글이었다. - P162

7월의 어느 화창한 날, 바람이 가볍고 대기의 굴절률이 높을 때 스코스비와 선원들은 놀라운 광경을 맞닥뜨렸다. 하늘에 배 두 척이 뒤집힌 모습으로 나타난 것이다. 그는 그 배들을 알았고, 그것들이 눈으로는 볼 수 없는 15킬로미터 너머의 거리에 있다는 것도 알았다. 그로부터 2주일 뒤에 그 현상이 다시 나타났다. 북극 여름 저녁의 투명한 하늘에 배 한 척이 나타났다. 뒤집혀 있었지만 그 모양이 너무도 선명해서 돛 하나하나가 뚜렷이 보였다. 그는 그 배에 아버지의 배 이름을 따서 ‘페임 호‘라는 이름을 붙였다. 그 배는 당시에 수평선 너머에 있었다는 사실이 나중에 밝혀졌다.
수평선 너머를 볼 수 있다니 놀랍지 않은가.
나의 배는 뒤집히지 않고 나무들 위를 항해했다. - P162

메리 스코스비는 남편이 그린란드를 탐험할 때 죽었다. 그가 하늘에 뜬 배를 목격한 그 항해였다. 그는 9월에 배핀 호를 이끌고 머지 강에 들어선 
뒤에야 그 소식을 들었다. 작은 보트가 그의 배로 다가올 때 이미 심상치 않은 기미가 있었다. 배가 가까워지자 보트는 돛을 내리고 승선한 친구들이 모두 침묵했다. - P164

이제 오른쪽에 다시 북해가 나타나고 정박해 
있는 배들이 보였다. 수평선 너머의 석유 굴착 시설과 관련된 배들이었다. 나는 그 배들도 비쳤으려나 얼른 창문을 보았지만 때는 정오였고 빛은 바뀌어있었다. - P1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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