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여요?"
방을 둘러본 게드는 마법사의 눈으로 바닥에 깔린 돌들 중하나를 잡아냈다. 다른 것과 똑같이 거칠고 습기로 축축한, 무겁고 모양이 일정치 않은 바닥돌이었다. 그러나 게드에겐 그것의 힘이 느껴졌다. 그것이 큰 소리로 말을 거는 것 같았다. 게드는 숨이 탁 막혔고 잠시 동안 욕지기가 일었다. 그 돌은 이 탑의주춧돌이었다. 이곳이야말로 탑의 중심부이며, 몹시, 몸서리칠정도로 추웠다. 그 무엇도 이 작은 방을 따뜻하게 하지 못할 것이다. 이 돌은 아주 오래된 것이었다. 해묵은 무시무시한 넋이그 속에 갇혀 있었다. 게드는 봤다 못 봤다의 대답도 없이 그저서 있기만 했기에 이윽고 세레트가 호기심 어린 눈길을 흘끗 던지곤 돌을 가리켰다. - P18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