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것이 너무 적나라하고 극단적이다. 모든 살아있는 인간들에게 모두 잔인하고, 특히 여성에게 그러하다. 그리고 수치스럽고 또 수치스러운 ...

‘놀리테 테 바스타르데스 카르브런도룸(Nolite te bastardescarbrundorum),
무슨 뜻인지, 심지어 어느 나라 말인지도 알 수 없었다. 라틴어일거라 추측했지만 나는 라틴어를 전혀 몰랐다. 하지만 아무튼 그건 메시지였고, 글로 씌어 있었다. 그것만 해도 금기였는데다가 아직 들키지도 않았다. 나 말고 아무도 보지 못했다. 그리고 그 메시지는 나를 향한 것이었다. 누구든 다음에 올 사람에게 보내는 메시지였다. - P92
이 메시지를 생각하면 기분이 좋아진다. 이 미지의 여인, 그녀와 내가 교류를 나누고 있다는 생각에 즐거워진다. 그녀가 미지의 여인이기에, 만약 아는 사람이었다고 해도 나는 그녀에 대해 단 한마디도 듣지 못했다. 그녀의 금지된 메시지가 들키지 않고 최소한 다른 한 사람에게 전해졌다는 사실이 기쁘다. 내 선반장 벽에 밀려와 내가 열고 읽었다는 사실이 기쁘다. 나는 가끔 그 단어를 혼자 되뇌곤한다. 이 메세지는 내게 작은 기쁨을 준다. - P92
글을 쓴 여자를 상상하면 대략 내 나이 또래 아니면 약간 더 젊은 여자가 눈앞에 그려진다. 나는 그녀를 모이라로 바꾸어 생각한다. 대학교 때의 모이라, 내 옆방에 살던 모이라. 영특하고 변덕스럽고 쾌활하고 운동을 잘하던 모이라. 그녀는 자전거 한대에 배낭 하나 달랑 매고 하이킹을 떠난 적도 있다. 주근깨가 있었지. 나는 생각한다. 불손하고, 아는 것 많았던 모이라. 나는 그 여자가 어떤 사람이었는지 지금은 어떤 사람인지, 어떻게 되었을지 궁금하다. - P93
장모님은 진짜 괴짜셔. 루크는 나를 보고 말했고 엄마는 교활한, 심지어 음흉해 보이는 표정을 지었다. 난 그럴 자격이 있거든. 엄마는 그렇게 말씀하시겠지. 이만큼 나이도 들었고, 할 일도 다했으니 이제 좀 괴짜 노릇을 해도 되지 않겠어. 자넨 아직 애송이야. 돼지 새끼라고 했어야 하는데. 그리고 너 말이야. 이번엔 나를 보고 하시는 말씀이다. 넌 인과응보야. 어처구니없는 시도였어. 역사가 나를 사면해 줄 거야. - P209
하지만 세번째 잔을 들이키고 나면 더 이상 이런 말씀을 하지 않으셨다. 너희처럼 젊은 사람들은 고마운 줄을 몰라. 너희에게 이런 세상을 만들어 주려고 우리가 어떤 일을 겪었는지 상상도 못할 거야. 저 친구좀 봐, 당근을 썰고 있잖아. 바로 저걸 쟁취하기 위해 얼마나 많은 여자들이 목숨을 잃었는지, 얼마나 많은 여자들의 몸을 탱크가 밀고지나갔는지 모르는 거냐? 요리는 취미라고요. 재미있어요. 루크는 대꾸했다. 취미, 취미 좋아하네. 엄마는 말하곤 했다. 나한테 둘러댈 필요는 없어. 옛날옛날에는 그런 취미는 꿈도 못 꿀 시절이 있었다네. 요리를 했다간 게이라는 소리를 들을 테니까. 제발, 엄마, 아무것도 아닌 일로 싸우지 좀 말아요. 그러면 내가 말린다. 아무것도 아니라고? 넌 그게 아무것도 아닌 일이라고 하는구나. - P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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