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정한 다양성이란 바로 현실의 예기치 못한 요소들의 충만함 속에, 모든 기대 밖에 솟아 나온 푸른 꽃들로 가득한 작은 가지속에, 이미 꽉 찬 봄의 울타리 속에 있으며, 반면 다양성에 관한 순전히 형식적인 모방은(우리는 문체의 다른 모든 성질에 대해서도 같은 방식으로 추론할 수 있다.) 공허하고 획일적이며 다시 말해 다양성과는 가장 반대되는 것으로, 이런 모방은 거장들의 작품에서 그것의 진정한 의미를 이해하지 못한 독자에게 모방자들의 다양성이 있는 듯한 환상을 주거나 그 기억을 떠올릴 뿐이다. - P222

그리고 그가 어떤 지성의 도움을 받아서든(내가 그를 보충할 수 있는) 내 지성을 이해하려고 애쓰는건 전혀 바라지도 않았는데, 나는 내 지성을 외부 진실에 도달하고자 노력하는, 그 자체로는 별로 중요하지 않은 수단으로밖에 생각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지적인 사람이라고 해서 어리석은 사람들과 다른 건강관리가 필요하다는 게 도저히 믿어지지 않았고, 나는 이런 어리석은 자의 건강관리를 따를 준비가 되어 있었다. - P256

"좋은 의사가 필요한 사람은 바로 우리친구 스완이라네." 하고 베르고트가 말했다. 내가 그분이 아프냐고 묻자 그는 "그렇다네, 창녀와 결혼한 남자가 아닌가. 그의 아내와 만나기를 원치 않는 부인네들이나, 아내와 잠자리를 같이한 남자들의 뱀을 쉰 마리나 날마다 삼켜야 하는 모욕을 감수하고있다네. 뱀들이 그의 입을 비트는 게 보이네. 어느 날 그가 집에 돌아오거든 한번 주목해서 보게나. 누가 집에 있는지 보려고 눈썹을 찌푸리는 걸 볼 수 있을 테니." 하고 말했다.  - P256

이처럼 오래전부터 자기를 환대해 왔던 친구들의 손님에게 하는 베르고트의 악의적인 말투는 스완네 집에서 매 순간 그들과 함께했던 그의 애정 어린 말투만큼이나 내게는 낯설게 느껴졌다. 예를 들어 나의 고모할머니 같은 분은 베르고트가 스완에대해 했던 것 같은 다정한 말들을 우리 중 어느 누구에게도 하지 않았다. 자기가 좋아하는 사람에게도 일부러 불쾌한 말을하셨다.  - P256

"지금 한 말은 나와 자네만 아는 거라네." 우리집문앞에서 헤어지며 베르고트가 말했다. 몇 해 후였다면 나는 아마도 이렇게 대답했을 것이다. "절대 아무 말도 하지 않겠습니다." 이것은 사교계 사람들의 의례적인 말로, 험담가는 매번 이 말을 들을 때마다 거짓 안도의 숨을 내쉰다. 내가 그날 베르고트에게 했어야 하는 말도 그런 종류였는지 모른다. 왜냐하면 사람들은 자기가 하는 말을 전부 생각해서 하는 것이 아니며 사교적인 인물로 행동하는 순간에는 더더욱 그러하다. 하지만 나는 아직 의례적인 말투를 알지 못했다. 한편으로 그런 경우내 고모할머니 같았으면 "다른 사람에게 되풀이하는 게 싫다면 왜 그런 말을 하는 거죠?"라고 답했을 것이다. 바로 이것이 비사교적인 사람들, 즉 ‘호전적 사람들‘의 대답이다. 그러나나는 그런 사람이 아니었고 그래서 말없이 고개를 숙였다. - P257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