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가격이 이리 비싼 책은 내돈내산이 힘들다. 지역서점에서 받는 바로대출은 3만원 넘으면 안된대서 도서관에 희망도서로 신청했다. 도서관에 구비되는데 시간이 좀 걸린다. 충분히 기다릴 수 있다. 신간을 처음으로 볼 수 있는 기회인데 놓칠 수 없지!

철새들의 여행 경로에 대해 쓴 책인데 만연체의 문장임에도 잘 읽힌다. 내용 자체는 어렵지 않기 때문이다.
오늘 막 시작해서 이제 60 여 페이지 읽었는데
철새들의 운명이 우리 손에 달려 있다는 것, 중국과 공유하고 있는 바다인 황해, 특히 중국 해안의 갯벌이 전세계 철새 네트워크의 중간 기착지stopover로서 굉장히 중요한 위치라는 것이다. 간척 사업 등의 개발이 진행되면서 갯벌의 2/3가 소실되고, 양자강 유역의 무분별한 댐공사로 토사 유입이 줄어들고 제철소가 들어서는 등 철새들의 중간 기착지가 심각한 위협을 받던 중이었다.

최근 중국 정부는 일반적으로 독재정부들이 하는 방식으로 중대한 결정을 내렸다고 한다.
즉, ˝지난 수십년 동안 진행되었던 황해 연안 파괴 행위를 일체 금지하는 전면적인 포고령을 지체없이 만장일치로 채택하고 발표한 것이다.˝
효과는 즉각적으로 나타났다. 갯벌이 사라지는 속도가 뚜렷이 약화되고 있다는 것이다. 이 기묘한 기회를 잡을 수 있도록 공헌한 것이 바로 특이한 모양의 넓적한 부리를 가진 ‘넓적부리 도요새‘이다. 2000년대 중반 90쌍에서 그 몇 년 뒤 10쌍 미만으로 관측되었다니 멸종의 기로에 선 철새라 할 수 있을 것이다.






ㅡ프롤로그
툰드라 지대는 세상에서 가장 눈부시게 아름답고 편안한 매트리스일지 모른다.
늘 습기가 많아 약간 축축한 곳이라, 이처럼 맑고 쌀쌀한 아침에도 아래위로 비옷을 갖춰 입는 것이 좋다. 연분홍 주황빛 햇살이 알래스카산맥의 봉우리들 위로 이제 막 번지기 시작하면서 서쪽으로약 110킬로미터 길게 이어진 디날리 국립공원 Denali National Park의 빙하로 덮인 하나의 거대한 장밋빛 돌기둥이 구름 한 점 없는 하늘아래 무심하게 펼쳐져 있다. - P9

나는 동료 세 명과 함께 물이끼와 키 작은 덩굴월귤 관목, 순록이끼를 비롯해서 극도로 작은 다양한 툰드라 초목이 부드러운 스펀지방석처럼 깔려 있는 바닥에 털썩 주저앉아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짧은 휴식이었지만 몸이 한결 가뿐해졌다. 우리는 북극에 가까운 알래스카 내륙의 한밤중을 밝히는 여명이 통과하는 새벽 두시에 일어났다. 
그로부터 한 시간쯤 지나서, 말코손바닥사슴moose이나 회색곰grizzly들을 조심스레 경계하면서 2만 4300제곱킬로미터에 이르는 광활한 황무지 디날리 국립공원 보전 지구를 가로지르는 약 140킬로미터의 자갈길을 따라 서쪽으로 향했다. 가는 도중에 무엇을 보게 될지는 아무도 몰랐다.  - P9

1장 넓적부리도요의 여정
일직선의 길게 이어진 수평선은 세상을 딱 절반씩 두 개의 회색공간으로 갈랐다. 수평선을 사이에 두고 위로는 자욱한 연기가 피어오르는 듯 은빛 구름으로 뒤덮인 하늘이 희뿌연 회색빛을 띠었고, 그 아래로는 하늘의 구름이 내려앉은 듯 미풍에 일렁이는 잔물결에 얇은 종잇장 같은 해수면을 따라 화강암에 숯검정이 여기저기박힌 것 같은 짙은 회색빛 너른 갯벌이 사방으로 펼쳐져 있었다. 
대기는 해풍에 실려 온 톡 쏘는 짭짤한 소금기를 흠뻑 머금고 있었지만, 동쪽으로 수 킬로미터 멀리 떨어진 내륙에서는 바다가 보이지 않았다. 밀물 때가 되면, 바닷물은 사람이 걸어서 미처 빠져나오기 전에 빠른 속도로 밀고 들어와 이 평평한 갯벌을 뒤덮을 것이다. 여태껏 황해는 내게 축축하고 차가운 바람에 실려 온 풍문으로만 듣던 곳이었다. - P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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