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력서를 나는 아직도 쓰지 못했다.
나의 과거에 대해 거짓 없이 있는 그대로 쓴다는 것은 좀 껄끄러운 일이다. 크라우스는날이 갈수록 점점 더 못마땅한 시선으로 나를 본다. 그것은 내가 원하던 바다. 내가 좋아하는 사람들의 성난 모습을 보는 것이 즐겁다. 내가 아끼는 사람들에게 나의 다른 모습을 보여주는 것보다 더 기분 좋은 일은 없을 것이다. 그건 옳지 못한 일이기는 하겠지만 대담한 일이다. 그래서 내게 어울린다. 

나는 다소 병적인 것 같기도 하다. 예컨대 세상에서 내가 가장 좋아하는 사람을 화나게 하고, 나에 대한 좋지 않은 견해들을 잔뜩 갖게했다는 것을 끔찍하게 의식하며 죽음을 맞는 일이 이루 형언할 수 없을 만큼 아름답게여겨진다. 이것은 어느 누구도 이해하지 못할 것이다. 반항 속에서 아름다움의 전율을느낄 수 있는 자라면 이해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겁 없이 저지르는 행동, 어리석은 짓거리 때문에 비참하게 죽는 것. 

이것이 추구할 가치가 있는 것일까? 아니다, 분명코 아니다. 하지만 모든 것이 결국 천박하기 그지없는 어리석은 짓거리에 불과하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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