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얼마 되지 않는 금화들은 젊은 날의 행복했던 시간들, 수금화가 아닌, 추억이 깃든 기념품이라는 사실을 밝히지 않고 너그럽게 그것을 내놓았다. 남편은 그것에 대해 고맙게 생각한 적이없다. 그는 그녀에게 빚졌다는 것을 몰랐던 것이다! 결국 망각의물 속에 침몰된 이 보물을 바친 대가로 모든 것을 다 보상해 주었을 눈물 맺힌 눈길 하나 받지 못했다. 그런 눈길은 대범한 마음을가진 이들에게는 힘겨운 날에 빛을 발하는 영원한 보석과 같다. - P94

그녀의 삶은 고통의 연속이었다. 모르소프 백작은 그녀에게 살림에 필요한 비용을 주는 것을 번번이 잊곤 했다. 그녀가 여성의 수줍음을 극복하고 돈을 청구하면 그는 꿈에서 깨어나듯 했다. 한번도 그녀가 마음 졸이는 일이 없도록 배려해 준 적이 없었다. 이망가진 인간의 병적인 성질이 드러났을 때 얼마나 공포에 사로잡혔겠는가! 그가 처음으로 미친 듯이 분노를 터뜨렸을 때 그녀는 억장이 무너지는 것만 같았다.  - P96

여자의 삶을 지배하는 위압적인 존재인 남편이 무가치하다는 것을 인정하기 전까지 얼마나 많은 잔인한 생각들에 시달렸던가. 두 차례의 출산이 얼마나 끔찍한 재앙을 동반했던가. 거의 사산아나 다름없는 아기들이 얼마나 소름끼치는 충격을 안겨 주었던가. ‘이들에게 생명을 불어넣어 주겠어!
매일매일 새로이 낳아 주겠어!‘ 라고 스스로에게 다짐하기 위해서는 얼마나 용기가 필요했던가. 게다가 여성에게 구조의 손길을 내밀어야 하는 사람이 장애물일 뿐이라는 사실을 알았을 때의 좌절이란!  - P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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