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는 느지막이 잠에서 깨어났다. 오전 열 시가 조금 지나 있었다. 조금도 누그러들지 않은 한결같은 무더위가 느껴졌다. 휴가를 보내려고 이곳에 와 있다는 걸 떠올리는 데는 늘 얼마간의 시간이 필요했다. 자크는 아직 자고 있었고, 가정부도 마찬가지였다.
사라는 부엌으로 가서 식은 커피 한 잔을 들이켠 뒤 베란다로 나갔다. 늘 제일 먼저 일어나 있는 건 아이였다. 아이는 베란다 계단에 홀딱 벗고 앉아, 정원을 기어다니는 도마뱀들과 강에 떠다니는 보트들의 움직임을 번갈아 지켜보고 있었다.
"모터보트 타고 싶어."
아이는 사라를 보자 말했고, 사라는 그러마고 약속했다.
아이가 말하는 모터보트의 주인은 이곳에 온 지 엿새밖에 되지않은 남자였다. 아직 누구도 그를 잘 알지 못했다. 그럼에도 사라는 아이에게 모터보트를 태워 주겠다고 약속했다.  - P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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