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는 가본적도 없고 거리도 건물도 상점들도 모두가 낯선 이름들이다. 여러 작품들 가운데서 대하던 거리와 인물들, 사물들을 만나기도 한다. 그럼 또 반갑다. 역사에 대해서도 잘 모른다. 그저 단편적 지식만 있을 뿐!
모르는 것 투성이인데 페렉이 묘사하는 파리는 왜 이다지도 멋지게 느껴질까?
우리 서울의 아름다움도 누군가 이렇게 멋있게 써주면 좋겠다.
그렇지만 페렉이라서 읽는다!

이 구역의 모든 거리는 저마다의 역사를 지니고 있으며, 역사 그 자체다. 생마르탱 거리와 오브리르부셰 거리가 만나는 모퉁이에 1832년 6월 마지막 폭동자들의 바리케이드가 세워졌고, 바로 그곳에서 빅토르 위고가 가브로슈를 죽게 만들었다. 우르스 거리에서는 약 4세기 동안 마리아 상을 숭배했는데, 한 병사가 마리아 상을 때렸을 때 피가 흘러내렸고 이에 사람들은 해마다 7월 3일이 되면 군복을 입힌 허수아비를 도시 전체에 끌고 다닌 후 마리아 상앞에서 불태웠다.(거리의이름인 Ours는 곰을 뜻하는 ours 에서 유래한 것이 아니라 거위를 뜻하는 ‘oues‘ 에서 유래했다. 많은 구이 장수들이 초기에 이 거리에 정착했기 때문이다.) - P119
또 롱바르 거리에서는 보카치오가 태어나기도 했다. 한편, 생드니 거리 바로 맞은편에 있는 페론느리 거리 11번지 앞에서 1610년 5월 14일 금요일 오후4시경 앙리 4세가 암살당했는데, 그는 아르스날의 설리 경14을 방문하러 가는 중이었다. 그리고 과거에 트랑스노냉 거리라불리던 보부르 거리의 한 부분에서, 1834년 4월 13일 뷔조 사령관의 군인들이 반란군들이 숨어있다고 추정되는 한 건물의 주민들을 모두 학살했다. - P120
생마르탱 거리를 지나 남쪽으로 조금 더 걸어가면 센 강변에 다다르게 된다. 바로 그 근처에 새시장과 꽃 시장이 있고,너무나 아름다운 도핀 광장이 있으며, 노트르담 대성당이 있고, 생루이 섬과 선착장들, 고서적 상인들 그리고 바토-무슈들이 있다. - P120
세바스토폴 대로를 지나 북쪽으로 조금 더 걸어가면 거의곧바로 장인(匠人)들의 파리 그 한복판에 있게 될 것이다. 모자 제조인, 패션 주얼리 세공업자, 흡연용품 제조인, 단추 제조인, 세공품 제조인, 가죽 제품 제조인, 모피 제조인, 안경 제조인 등... - P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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