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빵과장미‘ 안드레아 타트리의 글.

˝새로운 것을 향해 더 큰 활력과 끈기로 투쟁할 수 있는 사람들은 낡은 것으로부터 가장 큰 고통을 겪어온 사람들˝(레온 트로츠키, 114)


꽉 묶인 매듭이 더 단단하게 묶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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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가 세상에 퍼지기 이전인 2019년, 세계 노동 가능 인구 증절반은 여성이었다. 하지만 실제로는 전체 노동 인구의 39%만이 여성이었다. 여성은 남성보다 더 불안정하고 비공식적인 조건에서 일하는 경우가 많았다. 특히 사하라사막 이남 아프리카, 동남아시아, 라틴 아메리카에서 그렇다. 일할 수 있는 여성의 21% 이상이 하루 내내 무급 돌봄노동에 종사한다. 같은 처지에 있는 남성이 1.5%에 불과한 것과 비교된다. - P94

같은 해에 20세 미만의 여성과 소녀 1,300만 명이 아이를 낳았다.
아직도 119개 나라에서는 임신중지권이 제한된다. 오직 38개 국가에서만 임신한 노동자를 해고하는 게 금지돼 있다. - P94

팬데믹이 발발하면서, 기존의 성별 격차는 더욱 커지기만 했다.
2022년 초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에서는 세계 성별 불평등을없애는 데 135 년 이상이 걸릴 거라고 추산했다. 2020년 추산보다 36년이 더 늘어난 수치다. 팬데믹에 대응하는 정부 조치는 그들이 생각하는성평등 목표 달성을 한 세대 뒤로 밀쳐놓는 데 성공했을 뿐이다. - P95

선진국 여성이 직업이나 학문적인 커리어에서 남성을 따라잡을 수 있게 된 건, 주로 그들의 노동력을 재생산하는 데 필요한 무급 노동이 흑인이나 히스패닉계의 가난한 이주여성에게 외주화됐기 때문이다.

법률이나 국내 총생산 증가로 이 상황을 바꿀순 없다. 이 현실은 자본주의가 가장 단단한 매듭으로 꽉 묶어놓은 것이다. 이 체제 안에서 그 매듭을 푸는 건 불가능하다. - P96

가중되는 무급 노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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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가들이 가사노동을 직접 통제하지는 않는다. 그렇지만 자본가들은 노동력을 재생산하는 데 필요한 노동의 상당 부분을 사적 영역에 묶어둠으로써 이득을 본다. 이런 방식으로 임금은 임금노동자를 재생산하는 데 필요한 비용 전부를 커버할 필요가 사라진다. 

재생산 노동 중 일부는 임금노동자 자신에 의해, 그들의 집에서 아무런 보수 없이 이뤄진다. 유급 고용의 형태로든 아니든, 이런 노동을 하는 압도 다수는 두말할 것 없이 여성이다.

다시 말해 대부분 여성이 가정에서 수행하는 무급 재생산 노동은 자본가들이 임금노동 착취에서 끌어내는 잉여가치의 양을 간접적으로 늘려준다. - P96

여성 억압의 뿌리는 고대 계급사회의 등장으로 까지 거슬러 올라가는데 이를 기반 삼아 자본주의는 잉여가치를 뽑아내는 구조에 복무하게 만드는 방식으로 이 종속관계를 재구성한다. 자본주의는 상품 생산에 대한 물신숭배를 낳고, 임금을 지급함으로써 잉여 노동의 존재를 감춘다. - P97

그와 동시에, 노동력이라고 알려진 특별한 상품의 재생산에 필요한 노동의 ‘가정 내구성요소‘를 생산 영역에서 분리된 것으로 묶어둔다. 이런 이유에서 몇몇 마르크스주의 페미니스트들은 가사노동, 즉 사회적 재생산을 위한 무급 노동 또는 넓은 의미로 돌봄노동이라고 부를수 있는 것을 자본주의사회의 진정한 산물이라고 주장한다.

이 엄청난 불평등을 유지하려면 거대한 이데올로기적 압력이 가해져야 한다. 개인들이 이런 규범을 그들 자신의 욕망인 것처럼 받아들이도록 말이다.
다시 말해 사람들은 결국 여성이 하는 일을 무급 노동이 아니라 사랑이라고 믿게 된다. 그런 점에서 특히 낭만적인 사랑 역시 자본주의의 발명품이다. - P97

자본주의는 자연과 우주의 수수께끼를 풀 수는 있었지만, 여성이란 무엇이고, 좋은 여성은 어떠해야 하며, 여성의 권리와 의무는 무엇인지, 그리고 여성이 무엇을 갈망해야 하고 무엇을 해야 하는지에 대한 편견, 규칙, 고정관념은 완전히 제거하지 못한다. 

이 ‘성별 반계몽주의‘에는 무급 노동이 사랑이며 이런 사랑은 여성에게 안성맞춤이라는 생각을 이데올로기적으로 정당화하는 내용이 다수 포함된다.

여성성에 관한 이 뿌리 깊고 대대로 내려오는 선입견에 어떤 측면에서라도 도전하는 여성은 누구일지라도 조롱당하고, 멸시당하고, 굴욕을 겪고, 경제적이거나 법적인 위협을 받고, 구타당하거나 살해된다.
- P97

마르크스와 엥겔스의 말을 빌리자면, 사회주의는 ‘현 상태를 폐지하는 현실 운동‘이다. 이 ‘현 상태‘란, 한 줌 소수가 터무니없이 큰 부를 챙겨가는 상태, 심지어 팬데믹을 겪는 동안에도 그런 일이 벌어지며 그 대가로 압도 다수가 점점 더 불안정한 노동으로 내몰리고, 노동력 재생산은 냉혹하게 여성의 무급 노동에 내맡겨지는 그런 상태다. - P98

‘가내 노예제‘는 실제로 남성이 이미 쟁취한 권리를 여성이 ‘평등하게‘ 행사하고 향유하지 못하게 막는다. 가사노동과 돌봄노동의 사회화는 이 ‘가내 노예제‘ 폐지를 시작하기 위한 필수 기반이다. 
공동주택 · 식당 · 세탁소 · 학교 · 유치원 · 양로원 · 재택치료 등 다양한 기관, 그리고 공원 · 운동장 · 클럽 · 문화센터 같은 여가 공간을 만들어 가사노동과 돌봄노동을 가정 내 사적 영역에서 끌어낸 후에 남성과 여성 임금노동자가 수행하는 일자리로 전환해야 한다. - P100

우리는 사회주의가 여성에게 즉각 낙원이 될 것이라 약속하지 않는다. 그러나 분명한 진실은 있다. 기생충 같은 소수 이익을 위해 인간노동을 착취하는 일, 이 거대한 노동력을 재생산하기 위해 날마다 보이지 않는 무급 노동에 여성을 종속시키는 일이 더 이상 일어나지 않는그런 사회를 향한 투쟁은 우리 삶을 더 살 만한 것으로 만드는 유일한투쟁이라는 점이다! 

‘현 상태‘의 일부가 될 것인가, 아니면 ‘그 현 상태를 폐지하는 현실 운동‘의 일부가 될 것인가? 
선택하라.

안드레아 다트리 글 · 오연홍 옮김
Andrea D‘Atri, "Why Should Women Fight for Socialism?"
2021년 《카타르시스Catarsi) 5호에 카탈루냐어로 발표되고
2022년 3월 8일 《레프트 보이스》에 영어로 게재됨. - P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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