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의 시선을 감당할 준비를 하고서 얼굴을 들었다. 역시, 변함없는 시선이 기다리고 있었지만, 이번에는 외면하지 않았다. "감독님은 작품에서 리얼을 추구하고 있잖아요. ‘한 시간전‘에서도, 죽음을 전혀 미화하지 않았죠. 그래서 평가가 높았겠지만, 비판의 목소리도 비슷하게 높았어요. 소중한 사람을자살로 잃은 사람의 심정을 짓밟고 있다고 말이에요. 하지만감독님은 자신의 신념을 굽힐 마음이 없………는 거죠?" "네, 맞아요." - P251
"이렇게 인식하는 게 맞는지 모르겠지만, 나는 실제로 발생한 일은 사실, 거기에 감정이 더해지면 진실이라고 인식하고 있어요. 재판에서 공표되는 내용은 사실뿐이어도 괜찮다고 생각해요. 그렇지 않으면 공평하다고 할 수 없으니까요. 하지만, 인간의 행동에는 반드시 감정이 따르잖아요. 그 감정을 배려할 필요가 있으니 재판에서 판가름하는 것도 그 진실이어야 마땅할 텐데, 과연 그게 진짜 진실일지." "진짜?" 의미가 잘 파악되지 않아 고개를 기울였다. "사실이 있고, 감정을 뒤에 갖다 붙인 게 아닐까, 하는 거죠. 피고인의 범행 당시의 기분이나 심리 상태가 아니라, 재판에유리한 감정을 나중에 덧붙여서, 그걸 발표하는 것처럼 느껴졌어요." "아하" - P2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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