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는 오랫동안 사색에 잠겼고 점차로 두려움에 사로잡혔다가 끝내 자신의 운명을 받아들였다. 신경이 느슨해지자 깜빡 잠이 들었다. 의자에 앉은 채로 쿠션에 한쪽 볼을 대고서 임박한 노령의 꿈속으로 빠져들었다. 그날이 그날인 매일이 그려졌고, 샤를로트 플루와 마주한 삶이 보였다. 세월을 단축시키는 뿌리 깊은 경쟁심과, 성숙한 여인에게 먼저 코르셋을, 이어서 염색을, 마지막으로 섬세한 레이스 속옷을 포기하게 만드는 품위 없는 무기력이 오래도록 지속되는 삶이. 그녀는 노인의 사악한 쾌락을 미리 맛보았는데 그것은 비밀스러운 투쟁, 누군가를 죽이고 싶은 욕구, 그리고 오직 한 존재, 세상의 오직 한 지점만을 남기는 재앙에 대해 끊임없이 되살아나는 강렬한 희망에 불과했다. 그녀는 새벽녘과 같이 불그스름한 해거름의 빛 속에서 놀라며 깨어나 한숨을 내쉬었다. "아! 셰리..." - P160
하지만 그것은 더 이상 지난 어느 해의 거칠고 갈망하는 부름이 아니었고, 눈물도 아니었으며, 정신의 고통이 육체를 파괴하려할 때 온몸으로 고통스러워하고 들썩거리는 저항도 아니었다. 레아는 쿠션의 자국이 난 볼을 문지르며 일어났다. - P160
‘나의 가엾은 셰리... 생각하면 재미있어, 너는 쇠락한 늙은 연인을 잃음으로서, 나는 스캔들 급의 젊은 연인을 잃음으로서, 우리는 우리가 소유했던 세상에서 가장 명예로운 것을 잃었으니 말이야...? - P161
"아니, 아니, 집에서 쉬는 게 더 편할 거야. 어서 가, 아직 정오가 안 됐으니까 따뜻한 목욕물에 몸을 담그면 피로가 풀릴 거야. 가면서 찬바람도 좀 쐬고... 자, 여기 장갑... 아! 바닥에 모자가 떨어져 있네... 재킷 걸쳐, 바람이 찰 거야. 안녕, 나의 셰리, 잘 가... 그래… 샤를로트한테도 얘기하고..." 그녀는 그를 내보내고 문을 닫았다. 침묵이 그의 절망적인 헛된 말들에 종지부를 찍었다. 그녀는 셰리가 계단에서 부딪치는 소리를 듣고는 창문으로 달려갔다. 그가 현관 계단을 내려가 안마당에서 우뚝 멈춰 섰다. "다시 올라온다! 다시 올라온다!" 그녀는 두 팔을 번쩍 들어 올리며 외쳤다. - P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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