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 이누마 3단이 다섯 명을 이기면서 첫 시합은 끝났다. 다섯 번째 시합이 끝나자 백군의 승리를 선언 하고 이누마에게는 개인 우승의 은배가 수여됐다. 이것을 받으려 앞으로 나간 그의 얼굴에서는 이미 땀이 닦여 나갔지만 홍조를 띤 뺨에는 승리자의 상쾌한 겸허의 냄새가 풍기는 듯해, 혼다는 이렇게 젊은이다운 젊은이를 오랫동안 가까이서 본 적이 없었다. - P47
속옷 한 장 차림으로 폭포를 맞고 있는 세 젊은이가 모여있고, 그 어깨와 머리 위로 물이 부딪혀 사방으로 튀었다. 젊고 탄력 있는 피부를 때리는 물의 채찍 소리가 폭포 소리에 섞여 들고, 가까이 가면 붉게 달아오른 어깨 피부가 물보라 아래로 매끄럽게 비친다. 혼다의 얼굴을 보자 한 사람이 친구를 쿡쿡 찌르고는 폭포에서 떨어져 공손하게 머리를 숙여 인사했다. 폭포를 양보하려고 한 것이다. - P54
혼다는 그 무리에서 이누마 선수의 얼굴을 바로 알아보았다. 사양하지 않고 폭포로 향했다. 그 순간 곤봉으로 때리는 듯한 물의 힘을 어깨부터 가슴까지 느끼고는 곧장 물러나 버렸다. - P54
이누마는 쾌활하게 웃으며 돌아왔다. 폭포 맞는 법을 알려주려는 듯, 혼다를 옆에 두고 양손을 높이 올려 폭포 아래로 뛰어들더니, 일시적으로 흐트러진 물이 무거운 꽃바구니인 것처럼 손가락을 활짝 펴서 받들며 혼다를 보고 웃었다. - P54
그대로 따라 하며 폭포에 다가간 혼다는 문득 소년의 왼쪽옆구리를 보았다. 그리고 왼쪽 유두보다 바깥쪽, 보통 때는 팔 위쪽에 가려지는 부분에 작은 점 세 개가 모여 있는 것을 분명히 보았다. - P55
혼다는 전율하여 물속에서 웃고 있는 소년의 늠름한 얼굴을 바라보았다. 물 때문에 찡그린 눈썹 아래 연신 깜박이는 눈이 이쪽을 보고 있었다. 혼다는 기요아키의 작별인사를 떠올렸던 것이다. "또 만날 거야. 분명히 만나게 돼. 폭포 밑에서 " - P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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