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머니는 실제로 나란히 붙은 방 두 개만을 사용하셨는데, 오후에 한쪽 방을 환기할 때면 다른 쪽 방에 가 계셨다.
이 시골 방들은 눈에 보이지 않는 수많은 미생물들로 공기나 바다 전체가 빛을 발하거나 향기를 내뿜는 몇몇 고장에서처럼 - 미덕, 지혜, 습관같은 공기 중에 떠 있는, 은밀하고도 눈에 보이지 않으며 넘쳐흐르는 온갖 삶이 발산하는 무수한 냄새들로 우리를 매혹했다. 그것은 물론 여전히 자연 그대로의 냄새이며 또 가까운 들판의 냄새처럼 그날의 빛깔을 가진 냄새지만, 집 안에 틀어박히기를 좋아하는 인간적이고 밀폐된 냄새, 과수원에서 방 벽장으로 옮겨진 그해 모든 과일로
솜씨 있게 만든 투명한 젤리 냄새, 계절에 따라 변하면서도 가구와 집 안에서 나는 냄새로 톡 쏘는 하얀 젤리 맛을 따끈한 빵의 달콤함으로 중화하는
냄새, 마을의 큰 시계처럼 한가로우면서도 규칙적인 냄새, 세탁물 냄새, 아침 냄새, 신앙심 냄새, 불안
만을 가중하는 평화와 그곳에 살지 않고 스쳐 가는 사람에게는 시의 커다란 보고로 사용되는 산문적인
것에 행복해하는 냄새였다. 방의 공기는 고요함의 섬세한 아름다움으로 늘 포화상태를 이루고 있어,
아주 영양분이 많고 맛있어 보였다. 그 방으로 들어갈 때면 난 늘 왕성한 식욕을 느끼곤 했는데,
특히 부활절 전 주일의 아직 쌀쌀한 새벽녘에는 더
욱 그랬다.


**어떤 냄새인지 다 알 수는 없지만 짐작이 가는, 분명 포근하고 따뜻한 냄새들일것 같다.
고장에서 생산되는 검은 빛깔의 돌로 비슷하게 지어진 집들이 늘어서 있고, 돌층계가 집 앞에 세 개씩, 지붕 박공이 집 앞에 길게 그림자를 드리워
거리가 어둡게 느껴지는 콩브레의 오래된 마을 풍경들이 무척 정겹게 다가온다. 작가는 우리가 오감을 동원하여 냄새를 느끼게도 하고 정경을 상상하도록 이끌면서 점점 빠져들게 만든다.
빠져들고 있어~~~~
- P94

그러나 할머니는 너무 더워서 날씨가 조금이라도 흐려지기만 하면, 폭우나 단지 소나기만 와도 내게 외출을 하라고 간곡히 빌었다. 독서를 멈추고 싶지 않은 나는 정원에 나가 계속해서 책을 읽으려고, 마로니에 나무 그늘 아래 천 덮개를 씌워놓은 버드나무 의자에 들어가 앉았는데, 그 속에 들어가 있으면 손님들이 찾아와도 눈에 띄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때 내 머릿속 생각 또한 하나의 요람인 양 여겨져, 밖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보면서도 나 자신은 요람에 깊숙이 파묻혀 있다고 느꼈다. 


**책 읽기 좋은 버드나무 의자... 좋다!
예전에 프랑스 북쪽 해변에서 흔히 찾아볼 수 있었던, 햇빛이나 바람을 피하기 위해 천 덮개를
씌운 버드나무로 엮어 만든 의자를 가리킨다고 한다. 커다란 마로니에 나무 아래 천 덮개를 씌운 버드나무 의자에 앉아 책을 읽을 수 있다니, 생각
만해도 설렌다.

- P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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