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 옷을 입은 소년...
그런데 왜 그레타 가르보의 독백이 나오는건지
알 수 없지만 문장은 의외로 술술 읽힌다.

맨해튼 푸른 옷을 입은 소년 또는 죽음의 에메랄드 * 프리드리히 빌헬름 무르나우의 첫 영화는 1919년 봄에 뮌스터지역의 피셔링 성城과 베를린 교외에서 촬영되었다. 가장 중요한소도구는 토마스 게인즈버러의 <블루 보이>를 모사한 그림이다. 원본의 얼굴은 무르나우 영화의 주인공인 토마스 반 베르트 역할을 맡은 에른스트 호프만의 얼굴로 대체되었다. - P121
감기가 든 것 같았다. 콧물이 흘러내렸다. 언제부터 코가 막혔던 거지? 전혀 기억이 나지 않았다. 그녀는 미심쩍었다. 여하튼 건강에 매우 주의를 기울이고 있었으니까. 빌어먹을 휴지는 또 어디 있는 거지? 조금 전만 해도 이 앞에있었는데, 젠장. 여하튼 휴지 없이는 외출할 수 없었다. 아, 저기 있었네, 거울밑에! 이제 휴지를 가방에 넣고, 모자와선글라스를 쓰고, 아파트 문을 닫고 우체국으로 가자. 복도에서 풍기던 악취는 또 뭐더라? 아, 맞다. 연성비누, 월요일이지. 월요일에는 항상 꼭두새벽부터 퀸스 구역의 청소부들이 몰려와 사나운 원숭이 떼처럼 대리석을 문질러닦았다. 세탁부들의 땀과 세제가 뒤섞인 저 냄새가 적어도수요일까지는 남을 것이다. 또 이사를 가야 하나. 언제까지이러고 살아야 할지 울고 싶은 지경이었다. 그나마 엘리베이터는 빨리 왔다. 전에는 벨보이도 더 친절했던 것 같다. - P122
그리고 지금은? 이제 도시의 그 굴이그녀가 가진 유일한 집이다. 그녀는 죽지 않았다. 여하튼 죽은 사람은 콧물을 흘리지 않는다는 것 정도는 그녀도 아니까.
아니, 그녀는 살아있었다. 아직 살아있다. 그러니 그게 문제였다. 그러니까 캘리포니아로 가는 거다. 아님 혹시 유럽으로? 절대 여기에 머물 수는 없었다. 다시 작은 것부터 시작해볼 수 있겠지. 하나씩 차례로 먼저 집으로 가서,찻물을 끓이고, 제인에게 전화하고, 머리를 감자. 그 다음에는 캘리포니아로, 팜스프링스에도 잠깐 들러서. 여름이 오면 유럽으로 듣자 하니 니스는 아름다운 섬이라던데. - P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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