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사는 해보나마나야." 내가 말했다.
"당신이 뭘 찾는지 아니까요. 마음을 나타내는 심상을 만들어낼 때으레 내가 하기 마련인 반응들이 어떤 것인지를 알고 있으니까. 내가보이면 되는 반응은...‘
버트는 고개를 들고 날 올려다보며 이어질 말을 기다리고 있었다.
"내가 보이면 되는 반응은..."
하지만 그때 뒤통수를 얻어맞는 것 같은 느낌이 들면서 내가 뭘 해야 하는지를 기억하지 못한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것은 마치 내가 마음속에서 칠판에 적힌 것들을 보고 있는데, 그것을 읽으려고 고개를 돌렸을 때, 일부분이 지워져서 나머지 부분은 이해가 되지 않는 것과 같았다.
- P419

처음에는 도저히 믿기지 않았다. 잔뜩 공포에 질려서 카드를 계속 넘겼고, 너무 빨리 넘겨서 숨이 막히고 목이 메어서 단어들이 입 밖으로 나오지 않았다. 나는 잉크무늬들을 찢어서 따로따로 떼어놓아서 제 스스로 뜻이 드러나도록 하고 싶었다. 잉크무늬 어딘가에 조금 전까지만 해도 내가 알고 있었던 대답들이 있었다. 정확히 말해서 잉크무늬가 아니라, 내 마음의 일부가 그것들에 형태와 의미를 주어서 나의 인상이 그 무늬 위에 투영되었을 것이다. - P419

나는 탁자 위에 있는 카드들을 밀치고, 자리에서 일어섰다.
"더 이상 테스트는 하지 않겠어요. 더이상 테스트는 받고 싶지 않아요."
"좋아, 찰리. 오늘은 그만해요."
"오늘만이 아니에요. 이젠 여기에 그만 올 거예요. 내게 남은 것 중에서 당신이 필요한 게 있다면 그게 뭐든지 경과보고서에서 찾을 수 있을 거예요. 저는 미로를 다 달렸어요. 이젠 더 이상 실험용 돼지가 아니라고요. 할 만큼 했으니까. 이젠 혼자 있고 싶어요." 
"찰리, 알았어요. 이해해요." - P420

보고서를 다시 쓰려고 용기를 낸 지 일주일이 지났다. 시간이 어디로 흘러가는지 나는 모르겠다. 창문 너머로 사람들이 길을 건너 교회에 가는 모습이 보이는 걸로 봐서 오늘은 일요일이다. 한 주 내내 침대에 누워있었던 것 같고, 무니 부인이 내게 여러 번 음식을 가져다주고 어디 아프지는 않은지 묻던 게 생각난다.
이런 몸으로 이제 뭘 해야 할까? 여기서 혼자 빈둥거리며 마냥 창밖만 내다보고 있을 수는 없다. 정신을 바짝 차려야 한다. 뭔가 해야 한다고 몇 번이고 말하지만 금방 잊어버린다. 아마도 내가 하겠다고 말한 것을 안 하는 편이 더 쉽기 때문일지도 모르다. - P441

키니언 선생님과 스트라우스 박사와 머두들... 안녕히 계세요.

추신. 니머 교수에게 사랑들이 비웃을 때 화를 내지 않으면 더 많은 칭구들을 사귀게 될 거라고 꼭 말해주세요. 사람들이 웃도록 내버려두면 치구를 사귀기가 시워요. 워렌에 가서 저는 친구들을 많이 사귈거예요.

추신. 혹시 기해가 있으면 뒷마당에 있는 앨저넌의 무덤에 꼿을 좀 놓아주세요. - P4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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