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리 올리버의 첫 책.
산문집으로 시작했다. 담백한 문체의 글을 읽으니
뭔가 위안이 된다. 꼭 위안의 글을 읽어야 할만큼 맘이 복잡한게 아녔는데 내가 인식하지 못하는 사이에 그렇게 되었다.
![](https://image.aladin.co.kr/product/5154/57/cover150/8960902160_2.jpg)
나는 뭐든지 만들 수 있는 청년을 알고 있다. 배, 울타리, 부엌 찬장, 탁자, 헛간 그리고 집까지 못 만드는 게 없다. 일할 때 그는 무척이나 평온하고 자신감에 차 있으며 태도가 반듯해서 보는 것만으로도 즐겁다. 그럼에도 그가 가장 좋아하는건, 그야말로 정말로 갈망하는 것은 휴식 시간인 듯하다. 망치소리가 멈춘 그 고요한 시간에 그는 애면글면 마음속으로 들어온 시나 이야기를 적는다. 사실 그는 글을 다루는 일에 그리 뛰어나지 못하다. 나무망치와줄자를 다루는 솜씨에는 훨씬 못미친다. 그렇다고 해서 결코 글쓰기의 즐거움이 덜한 건 아니다. 더욱이 그는 서두르지 않는다. 모든 걸 조심스러운 속도로배운다. 비록 처음엔 아주 느린 걸음으로 시작한다 해도 결국글을 다루는 일이 더 쉬워지지 않을까? 또한 그는 이 쉼의 시간이 행복하다. 무언가를 만들고 있을 때의 그는 능숙한 모습이지만 그렇다고 자신을 과대평가하지 않는다. - P19
나는 중서부의 한 도시에서 1년 동안 학생들을 가르치고 돌아온 해 봄에 집을 짓기 시작했다. 여러 달 책임 있는 자리에서차분하고 사려 깊게, 그리고 대부분의 낮 시간을 실내에서 산뒤라 활동하고 싶어서 몸살이 날 지경이었다. 그래서 현관에서내 연장들을 들고 때리고 두드려서 단순하고 유용한 물건, 이를테면 책꽂이나 탁자를 만드는 대신 집을 짓기 시작했다. - P22
내 집이 완성되었을 때 친구 스탠리 쿠니츠미국의 계관시인으로 풀리처상과 내셔널 북 어워드 수상가 우리 마을 반대쪽 끝에 있는 자신의 집에서 쓰다 버린 노란 문을 주었다. 나는 실내에 반 고흐의풍경화와 블레이크의 시, 그리고 M이 색분필로 그린 그림을 걸었다. 집 모퉁이에는 새들이 둥지를 쳤다. 나는 램프를 켰다. 집짓기가 끝났다.
*여기에서의 M은 작가의 연인 몰리 멀론 쿡? - P28
나는 그 작은 집을 거의 쓰지 않았다. 그래서 그 집은 원예용구와 이런저런 상자들을 보관하는 장소가 되었다. 거기서 시를 한 편이라도 썼을까? 그렇다. 몇 편 썼다. 하지만 그 집의 목적이 생각을 위한 은신처였던 적은 없다. 나는 그 집을 짓기 위해 지었으며 그 집 문지방을 넘어 떠나버렸다. - P29
몇 년 전 나는 휘트니 가문, 그중에서도 특히 뉴욕에 가문의이름을 딴 박물관을 세운 글로리아 밴더빌트 휘트니에 대한 강의를 들었다. 강사는 휘트니 부인의 손녀로 자신의 가문을 이야기하며 ‘대물림된 책임감‘이라는 근사한 표현을 썼다. 물론상속된 부와 그것을 공공의 이익을 위해 사용하는 정신에 대한 이야기였다. 아! 나는 얼른 그 표현을 마음속 주머니에 챙겨두었다!
~~맘에 들어오는 표현을 잊어버릴까봐 얼른 주머니 에 챙겨두었다는 표현 ...
내 맘에도 챙겨둬야지! - P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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