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 케이크!" 그는 그녀의 목소리를 듣고 벌떡 일어섰다. 그는 헤엄을 치려고 했지만 물을 헤치고 나가기가 너무 힘들었다. 그는 암소 한 마리가 사선 방향으로 둑을 향해 천천히 헤엄쳐 오는 것을 보았다. 커다란 몸집의 개가 암소의 어깨 위에 앉아서 덜덜 떨며 으르렁대고 있었다. 암소는 재니에게 다가가고 있었다. "암소 쪽으로 가서 꼬리를 잡아. 발은 쓰지 말고, 손만으로도 충분해, 좋아. 어서!" - P228
재니는 암소의 꼬리를 잡고 암소의 엉덩이를 따라 물 밖으로 최대한 고개를 내밀었다. 암소는 늘어난 무게로 조금 가라앉았고 잠깐 동안 두려움에 심하게 몸을 움직였다. 암소는 악어가 끌어당기고 있다고 생각하는 것 같았다. 그러나 암소는 계속 나아갔다. 개가 일어서서 사자처럼 으르렁댔다. 개는 일어서서 털을 뻣뻣하게 곤두세웠고 근육을 바짝 긴장시킨 채 이를 드러내며 늘어난 짐에 대한 분노를 표출했다. 티 케이크는 칼을 빼들고 물속에 뛰어들어 수달처럼 물살을 가르며 다가왔다. 개는 재빨리 암소의 등을 타고 공격자를 향해 내려왔고 재니는 비명을 지르며 암소의 꼬리 끝부분으로 미끄러져 내려갔다. 개의 성난 입에서 간신히 벗어날 수있는 거리였다. 개는 그녀에게 돌진하고 싶었지만 어쨌든 물이 무서운 것 같았다. 티 케이크가 암소의 엉덩이 부근의 물속에서 솟구쳐 나와서 개의 목덜미를 잡았다. 그러나 개는 힘이 셌고 티 케이크는 극도로 지쳐 있었다. 그래서 그는 의도했던 것처럼 한 칼에개를 죽이지 못했다. 그러나 개도 역시 빠져나가질 못했다. 둘은 맞붙어 싸웠고 개는 간신히 티 케이크의 광대뼈 윗부분을 한입 물어뜯었다. 그러나 티 케이크는 개의 숨통을 끊어서 바닥에 가라앉게 만들었다.
***아! 티 케이크 개에게 물리지 않았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 P228
재니는 개에게 물린 그의 얼굴을 보며 법석을 떨기 시작했지만 그는 그것이 하나도 중요하지 않다고 말했다. "개가 내 얼굴에서 1인치만 더 높은 곳을 붙잡고 눈을 물어뜯었다면 아마 큰일 났을거야. 당신도 알다시피 상점에서 눈을 살 수는 없으니까." 그는 폭풍우가 닥치지 않은 것처럼 둑가에 벌렁 드러누웠다. "잠깐 쉬게해줘. 그런 다음 어떻게든 시내로 들어가도록 합시다." - P229
"있잖아." 그가 조심스럽게 말했다. "나와 처음 사귈 때 이런 곳에 오게 될 줄 상상도 못했을 것 같아. 그렇지?" "옛날 옛적에 나는 티 케이크가 나타나리라고는 기대도 하지못한 채 가만히 서서 웃는 체하면서 죽어 있었어. 그러나 당신이 나타났고 나를 바꿔놓았어. 그래서 나는 우리가 함께 지나온 모든것에 대해 감사하게 생각해." - P230
네 번째 주가 반쯤 지날 무렵 티케이크는 머리가 아프다며 오후에 일찍 집에 왔다. 심한 두통 때문에 그는 한참 동안 누워 있어야 했다. 그는 배가 고파서 잠에서 깼다. 재니는 저녁을 준비했지만 그는 침실에서 식탁으로 와서는 아무것도 먹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배고프다고 하지 않았어?" 재니가 울부짖듯이 말했다. "나도 그랬다고 생각해." 티 케이크가 매우 조용히 말하며 고개를 떨구고 두 손으로 머리를 감쌌다. - P238
"그렇다면 나가기 전에 마실 물 좀 가져다줘." 재니는 물 한 잔을 떠다가 침대로 가져다주었다. 티 케이크는 그것을 받아서 한 모금 입에 넣었다가 심하게 구역질을 하면서 입안에 있던 것을 모두 토해내고 잔을 바닥에 던졌다. 재니는 깜짝놀랐다. "무엇 때문에 마시는 물 가지고 그러는 거야, 티 케이크? 당신이 달라고 했잖아." "물이 좀 이상해. 숨 막혀서 죽을 뻔했어. 어젯밤에도 뭔가가 내몸에 올라타서 목을 조르려 했다고 당신한테 말했잖아. 당신은 내가 꿈을 꾸고 있었다고 생각하지만." "어쩌면 마녀가 당신을 덮쳤는지도 몰라, 여보, 나가서 겨자씨를 구할 수 있을지 알아봐야겠어. 그렇지만 돌아올 때는 반드시 의사 선생님을 모시고 올게." 티 케이크는 그 말에 전혀 반대하지 않았고 재니는 서둘러 나갔다. 이 병이 그녀에게는 폭풍우보다 더 끔찍했다. - P240
"이걸 매 시간마다 한 알씩 먹여서 그를 진정시키게 재니. 그리고 토하고 숨 넘어가게 발작을 일으킬 때는 그의 곁에 가지 말고." "발작을 일으킨다는 걸 어떻게 아셨어요, 선생님? 바로 그걸 말씀드리려고 선생님을 따라 나온 거 거였어요." "재니, 미친개가 자네 남편을 문 게 분명하네. 그 개의 머리를 확인해보기에는 너무 늦었지만 말일세. 그러나 증상이 딱 들어맞네, 시간이 너무 오래 지난 게 아주 안타까워. 그 일이 있고 나서바로 주사만 몇 방 맞았더라면 금세 좋아졌을 텐데." "그가 죽을지도 모른다는 말씀이에요, 선생님?" "틀림없이 그럴 거야. 그런데 가장 끔찍한 것은 그가 죽기 전에심한 고통을 겪을 확률이 높다는 거네." "선생님, 저는 그를 죽도록 사랑해요. 제가 해야 할 일이 뭐든지 말씀해주세요. 그러면 그대로 할게요." "재니, 자네가 할 수 있는 유일한 일은 그를 묶어놓고 돌볼 수있는 주립병원에 입원시키는 거야." "그렇지만 그는 병원이라면 질색하는 사람이에요. 제가 자길 돌보는 것이 싫어서 그렇게 한다고 생각할 거예요. 제가 그렇지 않다는 것은 하느님이 아시지만요. 티 케이크를 미친개처럼 묶어놓아야 한다는 생각만으로도 견딜 수가 없어요." "결국은 그렇게 될 거야, 재니. 그가 살아날 가능성은 거의 없고 다른 누군가를 물 확률이 높네. 특히 자네를. 그럼 자네도 그와 같은 처지가 될 거야. 그럼 큰일이지."
***불쌍한 티 케이크, 불쌍한 재니를 어쩌면 좋을까! - P243
세상 그 누구도 티 케이크보다 착하지 않는데도 그들은 그를 미친개 취급할 것이다. 그에게 필요한 것은 의사선생님이 그 약을 가지고 오는 것뿐이었다. 그는 아무 말 없이 집안으로 돌아왔고 사실 그녀가 거기 있다는 것도 알아차리지 못한것처럼 보였다. 그는 침대에 털썩 쓰러져서 잠이 들었다. 재니가 난로 옆에 서서 설거지를 하고 있을 때 그가 이상하게 차가운 목소리로 그녀에게 말을 걸었다.
"재니, 왜 나랑은 이제 같은 침대에서 안자는 거야?" "의사 선생님이 당신 혼자 자라고 했잖아, 티케이크. 의사 선생님이 어제 당신한테 하신 말씀이 기억나지 않는 거야?" "왜 당신은 나와 함께 침대에서 자지 않고 따로 요를 깔고 자는거야?" 재니는 그때 그가 늘어뜨린 손에 권총을 들고 있는 것을 보았다. "내가 말할 때는 대답을 해!" "티 케이크, 티 케이크, 여보! 그거 어서 내려놔! 의사 선생님이 괜찮다고 하시면 곧바로 당신 옆에 누울게. 어서 다시 누워. 의사 선생님이 새 약을 가지고 바로 오실거야." - P251
불안하지만 재빨리 총구가 재니의 가슴에 겨누어졌다. 그녀는정신이 오락가락하는 와중에도 그가 정확하게 조준하고 있다는 것을 알았다. 어쩌면 그는 그저 그녀에게 겁을 주기 위해 총을 겨누고 있는 것인지 모른다. 권총이 찰칵 소리를 내며 한 번 불발되었다. 본능적으로 재니의 손이 몸 뒤의 엽총을 재빨리 꺼냈다. 이렇게 하면 틀림없이 그에게 겁을 줄 수 있겠지. 의사 선생님이 빨리 오시면 좋을 텐데! 다른 누구라도 와주면 좋을 텐데! 그녀는 신속하게 탄창을 열고 총알을 밀어 넣었다. 두 번째 찰칵 하는 소리에 재니는 티 케이크의 병에 걸린 뇌가 그에게 그녀를 죽이라고 부추기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티 케이크, 그 권총 내려놓고 다시 침대로 돌아가!" 재니가 그에게 고함을 지르자 그가 쥐고 있던 권총이 살짝 흔들렸다. - P252
총을 겨누고 조준하는 그의 온몸이 뻣뻣해지는 것이 보였다. 그의 몸속에있는 악마는 누군가를 죽여야 했고 재니는 그의 앞에 있는 유일한 살아 있는 존재였다. 권총과 엽총이 거의 동시에 소리를 내며 발사되었다. 권총 소리가 엽총의 메아리처럼 들릴 딱 그 정도의 간격을 두고 권총이 엽총 뒤를 따랐다. 티 케이크가 고꾸라졌고 그가 쏜 총알은 재니의 머리 위에 있는 들보에 박혔다. 재니는 그의 얼굴에 나타난 표정을 보고 앞으로 뛰어나갔고 그는 그녀의 품안으로 쓰러졌다. 그녀가그의 몸을 부여잡으려는 순간 그가 그녀의 팔뚝을 물어뜯었다. 그들은 그렇게 뒤엉켜서 쓰러졌다. 재니는 간신히 일어나 앉아 죽은티 케이크의 잇새에서 물린 팔을 빼냈다. - P253
그것은 영원한 시간 속에서 가장 심술궂은 순간이었다. 일 분전만 해도 그녀는 목숨을 위해 싸우는 겁에 질린 인간일 뿐이었다. 지금 그녀는 원래대로 희생하는 사람으로 돌아와서 무릎에 티 케이크의 머리를 뉘어놓고 있었다. 그녀는 그가 살기를 간절히 바랐지만 그는 죽었다. 재니는 그의 머리를 가슴에 꼭 끌어안고 울면서사랑의 의식을 치를 기회를 준 그에게 말없이 감사했다. 그가 곧 떠나버릴 것이기 때문에 그녀는 그를 꼭 껴안아야 했고 마지막으로 그에게 이야기해야 했다. 그런 다음 바깥의 어둠이 슬프게 내려앉았다. - P2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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