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게 여옥이처럼 어여쁜 여자아이라면, 잠시도 가만히 있지 못하고 다람쥐처럼 눈을 동그랗게 뜨고 노루처럼 단단한 종아리로 뛰어다녀야만 하는 여자아이라면 결국 갈 곳이라고는 남양의 지주 집 뒷방에 갇혀 사진기를 향해 수줍은 듯이 가슴을 풀어헤치는 그 첩과 같은 인생이거나 몸값을 받을 수조차 없는 처지인데도 마작들에게 끌려가 다시는
돌아오지 못하거나, 운이 아주 좋다면 용정의 술집에서 돈 많은 남자들을 농락하는 여인이 될 터였다. 혁명의 도리라는 건, 아마도 그런 처지의 자신이. 누구인지 그 여자아이들이 결국 깨닫게 되누 일을 뜻하리라. - P1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