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들은 예지게이가 입을 열기도 전에 속으로 웃으며 이런 생각을 할 것이다. 〈저 늙은이가 자기 권리를 지키겠다고 오는군. 개 한 마리만 달랑 데리고 말이야!〉 졸바르스가 따라오지 못하게 하는 편이 더 나았다. 그래서 예지게이는 기다란 고삐 끈으로 개를 낙타의 마구에다 묶기로 했다. 떠나 있는 동안 개하고 낙타를 한 끈에 묶어 두자. 그는 개를 불렀다. 「졸바르스! 졸바르스, 이리 와!」그러고는 몸을 숙이고서 그 짐승의 목에 끈을 둘렀다. (984/1054)
바로 그 순간 하늘에서 무슨 일이 벌어졌다. 화산이 폭발하는 듯한 요란한 소리가 점점 더크게 들려오고 있었다. 아주 가까운 곳에서, 우주선 발사 기지 내의 손에 잡힐 듯 가까운 어딘가에서 무시무시한 불꽃이 거대한 폭발을 일으 (984/1054)
키며 기둥처럼 하늘로 솟아오르고 있었다. 부란니 예지게이는 기겁을 해서 몸을 바짝 웅크렸고 낙타는 소리를 지르며 펄쩍 뛰어올랐다. 그리고 개는 겁에 질려 주인의 발치로 달려들었다.
지구 방위 시스템 후프를 위한 자동화된 작전 로켓들 중 첫 번째 로켓이 발사된 것이었다. 사로제끄 시각으로 정확히 오후 8시, 20시인 시간이었다. 그 첫 번째 로켓에 이어 두 번째 로켓이 솟아올랐고 그 뒤에는 세 번째, 그 다음에는 또 다른 로켓이 그러고도 또 다른 것들이.......
그 로켓들은 "어느 누구도 지구를 변화시키지 못하도록," "모든 것이 현 상태를 유지하도록" 지구 주위로 연속적이고도 적극적인 장벽을 형성하기 위해 깊은 우주 속으로 떠오르고 있었다........ (985/1054)
하늘이 불꽃과 연기로 소용돌이치는 구름속에서 갈라지며 그들의 머리 위로 무너져 내리는 것 같았다...... (985/1051)
예지게이와 낙타 그리고개, 그 지극히 단순한 세 동물들은 겁에 질려 정신없이 도망쳤고, 공포에 사로잡힌 채 서로에게서 떨어질까 봐 무서워서 같이 뛰고 있었다. 스텝을 가로지르며 그들은 계속 달렸고 미친듯이 달리는 그들의 진로는 가차 없고 거대하고 무시무시한 불꽃들로 밝혀졌다. 그러나 아무리 멀리 도망을 쳐도 그들은 마치 제자리에서 뛰고 있는 것 같았다. 그도 그럴것이, 새로운 폭발이 일 때마다 눈이 멀 듯한 꿰뚫는 빛이 그들을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뒤덮었고 그들의 온 주위는 산산이 부서지는 불협화음이었다. (986/1054)
그렇게 그들은 달렸다사람과 낙타와 개가 뒤도 돌아보지 않고서. 그런데 갑자기 예지게이에게는 그들 옆에서 불쑥, 옛날에 언젠가 나이만-아나가 만꾸르뜨로 변해 버린 아들이 쏜 화살에 맞아 안장에서 떨어졌을 때, 그녀의 하얀 스카프였던 흰 새가 나타나는 것처럼 보였다. (986/1054)
그 흰 새는 그들 옆을 빠르게 날면서 고막이 터질 듯한 굉음과 눈이 멀 듯한 불빛 속에서 그에게 외치고 있었다. 「네가 누구 아들인지 아니? 네 이름이 뭐지? 네 이름을 기억해 봐! 네 아버지는 도넨바이야, 도넨바이, 도넨바이, 도넨바이, 도넨바이......! 그 목소리는 그들 주위로 어둠이 내려앉을때까지 한참이나 들렸다. (986/1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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