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삐를 잡아당긴 그 한 번의 사건과 함께 그 현상은 시작되었다. 그것은 연민에서 비롯된 기이한 중독현상의 첫 징후이기도 했다. 처음에는 그저 어렴풋이 (마치 병에 걸려 멍한 상태로 잠에서 깨어났을 때처럼) 나에게 무슨 일이 일어났구나 혹은 나에게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구나 하는 느낌을 감지하는 것이 전부였다.  - P61

그런데 갑자기 나에게 어떤 변화가 일어난 것이다. 물론 겉으로 드러나거나 본질적이라고 할 만한 변화는 아니었다. 

상처받은 사람의 격분한 눈빛 속에서 그때까지는 짐작조차 하지 못했던 깊은 고통을 본 순간, 내 안에서 작은 폭발이 일어난 것이다. 그리고 폭발과 함께 온몸에 따뜻한 기운이 퍼졌다. 그것은 병자가 자신의 병을 이해할 수 없듯이 나로서는 이해할수 없는 신비로운 열기였다.  - P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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