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편의 단편소설과 2편의 에세이, 그리고 각 작품마다 작가의 후기가 수록되어 있는 독특한 구성의 책이다.

표제작인 <블러드 차일드>는 남자가 임신을 한다는 설정을 먼저 구상하였고, 거기에 인간이 태양계가 아닌 다른 행성에 표류한다면 어떤 식으로든 그곳의 원래 거주민에게 ‘집세‘라고 하는 숙박료를 내야할 것이라고 생각했다는 데 그러한 설정이 실현된 작품이라고 한 작가의 후기가 있었다.
음... 읽는 내내 소름돋는 끔찍함...! 인간이 아닌 다른 생명체의 숙주가 되는 남자, 그리고 출산이랄수 있는 과정이 너무 충격적이다.
소름이 돋으면서 모골이 송연해지는 느낌이었다.
따뜻한 봄날에 읽었기에 망정이지 차가운 날에 읽었다면 더 춥고 소름 돋았을거 같다.


옥타비아 버틀러는 <킨>을 읽고나서 좋아하게 된 작가이자 주위에 추천하는 작가였다. 이 책은 내 주위 친구들이 좋아할거 같진 않다.^^




"부탁해보세요, 가토이."
"내 아이들의 삶을 위해서?"
트가토이는 그런 말을 하곤 했다. 트가토이는 테란이든, 틀릭이든 사람을 조종할 줄 알았다. 하지만 이번에는 아니었다.
"전 숙주 동물이 되고 싶지 않아요. 아무리 당신이라고 해도요."
이번에는 트가토이가 대답하는 데 오랜 시간이 걸렸다. 
"요즘 우리는 숙주 동물을 거의 쓰지 않아. 너도 알 텐데."
(65/459)

"대신 우리를 쓰죠."
"그렇지. 우리는 너희를 위해 긴 시간을 기다리고, 너희를 가르치고, 우리 집안과 너희 집안을 결합해." 트가토이는 몸을 들썩였다.
"넌 너희가 우리에게 짐승이 아니라는 걸 알지."
나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트가토이를 빤히보았다. (66/459)

"오늘 밤에 첫 번째 알을 착상시킬 거야. 듣고 있니, 간?"
그런 이유가 아니라면 왜 나머지 가족 전체가 알 하나를 나눠먹는데 나에게 알 하나를 통째로 줬을까? 그런 이유가 아니라면 왜 어머니가 계속 나를 멀어져버릴 사람처럼, 따라갈 수 없는 곳으로 가버릴 사람처럼 지켜보았을까? 트가토이는 내가 몰랐다고 생각하는 걸까?
"듣고 있어요."
"지금이야!" 나는 순순히 트가토이에게 떠밀려서 부엌에서 나갔고, 침실로 앞장서서 걸어갔다. 트가토이의 목소리에 담긴 다급함은 진짜 같았다. (71/459)

트가토이는 내 주위를 빙 돌아서 먼저 침실로 들어갔다. 들어가 보니 이미 그녀는 우리가 함께 쓰는 소파 위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호아 누나의 방에는 트가토이가 쓸 만한 소파가 없었다. 누나에게 했다면 바닥에서 했을 것이다. 누나에게 그런 짓을 하는 트가토이를 생각하자 전과 다른 방식으로 마음이 어지러웠고, 갑자기 화가 났다.
그래도 나는 옷을 벗고 트가토이 옆에 누웠다. 나는 무엇을 해야 하는지, 무엇을 기다려야 하는지 알았다. 평생 그 이야기를 들었다. (72/459)

졸리고 조금은 기분 좋기도 한, 익숙한 침이 찔러 들어왔다. 그 다음에는 트가토이의 산란관이 눈먼 탐침을 들이밀었다. 고통 없이, 수월하게 찌르고 들어왔다. 너무나 쉽게 들어왔다. 트가토이는 천천히 파도치듯 움직이면서 근육에 힘을 넣어 내 몸속으로 알을밀어넣었다. 
나는 트가토이의 수족 두 개를 붙잡고 있다가, 로마스가 그런 식으로 매달려 있었던 것이 생각나 손을 놓았고, 부주의하게 움직이다가 트가토이를 아프게 했다.
트가토이는 고통으로 낮은 비명을 냈고 나는 트가토이의 수족에 갇힐 줄로만 알았다.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자 나는 이상하게 부끄러워져 다시 트가토이에게 매달렸다.
"미안해요." 나는 속삭였다.
트가토이는 수족 네 개로 내 어깨를 문질렀다.
(73/459)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