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인물이 모였을 때는 대체로 은하가 고른 노래가 흘렀는데, 다양한 장르의 음악 사이로 몇 가지 요소가 느슨하게 이어졌다가 흩어지기를반복했다. 이를테면,
비밀을 품은 방정식이 적힌 티셔츠
조각을 모아 완성한 홈 케이크
가족의 굴레
첩보원과 스파이
과로와 불안
쌍둥이
슈퍼 파워와 스판덱스 슈트
신들의 섬
심장마비와 부활

그리고
리메이크, 리부트, 스핀오프
-작가의 말 중에서
그리고 하나 더
샛노란 간판이 달린 디저트 카페
조각을 모아 완성한 홈 케이크는 샛노란 간판이 달린 카페에서 산거니까...

성지는 습관적으로 고개를 끄덕였으나 실은 김 감독이 하는 말보다 그녀가 입고 있는 티셔츠에 신경이 쓰였다. 이런우연이 다 있나 싶었다. 마침본관에서 음료를 받아 온 기운이 자리에 앉기도 전에 감탄사를 내뱉으며 그 점부터 언급했다. - P258

엉덩이까지 넉넉하게 덮는 길이에 적당한 두께로 더 없이 편하면서도 천재의 필체로 휘갈겨 쓴 듯한 방정식이 프린팅되어 독특한 멋이 있는 그 티셔츠는 성지가 가장 즐겨 입는 옷이었다. 그런데 언제 어디서 손에 넣었는지 알 수 없어답답해하던 것이기도 했다. 누군가 그 부분의 기억을 말끔히 지운 것처럼 샀는지 선물로 받았는지조차 특정할 수 없었던 것이다. 게다가 티셔츠의 라벨에는 브랜드가 적혀 있지 않았다. 스타일리스트도 어느 회사 제품인지 감이 오지않는다고 해서 지금껏 막연히 빈티지 제품이겠거니 추측하던 옷이었다. 그랬건만 김 감독이 같은 옷을 입고 있는 것이었다. 굳이 차이점을 꼽자면 자주 입어 물이 빠진 것 때문에성지 쪽 티셔츠 색감이 바래 있다는 것뿐이었다. - P259

캐릭터 설정을하던 즈음 접한 영화 속에서 성지가 구급대원을 연기하는모습을 보고 깊은 인상을 받았다. 성지의 인터뷰를 찾아보고는 삼십대에 들어서면서 배우를 그만두고 싶은 마음을 억누르기 위해 애썼다고 고백하는 덤덤하게도 단단하게도 보이는 모습에 이 사람이다 싶었다. <사막의 연인> 리부트 버전의 영화 예고편에서 스판덱스 슈트를 입은 성지를 보고는운명을 느꼈다. 혼자 앞서 나가서 민망하지만 달리 표현할단어가 없다고 김 감독은 말했다. - P262

‘케이크도 마음에 들어야 될 텐데."
은하가 샛노란 상자를 열자 여덟 조각을 이어서 하나의 원을 만든 케이크가 모습을 드러냈다. 민주는 어떤 종류를 원하는지 물어봤을 때 티라미수인지 생크림 쪽인지 대답을 망설였던 것 때문에 이렇게까지 준비해준 거냐며 감탄했다.
은하는 겸연쩍은 미소를 짓더니 "그 영향도 있고, 나도 의지를 다지려고"라고 대답했다. - P2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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