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을 향해 걸어가면서 그는 아침에 맨 먼저해야 할 일이 까라나르를 방목장에서 집으로몰아 오는 일일 거라고 생각했다 - 그 낙타가상당히 필요할 것이었다. 죽는 것도 간단하지는 않지만 이승에서의 격식을 제대로 갖춰서 명예롭게 한 사람을 묻는다는 것 또한 절대로 쉬운 일은 아니었다. 장례를 치르려면 언제나 이런저런 물건들이 부족하기 마련인 데다 수의에서부터 밤샘을 할 때 쓸 땔감에 이르기까지 모든 것들이 급하게 마련되어야 했으므로.(58/1054)

예지게이가 하늘에서 무엇이 움직인다는 것을 알아차린 건 바로 그때였다. 그것은 그에게 전쟁터에서의 나날들, 발밑에서 지축을 흔드는 강력한 폭발의 먼 충격파를 떠올리게 해주었다. 하늘을 올려다보다가 그는 오른편 앞쪽으로, 스텝 저 멀리 사로제끄 인공위성 기지가 있는 곳에서 무엇인가가, 뒤에다 점점 더 커지는 분수 같은 꼬리를 달고, 말 그대로 불을 뿜으며 하늘로 솟아오르는 것을 본 것이었다. 그 광경에 그는 넋을 잃었다. 그것은 우주로 떠오르는 거대한 로켓이었다. 그는 전엔 한 번도 그런 광경을 본 적이 없었다.(59/1054)

사로제끄에서 사는 사람들이면 다 그렇듯이,
그는 거기서 약 40킬로미터쯤 떨어진 곳에 우주선 발사 기지 사리-오제끼-I이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고 또한 또그레끄-땀 간이역으로부터 그리로 통하는 지선 철도가 있다는 것도 알고 있었다. 사람들 말로는 그쪽으로 스텝 한가운데에 커다란 상점들까지 있는 완전한 도시가 하나 건설되었다는 것이었다. (59/1054)

그러나 우주선 발사 기지와 그 주변은 바로 근처에서사는 사람들에게까지도 출입 금지 구역으로 선포되었기 때문에 그는 무슨 일에 대해서건 간접적으로 아는 정도로 만족해 왔었다. 그랬으므로, 그가 세차고 응집된 불꽃 속에서 그 무시무시하고 놀라운 빛으로 주위의 모든 것들을밝히며 별이 반짝이는 어두운 하늘 속으로 떠오르는 우주 로켓을 자기 눈으로 직접 본 것은 그때가 처음이었다. (60/1054)

예지게이는 기절할 것 같은 기분이었다. 
저 불꽃 한가운데 정말로 사람이 앉아 있을까? 
하나? 아니, 어쩌면 둘? 그런데 어째서 그는 우주선 기지 근방에서 그렇게 오랫동안 살아왔는데도 전에는 발사 순간을 보았던 적이 한 번도 없었을까? 게다가 이제는 우주 공간으로 로켓들이 너무 자주 발사되기 때문에 발사 횟수가 얼마나 되는지도 제대로 알 수 없는데, 어쩌면 다른 경우에는 낮 동안에 발사를 했었을까? 햇빛속에서는 그 정도 먼 거리에서라면 로켓이 떠오르는 것을 분명히 알아볼 수 없을 것이다. 

하지만 어째서 이번 것은 밤중에 떠올랐을까? 아마도 서둘러야 할 이유가 있었을 테지. 아니 어쩌면 저 로켓은 암흑 속에서 떠오르지만 곧장햇빛 속으로 나가지 않을까? (61/1054)

예지게이가 그 깊은 밤 눈길을 여전히 우주로켓에 고정시킨 채 일터로부터 집으로 돌아오며 했던 생각은 그런 것이었다. 오랫동안 그는, 마침내 불을 뿜는 배가 점점 더 작아져서 조그맣고 흐릿한 점으로 바뀌어 하늘의 검은 심연 속으로 사라질 때까지, 그것을 지켜보았다.
예지게이는 머리를 흔들고 나서 이상하고 상반된 감정을 느끼며, 가던 길을 계속 갔다. 그는 자기 눈으로 그 로켓을 직접 본 것이 기뻤지만 그래도 그것은 경이와 두려움을 동시에 불러일으키는, 그의 시야 밖에 있는 어떤 것이었다. (64/1054)

그날 밤 로켓이 우주 공간으로 날아오르는것을 목격한 증인인 부란니 예지게이는 그 우 (64/1054)

주선과 거기에 탄 비행사가 발사 전 의식도, 신문 기자들도, 특별 보고도 없이 특별한 용무로 긴급히 발사되었으며 그 발사가 미소 우주 계획의 일환으로 이미 1년 반 동안이나 〈트램펄린〉이라고 명명된 특별 궤도에 떠 있던〈패리티〉 우주 정거장에서 일어난 일련의 예외적인 사건들과 관계가 있다는 것을 어렴풋이도 알지 못했고 또 사실상 알 수도 없었다. (65/1054)

예지게이는 이 사건이 그에게 직접 영향을 미치리라고는 ㅡ단지 그와 나머지 인류 사이의 뗄 수 없는 관계 때문이 아니라 가장 구체적이고 직접적인 방식으로ㅡ 생각조차 하지 못했다. 그는 또 사리-오제끼에서 우주선이 발사된 지 얼마 뒤에 지구의 다른 편인 네바다의 한 우주선 기지로부터 똑같은 임무를 띤, 즉 접근하는 방향만 서로 다를 뿐 똑같은 트램펄린 궤도의 똑같은 패리티 정거장으로 가기 위해 미국의 우주선이 솟아오르리라는 것도 알지못했다. (65/1054)

그 두 우주선은 〈데미우르고스〉 계획을 주관하는 
미•소 공동 통제 센터의 해상 기지인 과학 탐사 항공모함 컨벤션호로부터 온 긴급명령에 따라 발사되었다. 항공모함 컨벤션호는 알류샨 열도 남쪽, 블라지보스또끄와 샌프란시스코로부터 정확히 등거리인 태평양상의 고정위치에 정박해 있었다. 공동 통제 센터 〈옵뜨세누쁘르〉는 두 우주선이 트램펄린 궤도로 진입하는 과정을 주의 깊게 뒤쫓는 중이었다. 
(66/1054)

지금까지는 모든 일이 순조롭게 이루어지고 있었다. 이제 막 패리티 복합 위성과의 도킹을 위한 방향 조정이 시작될 참이었다. 그 작업은 두 우주선의 도킹이 적당한 시간 간격을 두고 연속적으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각기 다른 방향으로부터 동시에 이루어져야 하기 때문에 지극히 복잡했다.
(66/1054)

패리티는 지금까지 열두 시간 이상 컨벤션호의 공동 통제 센터에서 보낸 신호에 답신을 보내오지 않았고 그곳에 접근 중인 두 우주선에서 보낸 신호에도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었다. 그들은 패리티 우주 정거장의 승무원들에게 어떤 일이 있어났는지를 알아내야만 했다. (67/1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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