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이 시리즈는 하반기에 읽으려고 했는데
느닷없이 시작해 버렸다.
근데 너무 술술 잘 읽힌다.
그럼 프루스트 잃.시.찾은 어쩌지?
상반기에 집중해서 읽으려고 했던건데...
에라 모르겠다.
일단 시작했으니 한 권은 읽고 보자!

안개 속의 전사들 ‘북동해‘ 의 거친 바다 위로 천 길이나 머리를 쳐든 외봉우리산이 곤트 섬이다. 이곳은 마법사로 이름난 땅이었다. 섬의 높은 지대 산골짜기에 자리 잡은 마을들이나 좁고 그늘진 만들 안에 자리잡은 항구로부터 많은 곤트 인들이 군도의 영주들에게 나아가 그들이 다스리는 도시에서 마법사와 현자로 봉사했으며, 모험을 찾아 마법을 쓰며 어스시의 이 섬 저 섬을 누비기도 했다.
이들 중 제일가는 마법사라고들 하는 사람은 항해자로서는 단연 으뜸이었는데 바로 ‘새매‘라고 불린 사람이다. 살아생전 용주(龍)가 되고 대현자까지 되었던 새매의 생애를 읊은노래는 [게드의 위업]을 비롯하여 많고도 많다. - P9
그날 밤엔 오 섬의 영주가 손님으로 학교에 찾아와 있었다. 영주는 본인이 유명한 마술사로서 대현자의 제자였기에 겨울축제나 여름철의 ‘긴 춤‘ 때면 로크 섬으로 돌아오곤 했다.
영주는 부인을 대동하고 있었다. 날씬하고 젊으며 새 동전처럼 반짝반짝 빛나는 여자로, 새카만 머리에 오팔 장식을 둘렀다.
대학당 회당에 여자가 앉는 일이란 거의 없었기에 나이든 대마법사들 몇은 못마땅한 눈으로 곁눈질했다.
그러나 젊은이들은 모두 열심히 그녀를 바라보았다. "저런 사람을 위해서라면 내 능력이 미치는 대로 재주를 보여 줄 텐데………." 들콩이 그렇게 말하고서 한숨 섞인 웃음을 짓기에 게드는 이렇게 대꾸했다. "그냥 여자잖아." - P85
진짜 사물을 나타나게 하거나 살아 있는 사람을 부르는 것, 죽은 자의 영혼을 불러일으키는 것, 보이지 않는 것에 기원하는 주문들은 소환사의 기술과 힘 중에서도 최고의 것들이었다. 그는 좀처럼 그것들에 관해 이야기하는 법이 없었다. 한 번인가두 번 게드는 그 비밀에 관한 이야기를 조금이라도 끄집어내 보려고 했지만, 소환사는 그때마다 입을 다물고 게드가 마음이 불편해져 아무 말도 못할 때까지 오랫동안 무섭게 쳐다보았다. - P91
아닌 게 아니라 가끔 소환사가 가르쳐 준 별것 아닌 주문들조차도 거북하게 느껴질 때가 있었다. 거기엔 두 권의 전승책 어느 쪽인가에서 본 룬들이 있었다. 정확히 어느 책에서 보았는지는 기억할 수 없어도 눈에 익은 룬이었다. 소환 주문을 욀 때 꼭 들어가야 할 구절들 중엔 말하고 싶지 않은 것들이 있었다.
순간적으로 어두운 방의 그림자가 닫힌 문과 문 옆 구석에서 그를 향해 뻗쳐 오던 그림자가 떠오르곤 했다. 그러나 게드는 얼른 그런 생각들을 제쳐 버리고 계속해 나갔다. 그런 공포와 어둠의 순간들은 단지 자신의 무지가 드리운 그림자일 뿐이라고 게드는 스스로를 달랬다. 더 많이 배우면 두려움은 누그러지리라. 마침내 마법사로서 힘이 충만해지면 이 세상 무엇도, 그 무엇도 두려울 게 없을 것이라고 그는 생각했다. - P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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