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로 통하는 템스강의 직선 수로는 끝없이 이어지는 물길의 시작점처럼 우리 앞에 펼쳐져 있었다. 멀리 보이는 앞바다에서 바다와 하늘은 이음매도 없이 이어져 있었고, 그 빛나는 공간 속에서 조수를 따라 흘러온 바지선들의 그을린 돛은 니스 칠을 한 스프리트*를 반짝이며 뾰족하게 솟은 붉은 캔버스 천의 무리를 이룬 채 정지해 있는 듯 보였다. 안개가 깔린 낮은 강기슭은 바다로 평평히 뻗어가다가 사라지고 있었다.
*스프리트: 돛을 펴는데 쓰는 작은 園材 - P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