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문장부터 단단히 낚였다. ㅋㅋㅋㅋㅋ

정원사를 구하라니...ㅠㅠ
카렐 차페크 님, 글을 너무 재밌게 쓰셨다^^
위트 있으시고 아주 유머러스하시다.
신나게 열두달 읽어봐야겠다.
❤️🧡💛💚💙💜❤️
어머낫 하트 색깔이 자꾸 바뀌네!

아담한 정원을 조성하는 법

아담한 정원을 조성하려면 여러 방법이 있습니다만, 뭐니뭐니 해도 역시 정원사를 구하는 게 제일입니다. 정원사가 오면, 막대기며 나뭇가지며 빗자루 같은 것들을 잔뜩 푹푹 꽂아놓고는, 이런 것들이 단풍나무 산사나무고 라일락이고 장미목이고 덤불 장미고 기타등등 모종이라고 주장할 겁니다.

흙을 파고 갈아서 토닥토닥 두드려 놓고는 자갈을 깔아 작은길을 내고 칙칙하게 색바랜 이파리를 군데군데 꽂고는 여러해살이라고 할 테죠. 그리고 장래 잔디밭이 될 자리에 씨를 뿌리겠지요.  - P7

그래요. 뭐, 여기까지는 좋습니다.

아담한 정원에 물 주는 일은 무척 간단할 거라고 쉽게들 착각하곤 합니다. 호스까지 갖췄는데 뭐가 그리 어렵겠습니까. 하지만 금세 똑똑히 깨닫게 됩니다. 이 호스란 놈은 길이 들 때까지 참 지독하게도 말을 안 듣는 위험한 짐승임을요. 온몸을 뒤틀고 펄쩍 뛰고 꿈틀거리고 여기저기 흥건하게 물바다를 만들고는 아주 신이 나서 제가 저질러 놓은 난장판에 풍덩 뛰어들고, 급기야는 주인한테 홱 달려들어 다리를 휘감고똬리를 튼다니까요. 발로 꾹 눌러 밟아 제압하는 수밖에 없는데, 그러면 호스는 핵 머리를 곧추세우고 여러분의 허리와 목을 휘감고 꼬일 겁니다. 코브라와 싸우듯 붙잡고 씨름하다 보면 이 괴물이 황동 아가리를 갑자기 돌려서 어마어마한 물살을 하필 활짝 열어 둔 창문 안으로 발사할 겁니다. 엊그제 새로 걸어 둔 커튼이 엉망이 되어 버리겠지요! 
어쨌든 아랑곳없이 단단하게 붙드셔야 합니다. 그러면 짐승은 고통으로 뒤채며 물을 뿜기 시작할 겁니다. 그런데 아가리가 아니라 아예 수전에서 물보라가 샘솟습니다. 아니면 몸뚱어리 어딘가에서물살을 뿜든가요. 사태를 진압하려면 넉넉잡아 장정 셋이 매달려야 합니다.  - P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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