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글자도서]《트렁크 1》 김려령/창비
드라마 시리즈로 보다가 궁금했는데..
스토커 엄태성의 서사는 이런 거였구나!
아무튼 치졸하고 쓰레기 같은 잡놈이었어.
거기다 공감능력 제로 사이코였어!
무슨 일을 벌일지 알 수 없는 종자.
음.. 그런데 책보다 드라마가 훨씬 재밌는데?
드라마에서도 느낀 거지만.. 현재 남편인 정원의
전부인 서연. 참 지랄도 가지가지로 한다.
상무가 NM 정보팀에 의뢰한 결과를 보니 엄태성은 생각보다더 치졸했다. 요리나 꽃꽂이, 비즈공예처럼 주로 여자들이 듣는 강좌에서 작업했다. 상대적으로 남자가 적으니 쉽게 주목받았고, 같은 관심사로 접근이 용이했다. 자연스럽게 지방 축제나 등산을 함께 다니며 표적인 여자에게 은근한 친절을 보였다. - P42
그런 식으로 관계를 발전시킨 뒤, 사랑이 정점을 찍기 직전에 동업 얘기를 하는것이다. 조금만 더 가면 활활 타오를 것 같은 정열적인 시기다. 함께 타죽어도 좋을 공간이 더없이 간절할 때 여자의 주머니를 건드렸다. 여자는 제 돈을 모두 건네주고, 그가 둘만의 공간을 마련하길기다리는 것이다. 그가 치사하고 야비한 것은 사기금액의 일부를되돌려주는 행동이다. 대략 삼분의 일 정도를 들고 나타나 읍소했다. 사기를 당했다. 사는 집을 뺐다. 이러면 대부분의 여자가 다시그 돈의 반을 잘라 그에게 내밀었다. 사정을 아는 처지에 혼자 쓸 수 없다. - P42
돈으로 사랑을 밟지 않는 여자의 자존심이고 순정이다. 신고는 거의 없다. 제발 이렇게 착한 여자들은 그냥 두자, 씨발. 신고 접수된 것 말고도 얼마나 많은 여자가 아파했을까. 찰나도 함께하고 싶지 않은 남자다. 상무는 피해자들과 그를 싸잡아 비난했다. "병신들은 왜 이상한 데다 자존심을 거나 몰라." - P43
사랑하게 만들어놓고, 사랑하니까 병신 만드는 것. 상무가 말하는 게 무엇인지 안다. 나도 그런 여자들 이해되지 않는다. 그러나 조금 미련한 사랑을 했다고 병신으로 몰면 안되지 않나. 사기를 목적으로 접근한 사람을 무슨 수로 피하나. 욕하려거든 엄태성만 했으면 좋겠다. 어쨌거나 그들은 피해자들이니까. - P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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