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인 줄 알았는데 부정맥 - 노인들의 일상을 유쾌하게 담다. 실버 센류 모음집
사단법인 전국유료실버타운협회 포푸라샤 편집부 지음, 이지수 옮김 / 포레스트북스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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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인 줄 알았는데 부정맥>너무 웃긴데 씁쓸..ㅠㅠ
어르신들이 지은 실버 센류 입상작들을 엮어놓았다.
센류는 5.7.5조의 정형시라는데 비슷하게 맞추려 하지만 딱히 글자수에 크게 구애를 받지는 않는 것 같고, 세태나 시대, 생활상 등의 핵심을 찔러 읽는 이로 하여금 웃음을 자아내기도 하고 감탄하게도 만든다. 이 책에 실린 <실버 센류> 작품들은 실버 세대의 고민 내지는 웃어 넘길 가볍고 귀여운 푸념들처럼 들린다. 읽을 땐 너무 웃겨서 눈물 날 지경이었는데 읽고 나니 괜스레 씁쓸한 것이 어째 뒷맛이 개운치 않았다. 공감하는 순간들이 너무 많기 때문일 것이다.
내가 나이가 들었나 싶기도 하고 아직 노인이 아닌데 이해가 넘 잘 되는건 대체 뭔지!
하나 하나 읽으면서 노인 세대에 대한 이해의 폭이 넓어진다면 이 책을 읽은 소기의 목적은 달성한게 아닐까 생각한다. 열심히 세어 봐도 고작 글자수라곤 20 자 내외의 작품들인데 그 속엔 인생의 기쁨, 슬픔, 쓰라림, 고통, 그리고 서글픔까지 모두 녹아있다. 88 편 모두 자신도 모르게 웃으며 읽게 될 것이라고 자신있게 말할 수 있다.

일본 사회가 현재 초고령 사회에 진입해 있는 만큼 노인 세대에 관심과 생활의 질을 향상시키기 위한 노력은 우리에게도 발등의 불이 아닐까 싶다. 노인 세대의 리얼한 생활상을 생생하게 전해주는 이러한 실버 센류의 발굴과 권장은 우리에게도 시사하는 바가 있다고 생각된다.
실버 센류 몇 작품을 감상해보자.

세 시간이나
기다렸다 들은 병명
˝노환입니다.˝

2세대 주택
지었지만 아들한테
색시 안 오네

레이디 가가보다
화려하구나
우리 집 레이디 바바(일본어로 할머니)

영정 사진
너무 웃었다고
퇴짜 맞았다

요즘은
대화도 틀니도
맞물리지 않는다

빨리 감기 하고 싶다
우리 마누라
푸념과 잔소리

안약을 넣는데
나도 모르게
입을 벌린다.

자동 응답기에 대고
천천히 말하라며
고함치는 아버지

전에도 몇 번이나
분명히 말했을 터인데
˝처음 듣는다!˝

이 나이쯤 되면
재채기 한 번에도
목숨을 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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