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득 그런 생각을 했어. 내 집은 공간에 있지 않다고. 내 집은 사람에게 있다고. 그리고 그 사람은당신이라고, 당신이 내 집이고 내 고향이라고……….

예쁜 말 해 줬으니 늦는 거 용서해 주기야.
내가 지금 집에 가고 있어.
기다리고 있어 줘. - P20

당신과 결혼하고 싶었는데,
당신과 네 배 더 가족이 되고 싶었는데, 다 틀렸나 봐.
그래도 나는 지구로 가려 해.
내게 무슨 다른 선택이 있겠어? 내 집은 당신뿐인데.
기다려 달라는 말은 차마 못 할 것 같아.
그저 항구에 나와 줘.
11년 뒤에 나를 마중 나와줘.  - P33

선장은 원대한 계획을 세우고 있어.
10년에 한 번씩 항구에 내려가 두 달씩머물고,
주변 관리를 하고 우주로 떠났다가 돌아오기를반복한다는 거야. 
땅에 씨를 뿌리고 나무를 심고,10년 뒤 나무가 자라 숲을 이루면 다시 씨를 뿌리고, 그걸 열 번을 할 거래. 열 번 만에 안 되면 다시열번을 더 할 거고.
선장 방에는 옛날 인천 사진이 덕지덕지 붙어있어. 선장은 언젠가는 그 사진에 있는 건물도 다시 다 지을 거래. 설마, 그냥 하는 말이겠지? 좀미심쩍기는 해도 그 사람의 확신과 추진력이 사람들 기운을 북돋아 주는 모양이야. - P53

도시에 갈 때마다 우리가 결혼하기로 했던 예식장에 들러 갈 때마다 식물을 걷어 내고 청소를하고, 당신을 위한 메모를 하나 더 붙여. - P59

그런 날이 올까.
앞으로 수십 수백 년이 지나, 얼음이 녹아 교회가 모습을 드러내고, 그때 당신이 우연히 예식장에 갔다가 내 메모를 볼 날이 오기는 할까.
그때에 그 종잇조각들이 당신에게 위로가 되기는 할까. - P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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