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를 내며 사는 일의 고단함. 저기 저 사람도 화가 나 있구나. 화가 난 나는 화가 난 사람을 알아본다. - P133
하노이에 세번째로 온 나는 마음속에 단단히 자리잡고 있던 화가 뭉근하게 풀어지더니 몸밖으로 스며나오는 것을 분명하게 알아차렸다. 이건 땀이고・・・・・・ 이건 화네………… 쯧쯧………… 울분이 기어이 버티지 못하고 몸밖으로 빠져나오고 있었다. 하루가 다르게 마음속의 화가 덜어지고 나는 하노이에 있다는 것 그러나 며칠 뒤면 떠나야 한다는 것에 기쁨과 아쉬움을 느꼈다. 여느 여행자들처럼. 여행을 하기 위해 여행을 떠나온 사람들처럼. 나는 길을 걷다가도 하늘을 올려다보며 갑자기 기지개를 켰다. 여행 너무 좋아! 여행 정말 최고야! 나는 속으로 외쳤다. - P134
나는 오랫동안 현재에 있지 못하고 과거에 묶여 있었다. 과거에 두 발이 묶인 채로 분노에 잡아먹히는 나를 그저 보고만 있어야 했다. 그깟 거짓말이 뭐라고. 신경쓰지 마. 사람들은 내게 말했다. 그래. 그깟 거짓말이 뭐라고. 하지만 내 마음은 그 말을 전혀 듣지 않았다. 나는 나를 둘러싼 거짓말들을 바로잡고 싶었다. 아무도 신경쓰지 않는다 해도 나는 바로잡고 싶었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내가 혼자서 미쳐버릴 것만 같았다. - P134
과거의 단단한 끝에서 풀려난 나는 바로 지금 내가 어디서 무엇을 하고 있는지 느끼는 것만으로도 폴짝폴짝 뛰고 싶은 심정이었다. 왜 자꾸만 하노이에 오는가 했더니 내 두발을 묶은 지긋지긋한 과거를 끊어내려고 그랬구나. 잘했다. 잘했다. 나는 나에게 잘했다고 여러 번 말해주었다. - P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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