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를 잊고 살 수 있을까.

임경선 작가의 에세이를 처음 접했다.
나와 비슷한 연배의 작가인데 그 동안 꾸준히 열심히 글을 써온 작가인걸 최근에 알게 되었다.
누가 뭐라하건 자신의 글을 써나가는 작가의 태도가 참 좋다. 이 책은 처음 읽는 임경선 작가의 책이다. 나와 비슷한 연배에 나와 비슷한 생각을 하는 작가를 만난 거 같다.

에이지리스한 사람들한테 받는 몇 가지 인상.
첫째는 투명하고 담백한 무드, 나이 들어서도 이런
무드를 가질 수 있다는 것은 내가 가장 귀하게 
보는 지점인데, 그게 무척 자연스러운 사람들은 
참 매력적이다. 복잡한 상황에서도 자기 힘으로 
끝까지 해결책을 생각해내며, 핵심을 파악하는 
사람들이다. 혜안을 가진 사람들은시선도 표정도 
맑고 깨끗하다. 
나이 들수록 탁한 느낌을 주는 사람이 되고 싶지 
않다. - P24

둘째는 자기중심이 서 있다는 것. 타인의 평가에 따라 나 자신에 대해 일희일비하지 않는 것은 너무 중요하다. 나는 나일 뿐 누구의 위도 아래도 아니라는 태도, 그러니까 권위적일 필요가 없고, 비굴할 필요도 없다. 남의 시선에 휘둘리는 것은
마흔 살 즈음에서 끝내야 하지 않을까. - P25

셋째는 자기 연민이 없는 태도. 나이 든 게 죄도 아니지만 벼슬도 아니다. 위축될 것도 으스댈 것도 아니다. 그런 의미에서 한국의 유교적인 효 사상은 여러 사람을 고루 숨 막히게 하는 것 같다. 어르신들은 어쩐지 내가 제대로 대우받지 못하고 있다는 서운함을 느끼고, 자식들은 의무감과 죄책감의  무게에 버거워한다. 그래서 똑같이 어른 대 
어른으로 서로 존중하고 사랑하는 것을 방해하는 
감이 있다. 그저 공존하면서 서로의 부족한 부분을 도우면 될 터인데. 아무튼 나이가 들었다고 스스로를 하찮고 불쌍히 여기다 보면 그만큼 주변 사람들을 감정노동 시킬 공산이  크다. - P25

넷째는 정직함이다. 스스로에게 솔직하고 
정직한 삶을 사는 사람이야말로 가장 자유로운 
사람이고, 내 견해로는 자유로운 사람이 이 세상에서 제일 충족된 사람이다. 부귀영화를 누린들 자기 자신과 늘 타협해야 하거나 연기하며 살아야 한다면 그 삶을 행복하다고 할 수 있을까?
작가 무라카미 하루키는 자기가 중요하게 여기는
핵심 가치인 ‘자유‘를 일관되게 지켜나가면서
작가로서의 입지를 쌓아 소신 있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 P26

마지막으로 에이지리스한 어른은 수치심이 
뭔지를 알고 있다. 무엇이 부끄러운지 아는 분별력, 그에 따라 행동할 수 있는 자제심과 단정함. 
이것은 규율과 자기통제가 가능한 이들만이 
가질 수 있는 괜찮은 어른의 정말 중요한 덕목이다. 여기서 수치심의 반대말은 뻔뻔함일 것이다. - P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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