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don‘t like watching you go."
민자가 고개를 끄덕이고 나는 돌아선다. 민자에게 등을 보인 채로 걷는다. 민자는 내가 가는 걸 본다.
민자도 내가 가는 걸 보는 게 싫을 테지만 뒷모습을봐주는 것 말고는 할 수 있는 일이 없을 때도 있다. 웃으면서 돌아서는 건 나의 사랑 방식. 조금 더 쓸쓸한사람이 되기를 자처하는 건 민자의 사랑 방식. 민자는 내가 자신으로부터 멀어져서 먼지만큼 작아질 때까지 뚫어지게 쳐다본다. 나는 고개를 돌리지 않고도그걸 안다. - P122

우리는 마음만 먹으면 앞으로 더 가볼 수도 있었고 언제든 뒤로 돌아갈 수도 있었다. 가만히 있을수는 없었다. 파도가 우리를 그렇게 두지 않았다. 파도에 이리저리 출렁이면서도 현희진은 너무나 편안해 보였다. 그런 현희진을 오래 바라보았다. 도대체얘를 어떻게 때렸을까. 이렇게 몸이 작은데 어디를때렸을까. 왜 때렸을까... 그런 생각을 하다 눈물이나서 바다에 얼굴을 푹 담갔다. 바닷물이 내 눈물보다 짤 것이라 맘 편히 눈을 헹궜다. - P134

태초에 노래를 가르쳐준 어른들이 있었다. 노래와 그들을 번갈아보며 세상을 배웠다. 그들은 내게노래를 들려주었고 나 역시 그들에게 들려주었다. 이제는 내 노래를 가장 먼저 듣는 사람이 나라는 걸 안다. 나는 내가 듣고 싶은 노래를 부르기 위해 노래한다. 부르면 부를수록 마음이 깨끗한 사람이 되고 싶어진다. 고맙다고 말하고 싶어지고 미안하다고 말하고 싶어진다. 아릉ㅅ다운 사람이 되고 싶어진다. 그게 내가 먼저 노래를 사랑하는 방식이다. 노래가 나를 사랑할 때까지 나는 노래를 짝사랑할 것이다. 이 사랑을 계속하면서 점점 더 오래된 사람이 되어갈 것이다. - P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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