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근길 지하철]
˝우리도 사람이다. 우리도 존엄하다. 더 이상 우리를 그냥 없는 사람인 것마냥 취급하지 마라.
우리의 존재는, 우리의 생명은 ‘비용‘보다 더 소중하다.˝(97쪽)

그런데 장애 인식 개선이란 것도 다양한 방식으로 가능한 거예요. 아주 온화한 방식의 장애 인식 개선 교육이란 건 관계의 변화를 만들어내는 데 조금씩 기여하기도 하지만, 어떻게 하느냐에따라 관계의 변화를 도리어 방해할 때도 있죠. - P96

특히 그냥 ‘장애인들을 당신들 일상에 편입시켜 주세요. 우리도 알고보면 착한 사람입니다‘라는 방식으로 이뤄지면, 도대체 거기서 어떤 관계의 변화가 생기겠어요? 누군가를 차별하고, 누군가의 권리를 아예 쌩까버리는 사회는 그대로 남아 있는데. 시스템의 문제가 뭐인지 정확히 파악하고 그걸 바꾸지 않은 채로, 그냥 선한 사람만 많아진 사회에 편입이 되면요, 오히려 장애인에 대한 동정과 시혜 정신만 더 강화되어버릴 수도 있는 거거든. 구조가 계속 권리의 공백을 만들어내고 있는데, 그걸 착한 개인이 계속 메꿔나가게끔 만들어버리는 거지. - P96

저는 그래서 그럴 바에는 우리가 지금의 일상을 딱 막아버리고서 우리 존재를 이 사회에 각인시켜가는 게 이 시스템 자체에 문제 제기를 하는 데 훨씬 효과가 클 거라고 봐요. 당신들이 당연한 것처럼 일상을 누리는 동안, 이렇게 비참하게 살아가는 사람들도 있다. 우리도 사람이다. 우리도 존엄하다. 더 이상 우리를 그냥 없는 사람인 것처럼 취급하지 마라. 우리의 존재는, 우리의 생명은 ‘비용‘보다 더 소중하다. 이걸 우리 존재를 드러내면서, 그렇게 이 피 묻은 일상을 멈춰가면서 아주 직접적으로 보여줘야 하는거죠. - P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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