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카메라로 충분할까
대학 시절, ‘사진 미학‘이라는 강의를 들었고 첫 수업에 선생님은 일회용카메라로 사진 찍어오는 과제를 내주었다. 디지털 카메라가 보급화되며 DSLR 열풍이 불던 시기였기에 일회용카메라를 파는 곳은 많지 않았다. 여러 상점을 돌고 돌다가 안국역 근처 슈퍼마켓에서 먼지 쌓인 것을 한 대 찾았다. 손바닥에 딱 들어오는 작은 카메라.
플라스틱으로 만들어진 레버를 돌린 뒤, 셔터를 누르니 "틱" 하고 볼품없는 소리가 났다. ‘선생님은 이런 카메라로 뭘 찍어오라는 걸까? 모두에게 디지털카메라를갖고 오라고 하면 부담을 가질까 봐 그랬나? 렌즈를 돌려가며 멋지게 찍고 싶은데..." - P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