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스턴 사람들> 헨리 제임스
짙은 초록색 양장본, 그리고 금박을 입힌 듯한 영문 제목과 한글제목, 작가의 이름까지... 촛불을 밝힌 케이크는 무슨 의미인지 아직 모르지만. 읽기보다는 소장용으로 더 어울릴 듯한 책등도 멋지긴 하다.

˝미국 독립의 심장부 뉴잉글랜드에서 진보와 개혁의 성지로 꼽히는 보스턴을 배경으로, 남북전쟁의 상흔과 영광을 나눠 가진 전후 세대의 욕망, 갈등, 분투를 숨가쁘게 담아낸˝ 작품이라는데, ‘보스턴 사람들‘이 단지 불특정 다수의 보스턴 사람들을 가리키는 말에 그치지 않고 ‘보스턴 결혼‘을 실천하는 신여성을 함의한다는 점과 ‘레즈비어니즘‘의 뉘앙스를 복잡미묘하게 증폭시키는 퀴어한 글쓰기로 인하여 ‘보스턴 사람들‘에게 외면당했을지 모른다고 해서 더 호기심이 인다.

1장
"올리브는 10분쯤 있으면 내려올 거예요, 선생님께 그렇게 말해달라더군요. 10분쯤이라니, 정말 딱 올리브다워요. 5분도 아니고 15분도 아니고, 그렇다고 정확히 10분인 것도 아니라 9분도 11분도 될 수 있죠. 선생님을 보게 돼서 기쁘다는 인사를 전하라는 말도 안 했어요. 기쁠지 아닐지 모를 일이고, 마음에도 없는 말을 하게 되는 상황에 절대로 처하고 싶지 않아서죠. 아주 정직한 사람,
그게 올리브 챈설러예요. 정직의 화신이죠. 보스턴에서는 그 누구도 마음에 없는 말을 하지 않아요. 나로서는 이 사람들이 전부 어떻게 생겨먹은 사람들인지 모르겠어요. 뭐, 어쨌든 전 선생님을 뵈서 무척 기쁘답니다." - P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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