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장 기상청에서는 날이 뜨거울 거라고 했다. 오보가 아니었다. 닷새 내내 천상에서는 태양이 지글거렸고 지상의 도시 런던도 부글부글 끓었다. 여름을 기다리던 사람들도 이제는 산들바람이 불어 숨 돌릴 틈이 생기기를 바랐다. - P11
엘런은 오로지 밤에만 서늘한 공기를 느낄 수 있었다. 정원에 물을 주면서, 석조 벽감에 앉은 채로, 미래를 내다보는 돌. 뜨거운 한낮에 빨아들인 열기를 밤에 돌려주었고, 엘런은 그 열기에서 무언가 인간적인 것을. 이를테면 필요할 때를 대비해 모아 둔 어머니의 애정 같은 것을 보았다. - P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