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 웨스 앤더슨 컬렉션
매트 졸러 세이츠 지음, 조동섭 옮김 / 윌북 / 2016년 2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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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표지 못지 않게 수록된 사진들이 정말로 환상적이고 멋있었다. 뿐만 아니라 감독인 웨스 앤더슨의 인터뷰는 더 없이 좋았고, 주연 배우인 랄프 파인즈의 인터뷰, 그리고 의상 디자이너 밀레나 카노네로, 그 외 음악, 촬영 감독의 인터뷰도 실려 있어서 글자 하나 하나 세세하게 읽진 않았어도 기분이 좋아지게 만드는 책이다.



영화로 만들기 전에 웨스 앤더슨 감독이 수많은 장소를 찾아가고 그것들을 세트로 실현하는 과정들을 보여주는데 그것만 봐도 와!!! 정말 예술이다!! 이런 생각이 들 정도로 하나하나 너무 예쁜 그림과 사진들이 눈을 행복하게 만든다. 출연하는 배우들도 너무 멋지지만 일단 웨스 앤더슨 감독의 스타일이 넘 멋짐.  바위 산 꼭대기에 세워진 호텔 세트, 소품(십자가가 크로스된 십자열쇠 협회 문장, 그리고 약간의 트릭이 들어간 멘들 빵집 상자 등도 넘 예쁨), 그리고 의상은 너무 멋진 거 아님?! 내가 원래 보라색을 좋아하는 지라 랄프 파인즈가 숏 하면서 예쁜 보라색 턱시도와 실버 그레이 바지가 매치된 의상으로 등장하는데 반하지 않을 도리가 없다. 거기다 틸다 스윈튼의 복고 의상들도 하나하나 넘 멋지다!  잔 체크, 주머니, 벨트가 더할 수 없이 멋진 노퍽 슈트를 입은 주드 로와 톰 윌킨슨, 마지막으로 검정 가죽 코트로 멋을 낸 암살자 역의 윌럼 데포까지... 이루 다 말로  할 수 없을 정도로 너무 멋지지!  이것이 웨스 앤더슨 스타일이란다.  말해 뭐해!



출연 배우들도 눈에 익은 배우들이라 한 페이지, 한 페이지 넘길 때마다 영화 속의 기억들이 오버 랩 되면서 다시 영화를 떠올릴 수 있는 시간이었다.  랄프 파인즈, 윌럼 데포, 주드 로, 틸다 스윈튼, 에이드리언 브로디, 에드워드 노튼, 그리고 파리와 사람이 어쩌다 믹스돼서 이상한 종이 탄생하는???, 극장에서 보다 후회한 영화였던  <플라이>의 주연 배우 제프 골드블럼의 얼굴들이 보인다.  책을 빌려다 놓고 책장을 천천히 넘겨 보다가 영화를 보고 다시 책을 펼쳤다.

첫 등장부터 랄프 파인즈 너무 멋졌다. 멋짐을 연기하는 랄프 파인즈가 출연한 영화 중에 가장 먼저 기억나는 작품은 그 옛날 극장 가서 봤던 <잉글리쉬 페이션트>였다.  줄리엣 비노쉬와 함께 출연 했단 것만 기억이 났는데 나중에 검색해보니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에 킬러로 나오는 윌럼 데포도 출연했었다.

그때도 멋졌지만 이 영화에서는 너무너무 멋진 퍼플 & 그레이의 의상을 입고 등장하는데... 와~~ 이것은 호텔 지배인으로서는 완벽 그 자체!

첫 등장부터 멋짐 뿜뿜. 스토리는 영화의 배경과 의상과는 별개로 슬프고, 잔혹한 내용도 등장하지만, 감독이 호텔의 로비 보이였던 제로의 입을 통하여 말하고 싶었던 것은 지나간 시절에 대한 추억과 아름다움, 그리고 구스타브(랄프 파인즈)와 제로의 우정(사랑일지도...)이 아니었을까 생각해 본다.




특히 기억하고 싶은 것은 웨스 앤더슨 감독이 작품의 스토리를 구상할 때 슈테판 츠바이크의 소설들에서 영감을 얻었다는 것이다. 인터뷰에서 보면 츠바이크의 작품들이 다수 언급이 되는데 <연민>, <어제의 세계>, <우체국 아가씨>, <감정의 혼란> 등등.  단편 여러 작품의 인상적인 장면들은 책에 수록이 되어 있는데 지금도 기억나는 <낯선 여인의 편지>는 스토리 전개 내내 슬픈 감정이 절절하게 배어 있어서 두고두고 잊지 못할거 같은데 몇 문장 안되지만 다시 떠올라 좋았다. 특히 <감정의 혼란>에 대한 이야기를 꽤 자세히 하는데 얼마 전에 읽었던 책이라서 특히 와닿는 부분이 많았던 거 같다. 



츠바이크의 소설은 이야기를 작가가 전지적 작가 시점으로 끌어가는 것이 아니라 누군가에게 들은 이야기를 작가인 자신이 들은 대로 쓴다고 하는 이야기 속의 이야기 구조, 또는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주는 그런 플롯이 여러 작품에서 보이는데 그런 구조를 감독은 자신의 작품에 실현하고 싶었단다.  로비 보이였던, 현재는 낡고 기울어가는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의 주인이 된 제로가, 옛날 자신의 상사이자 친구였던 구스타브의 이야기를 호텔의 손님인 어느 작가(주드 로 분)에게 들려주는 전개가 츠바이크의 소설의 구조와 닮아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츠바이크의 소설을 여럿 읽었다면 아마 비슷한 점이 많다는 것을 곧 알게 될 정도로 친숙한 느낌이 들었다. 그리고 나는 그 이야기를 기꺼이 들어줄 준비가 언제나 되어 있다.



 책 보는 내내 감탄만 하다 끝냈다. 웨스 앤더슨과 슈테판 츠바이크의 만남이 넘 멋지지 않은가 말이다. 츠바이크 책도 읽고 나면 진심  내 집에 두고 싶단 생각이 들지만 빌려 본 이 책도 반납하기 싫어졌다.. 어쩌지!!

이렇게 고민하다 소장해야겠단 생각이 들어 주문해버리고 말았다. 아무 생각 없이 쉴 때 아무 페이지나 펼쳐보면 영화의 장면이 떠오르면서 기분 전환이 될 거 같은 기분? 당연히 그러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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