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가 되고자 하는 화자의 꿈이 공식적으로, 아버지에게 인정받게 되었다. 하지만 첫(짝)사랑 질베르트와의 관계는 그렇지 못하다. 안타깝지만 잘된 일이다. 난 스완 부인이 맘에 안든다! 스완도!

어머니는 이제 아버지가 나를 위한 ‘경력‘에 더 이상 신경을 쓰지 않는 게 그리 만족스럽지는 않으신 듯했다. 무엇보다도 규칙적인 일상생활로 신경의 충동을 길들이기를 바랐던 어머니에게는 내가 외교관 직을 포기하는 것보다 문학에 전념하는 모습을 보는 편이 더 걱정되었을 것이다. - P103
"그냥 둬요." 하고 아버지가 소리치셨다. "무엇보다도 자기가 하는 일에 기쁨을 느껴야 하오. 이제는 어린애가 아니잖소. 지금은 자기가 뭘 좋아하는지도 잘 알고, 취향도 거의 변하지 않을거요. 또 인생을 행복하게 해 주는 것이 무엇인지도 잘 알 거요." 이런 아버지의 말씀이 준 자유 덕분에 앞으로의 내 삶이 행복할지 어떨지는 두고 봐야겠지만, 어쨌든 그날 저녁 이 말은 내게 많은 고통을 안겨 주었다. 언제나 아버지의 예기치 않은 다정한 몸짓을 접할 때면 아버지의 수염 난 붉은 뺨에 입을 맞추고 싶었는데 그렇게 하지 못한 것은 단지 아버지의 마음을 언짢게 할까 봐 두려웠기 때문이다. - P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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