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야 스토리가 연결되는 듯해서 좀 읽기가 좋아졌다. 빙빙 에둘러 돌아왔으니 술술 읽어봐야지~~

그러니까 여태 발베크, 베네치아, 피렌체 세 도시를 날아 상상의 나래를 펴면서 여행을 간다고 하더니.. 결국 여행 가서는 안된다는 의사의 선고를 받은 거네.

그토록 고대하던 이탈리아 여행은 가지 못하게 되었지만, 샹젤리제에서 첫사랑의 그녀를 다시 만난다. ‘질베르트 스완‘. 그렇다. 스완과 오데트의 딸!

막다른 골목인줄 알았는데 또 다른 샛길이 열린 것일까...

**19세기에 샹젤리제는 파리지앵들이 즐겨찾던 산책로였다고 한다.










 그때까지는 불가능하다고 믿어 왔던 것이 "인도양의 암초와도 흡사한 자수정 바위" 사이로 스며 들어가는 듯 느껴졌다. 내 힘을 넘어서는 최상의 운동이, 나를 둘러싼 방의 공기를 내용물 없이 텅 빈 껍질마냥 벗겨 버리면서 나는 그곳을 베네치아의 공기로, 내 상상력이 베네치아라는 이름 안에 가두어 놓았던 꿈의 분위기처럼 뭐라고 말로 표현할 수 없는 특별한 바다의 분위기로 채워 놓았고, 그러자 나는 내 영혼이 기적적으로 육체에서 분리되는 느낌을 받았다. - P350

 이 느낌은 목이 심하게 아플 때 느끼는토하고 싶은 막연한 욕구와 겹쳐졌고, 그래서 난 침대로 옮겨져야 했는데, 그래도 열이 떨어지지 않아 의사는 지금은 피렌체와 베네치아로 떠나는 것을 단념해야 할 뿐만 아니라 완전히 회복된 후에도 적어도 앞으로 일 년 동안은 여행 계획이나 흥분의 원인이 되는 것은 모두 피해야 한다고 선언했다. - P351

그리고 슬프게도 의사는 내가 라 베르마를 들으러 극장에 가는 것도 단호히 금지했다. 베르고트가 천재라고 한 그 뛰어난 여배우가 피렌체와 베네치아, 발베크에 가지 못하는 나에게 똑같이 중요하고 똑같이 아름다운 무언가를 일깨워 줘, 그곳에 가지 못하는 나를 위로해 줄 수도 있었으련만, 부모님께서는 매일 나를 샹젤리제에 보내는 것으로 만족하려 했고, 게다가 내가 피곤하지 않도록 감시하는 사람을 딸려 보냈는데, 그사람이 바로 레오니 아주머니가 돌아가신 후 우리 집에 일을 하러 오게 된 프랑수아즈였다.  - P351

 잔디밭 저쪽 끝에는 분수가 있었고, 조각상 하나가 분수를 내려다보고 있었다. 그때분수 수반 앞에서 배드민턴을 치던 붉은 머리 소녀에게, 또 다른 소녀가 외투를 걸치고 라켓을 집어 들며 가로수 길에서 빠른 목소리로 외쳤다. "안녕, 질베르트 나갈게. 오늘 저녁 식사 후에 우리가 너희 집으로 가는 거 잊지 마!" 질베르트라는이름이 내 곁을 지나갔다. 그곳에 없는 사람의 이름을 말한 것이 아니라, 그 사람을 향해 직접 불러, 이름이 가리키는 사람의 존재를 그만큼 더 환기하면서 지나갔다. 그 이름은 그렇게내 곁을 활동 중인 상태로, 말하자면 내곁을 따라 던져진 이름의 곡선을 따라 이름의 표적인 질베르트의 귀에 가까워지면서 힘이 더 커진 상태로 지나갔다.  - P352

 가장 시급한 일은 우리가, 질베르트와 내가 다시 만나 서로 사랑을 고백하는 것이었고, 말하자면 그때까지 우리 사랑은 아직 시작도 하지 않은 셈이었다.

 내가 그녀를 보고 싶어서 그렇게 초조해하는 여러 이유들도 틀림없이 성숙한 인간에게는 그토록 절박하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훗날 쾌락을 가꾸는 일에 좀 더 능숙해지면, 내가 질베르트를 생각하듯, 사랑하는 여인의 모습이 실제에 부응하는지 어떤지 알려고 초조해하지 않고, 그 여인을 생각하는 기쁨만으로, 또 그녀가 우리를 사랑하는지 어떤지를 확인할 필요 없이 그 여인을사랑하는 기쁨만으로 만족하리라.  - P362

 나는 질베르트의 모습이 여자 가정교사를 따라 조각상 뒤에서 나타날 순간만을 기다렸다. 조각상은 팔에 안은 아이를 앞으로 내밀고 있는 듯했고, 태양의 축복을 받아 빛으로 넘쳐났다.

 《데바>> 애독자인 노부인은 늘 앉던 안락의자에서 정다운 손짓으로 관리인을 부르며 소리쳤다. "정말 좋은 날씨군요!" 그리고 "의자를 빌려 주는 여자"가 안락의자 값을 받으러 오자 온갖 교태를 부리면서자신이 구하고 있는 것이 마치 꽃다발이기라도 한 듯 장갑 아래 트인 부분에 10상팀짜리 표를 끼워 넣었다. 표를 준 사람에 대한 호의의 표시로, 자신에게 가장 적합하다고 생각되는 곳에 넣어서 주고 싶었던 것이다. 

**새로운 직업의 발견^^
샹젤리제의 공원에 의자 빌려주는 사람이 있었다.
- P3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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