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의 사슬> 리 차일드 지음
역시 리처는 수전을 만나보기 위해 버지니아로 가는 거였군! 그럼 다음 작품은 역시 <네버 고 백>이어야
하는 건가...^^

"자, 생각해보시오," 리처가 말했다. "베가스에 어떤 강력한 갱 조직의 두목이 있다고 칩시다. 풀가에 누워서 여유롭게 시가 연기를 피워 올리고 있는데 공급선으로부터 전화가 걸려왔소. 더 이상 거래를 하지 않을 테니 그만 빠지라는 내용이었소. 그 두목이 어떤 조치를 취했겠소?
그 세계를 모르는 당신들은 아마 조직을 총동원해서 그 공급선을 박살낼 거라는 생각들을 할 거요. 하지만 암흑세계의 거래는 그렇게 간단하지가 않소. 간단히 말하자면 먹이사슬로 이어져 있는 거지. 그 두목 위로 더 큰 조직의 두목이 있을 수 있다는 얘기요. 결국 그의 선택은 자기부하 둘을 현장으로 보내는 것이었소. 이 경우엔 그게 최선이었던 거요.
하지만 그 부하들이 당하고 말았고 그걸로 끝난 거요.  그걸로 끝난 거요. 이번 게임에서는 손을 뗄 수밖에 없는 거지." - P435

"다른 부하들도 많을 거 아니에요.
"그건 먹이사슬의 다른 모든 조직들도 마찬가지요. 전면전을 벌이면 당연히 피바다가 
되는 거지. 그래서 국지전을 벌이는 경우가 많소, 국지전으로도 승부는 가릴 수 있는 거니까. 그러니 이번 경우는 각자 둘씩 참가해서 승부를 가리는 국지전이라고 이해하면 될 거요. 그들은 심판, 그러니까 국지전을 지켜본 암흑세계의 다른 보스들의 판정을 무조건 받아들여야 하오. 그게 그들 전쟁의 룰이오. 그들은 정해진 길만 따라 무리를 이끄는 수사슴과도 같소. 그건 아예 그들의 DNA에 새겨져 있는 거요." - P435

처음 한 동안은 두 사람 다 아무 말이 없었다. 침묵 속에서 15킬로미터를 달린 뒤, 버려진 길갓집을 지나치면서 도로시가 물었다. "버지니아에는 뭣 때문에 가는 거죠?"
리처가 말했다. "여자가 있습니다."
"여자 친구가요?"
"그냥 전화 통화나 가끔 하는 사인데 한번 보고 싶어졌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망설여지는군요. 
아무튼 당장 만나볼 순 없겠죠. 얼굴이 이 모양이니 말입니다."
"당신 얼굴이 뭐가 어때서요."
"내 코요." 리처는 양손으로 테이프를 골고루 펴며 말했다. "사람들 앞에 나서려면 2~3주는 있어야 할 것 같아요."
"그녀의 이름이 뭐죠? 버지니아에 있다는 여자."
"수전입니다."
"그럼 꼭 버지니아에 가도록 해요. 만일 당신 얼굴만 보고 못마땅해한다면 계속 만날 가치가 없는 여자예요." - P539

읍내의 마지막 이정표를 지나고 나서 96킬로미터, 1시간이 지나자 고속도로 입체 교차로의 입구를 비추고 있는 환한 불빛이 보였다. 그 위에 걸린 초록색 이정표의 화살표들이 동쪽과 서쪽을 가리키고 있었다. 일리노어가 서서히 속력을 늦추다가 차를 세웠다. 리처는 길에 내려서서 손을 흔들었다. 그녀는 덴버와 솔트레이크시티로 가는 왼쪽 첫 번째 램프를 탔다. 리처는 다리 밑을 걸어서 동쪽으로 가는 램프 앞에 멈춰 섰다. 한쪽 다리는 갓길에, 한쪽 다리는 도로 위에 올린 자세였다. 그 자세로 그는 엄지손가락을 치켜 세우고 얼굴에 웃음을 머금었다. 
그리고 좋은 사람처럼 보이려고 노력을 했다. - P5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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