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자기 누군가가 내 어깨를 가볍게 쳤다. 놀라서 돌아보자 누군가가 고개를 숙이고 내 얼굴을 들여다보고 있었다. 충격이라도 받은 듯 찡그린 표정이었다.
"여기서 뭐 하고 있소?" 목소리가 물었다.
"즐기고 있는 중인데요."
"즐기고 있는 중이라고! 실례지만 뭘 즐기고 있소? 어쨌든 내가일으켜주겠소. 내 팔을 잡으시오. 저쪽으로 갑시다."
"나는 정확하게 그가 하라는 대로 했다. 로마에서 돌아온 뽈 에마뉘엘 선생(그렇다, 그였다)은 여행이라는 새로운 수훈으로 이마를월계관으로 장식한 사람답게 전보다 더 관대해진 것 같았다. - P315

"일행에게 데려다주겠소." 방을 가로질러 가면서 그가 말했다.
"일행이 없는데요."
"혼자는 아니잖소?"
"혼자예요. 선생님."
"여기 올 때 아무도 같이 오지 않았단 말이오?"
"아니요, 선생님. 존 선생님께서 데려다주셨어요."
"물론, 존 선생과 그의 어머니가 함께 왔겠죠?"
"아니요, 존 선생님하고만 왔는데요."
"그러면 그 사람이 저 그림을 보라고 했단 말이오?"
"그런 건 아니에요. 제가 찾아낸 거예요."
그 순간 뽈 선생은 머리를 까마귀 털처럼 짧게 쳤든지 아니면 머리털을 뻣뻣하게 곤두세운 것 같았다. 이제 그를 간파한
나는 침착한 태도로 그를 약올리는 게 약
간은 재미있어졌다. - P316


"섬사람은 정말 대담하다니까!" 그가 소리를 질렀다. "영국 여자들은 정말 이상해!" 
"무슨 문제라도 있나요, 선생님?"
"문제냐고! 어떻게 젊은 여자가 감히 남자처럼 침착하고 냉정하게 앉아서 저 그림을 볼 수 있단 말이오?"
"흉한 그림이긴 하지만 왜 보면 안되는지 도대체 알 수가 없군요."
"좋소! 좋아!" 더이상 말하지 마시오. 그렇지만 혼자 여기 있어선 안되오."
"하지만 선생님 말씀대로 같이 온 사람, 그러니까 일행이 없을 때는 어떡하죠? 그럴 때는 혼자 있든 다른 사람들과 함께 있든 그게무슨 차이가 있어요? 누구도 절 간섭하지 않는데요."
"조용히 하고 저기 앉으시오!" 그는 유난히 어두운 구석에 의자를 쾅 하고 놓으며 말했다. 아주 처량한 일련의 ‘그림들‘ 앞이었다.
"하지만 선생님...….."
"하지만 선생, 앉아서 꼼짝 마시오. 내 말 알아듣겠소? 당신을 찾으러 사람이 올 때까지, 아니면 내가 허락할 때까지 꼼짝 말고 여기에 있어야 하오."


*아놔...! 열받네 진짜
대체 자기가 뭔데 있으라마라 허락을 하네마네... 조용히 하라는 둥
저는 의자를 쾅 놓고 사람을 묻지도 않고 팔을 끌고가서 엉뚱한 그림을 보라마라
존 선생이 데려다줬다는데 대체 자기가 뭐라고 저러는지... 선생이라는 작자가..
근데 한없이 관대하게 대하려 애쓰는 루시도 이해가 안되고 열불이 나는건 마찬가지! 그 시대에선 여자 혼자 에스코트하는 남자 없이 외출하는 것이 용납이 안됐다해도 그럼 뽈 선생 자긴 루시와 무슨 관계인데 저러는지 원!
인신공격성 발언을기본으로 장착하고 있는 젤 기분나쁜 캐릭터다!
- P316


다시 교실로 들어가보니 뽈 선생이 열병에 걸린 사람처럼 고함을 지르고 있는 것이 아닌가! 어떤 학생이 잘 들리지 않게 우물우물 대답해서 기분이 상한 것이었다. 그 학생과 다른 학생들은 울고있었으며, 그는 얼굴이 거의 납빛이 되어 교단에서 소리를 지르고있었다. 이상하게도, 내가 나타나자 그는 나를 공격하기 시작했다.
"당신이 이 학생들의 선생이란 말이죠? 당신이 숙녀에게 걸맞은 행동을 가르친다고 공언할 수 있소? 이 학생들에게, 말하는 것이 부끄러운 짓이라도 되는 것처럼 모국어를 목구멍 속에서 억누르고 이 사이로 잘게 썰어 짓이겨도 된다고 부추겼소? 이게 겸손이오? 난 그 정도 바보는 아니오. 이건 겸손을 가장한 사악한 사이비감정, 악의 후손이나 조상이란 말이오. 이렇게 점잖은 체하고 거드름 피우고, 이렇게 가식적이고 역겹게 고집을 부리는 1반 학생들에게 굴복하느니, 그들을 모두 쓸어담아 숙녀인 척하는 여선생에게맡기고 난 3반의 어린 학생들에게 ABC나 가르치겠소."
이런 말에 내가 뭐라고 대꾸할 수 있었겠는가? 정말 할 말이 없었다. 그가 내 침묵을 눈감아주기만을 바랐다. 폭풍이 다시 몰아치기 시작했다.
- P376


"내 질문에 아무 대답도 안 하시겠다? 우쭐대는 책꽂이, 초록모직 천을 깐 책상,
 쓰레기 같은 화분받침, 액자와 지도 같은 잡동사니와 외국인 보조 선생이 있는 이 거만한 1반 교실에서는 그렇게들생각하는 모양인데, 세상에! 이곳에서는 문학 선생 말은 대답할 가치도 없다고 생각하는 게 멋진 것으로 여겨지는 모양이로군! 이건 틀림없이 ‘대영제국‘에서 직수입한 새로운 사상인 것 같군. 섬나라의 무례한 교만의 분위기가 나는 걸 보니 그래."
잠시 침묵이 흘렀다. 다른 선생이 야단을 칠 때는 눈물 한방울흘리지 않던 1반 학생들이 에마뉘엘 선생의 무절제한 격노 앞에서는 모두 눈사람처럼 녹아내리고 있었다. 나는 크게 동요하지 않고용기를 내 앉아서 바느질을 시작했다.

*아주 명예훼손으로 고소감이네!
읽다 짜증폭발... - P377


교실을 떠나면서 그는 다시 한번 내 책상 앞에 멈추어 섰다.
"그런데 당신 편지는?" 그가 물었다. 이번에는 그다지 사나운 어조가 아니었다. 이
"아직 읽지 않았어요, 선생님."
"아! 너무 좋아서 당장 읽기 아깝다는 말씀이시군. 내가 어렸을때 아주 잘 익은 복숭아를 아꼈던 것처럼 그 편지를 아끼는 거요?"
그의 추측은 거의 정확했고, 내 뺨이 후끈 달아오르는 바람에 진실이 드러나고야 말았다.
"즐거운 순간을 갖자고 자기 자신과 약속했구려." 그가 말했다.
"편지를 읽는 것 말이오. 혼자 있을 때 편지를 뜯어보겠군. 그렇지않소? 아! 웃음으로 답하고 있군. 좋소! 너무 못되게 굴어서는 안되겠지 ‘젊음도 한때니까. ‘"


*이러니까 진짜 정신병자 같네!
대답하지도 말아야 해..
근데 왠지 뽈 선생과..?

- P3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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